인문교실

조상 탓(내고향/일천)

오토산 2017. 4. 10. 22:46

 

조상 탓이란

 

속담에 잘되면 제가 잘나서 그렇고 못되면 조상 탓이라고 한다.

사람이 살아가다가보면 잘 될 때도 있고, 못 될 때도 있는데 잘못되거나

고달플 때는 조상 탓을 하거나 무당을 찾아가는 경우가 있다.

특히 선거 때만 되면 무당이나 점술가들을 찾는 경우가 빈번하고,

입시(入試) 때에는 명산대천(名山大川), 사원(寺院), 교회등을 찾아가서

기도드리는 것은 흔한 풍경이다. 이런 다고 기원하는 바가 이루어지겠는가?

 

중국 왕충(王充)이 지은

 논형(論衡), “지금 세상에서 제사(祭祀)에 대한 미신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중항인(中行寅)1과 같은 부류이다.

 

자신의 행실은 바르게 닦지 않으면서 제사만 성대하게 지내려 하고,

자기 조상은 공경하지 않으면서 귀신은 두러워한다.

자신이 죽을 화()에 이르면 귀신 탓으로 돌리며,

어떤 귀신이 빌미를 부리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떤 귀신이 화를 불러오는지 알았다고 생각되면

그 신()에게 제사(祭祀)를 지내지만, 그래도 재앙(災殃)이 그치지 않으면

제사(祭祀)에 제사에 정성을 다하지 않은 탓으로만 돌린다.

 

무릇 재앙(災殃)을 제거하는 것을 논하나,

재앙(災殃)을 제거하는 방법은 무익하고,

제사를 논하나 제사도 도움이 되는 바가 없다.

무당(巫堂)의 축원(祝願)을 논하나, 무당(巫堂)의 축원(祝願)은 아무런 효력이 없고,

재앙을 불러오는 근본은 사람에게 있고, 귀신에게 있는 것은 아니니,

 

()이 있어야 되는 것이지 제사에 있지 않는 것은 명확한 것이다.

(今世信祭祀中行子之類也니라 不脩其行而豐其祝하고 不敬其上而畏其鬼하니라

身死禍至하면 歸之於祟하며 謂祟未得하니라 得祟脩祀하나 禍繁不止하면

歸之於祭謂祭未敬라하니라 夫論解除하나 解除無益하고 論祭祀하나

祭祀無補하니라 論巫祝하나 巫祝無力하고 竟在人不在鬼在德不在祀

明矣哉리라 )”라고 했다.

 

내 잘못된 생각에는 엣 사람들을 어려운 일만 당하면 조상을 찾고

제사를 지내는 것이 평상의 일인 줄 알았는데,

조상 탓도 제사 탓도 아니고 자기 덕이 모자람으로 생각한다는 말이 놀랍다.

 

무당을 찾아 굿을 하려하고 명산대찰(名山大刹)을 찾아 기원드릴 줄 알았는데

자기 덕을 기르려고 한다는 말을 요즈음 사람들은 명심해야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정말 잘못된 일은 모두 내 탓이로구나.

 

l) 중항인(中行寅) : 춘추시대 진나라 육경중의 하나로 세력다툼에서 밀려 죽음을 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