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실

배수거신(내고향/일천)

오토산 2017. 2. 27. 21:01

 

배수거신(杯水車薪)

 

맹자는, “지금의 어진 행동을 행하는 자들은 마치 물 한잔을 가지고 섶이

 가득한 수레에 붙은 불을 끄는 것과 같다

(今之爲仁者는 猶以一杯水救一車薪之火也ㅣ니라)”고 했다.
원래는 물은 불을 이길 수 있지만, 수레에 가득 실은 섶에 붙은 불은

 한 잔의 물로서 어찌 끈다는 말일까?

이렇게 되면 물이 불을 끄지 못하는 결과인 것이다.


인간의 행동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능력이 모자라는 사람들이 앞장을 서서 큰일을 해 낼 것 같이

 소동(騷動)을 부리는 일이 우리 곁에 한창 질펀하게 퍼지고 있어서

 옳고 그름을 구별하기가 힘 든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스스로 물러설 줄을 모른다.

 

 지금 예절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자기 능력을 모르고서 온 수레의 불을 끌 듯이

 생각하고 있지만 참으로 더 깊이 생각해야할 일이다.

그 속에 나도 포함되어 있으니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뒷일을 훌륭한 분께 맡기고 물러선지 한 해가된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못난 생각을 했을 때도 있었지만 물러서서 생각하니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잘한 일 같고 예절원이 더 잘 운영되고

공부도 더 알뜰히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흐뭇하다.
“杯水車薪” ‘능력이 모자라면서 힘에 겨운 일을 해내려고

덤벙이는 일’을 스스로 생각해서 일을 처리해야 옳을 듯하다.


예절원에는 참으로 어질고 마음이 줄곧은 분들이 모여 있어서

능히 한 수레의 불은 충분히 끌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기에 든든하기만 하다.
다음 달 초에는 새로운 예절공부 하실 분들이 올 것이다. 일을 맡은 분들이

열심히 인도를 하여 연말이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을 생각하니

차가운 날씨지만 그 바람이 맵지 않고 훈훈하다는 마음이 생긴다.


도산우리예절원에는 “올바른 어짐이 불인(不仁)을 이기는 것처럼

 물이 불을 끌 수 있는 일(仁之勝不仁也는 猶水之勝火ㅣ라)”의

바탕위에 새 봄을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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