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 14代 선조(宣祖 : 1552 - 1608. 재위 1568 - 1608) 임금 末年(?)의 어느 날, 학문(學問)이나 직위(職位)가 당당(堂堂)했던 송강(松江) 정철( 鄭澈), 송(一松) 심희수(沈喜壽), 서애(西厓) 유성룡(柳成龍), 월사(月沙) 이정구(李廷龜),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의 다섯 대감(大監)이 어떤 벼슬아치(?)의 환송식(歡送式)에 참석(參席)하였다. 모두가 당시의 政治에 큰 영향력(影響力)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시문(詩文)에도 뛰어난 학자(學者)들이었기에, 한 잔(盞) 두 잔(盞) 잔(盞)을 돌리면서 흥(興)을 돋우다가 누군가 "이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아름다운 소리" 라는 시제(詩題)를 갖고 시(詩)를 한 구절(句節)씩 읊어 더욱 흥(興)을 돋우자는 제안(提案)을 하였다. 누구라서 싫다 하겠는가? 모두가 찬성(贊成)하면서 제일 먼저 정철(鄭澈)이 운(韻)을 뗐다.
@ 송강 정철
청소낭월(淸宵朗月) ----- 맑은 밤 밝은 달빛이(달 밝은 밤에)
누두알운성(樓頭閼雲聲)-- 다락 위로 구름이 흘러가다 머무는 소리.
淸(맑을 청) 宵(밤 소) 朗(밝을 랑) 樓(다락 루) 頭(머리 두) 閼(막을 알. 그칠 알)
@ 일송 심희수
만산홍수(滿山紅樹) -- 단풍이 온 산 가득 붉게 물든 가을에
풍전원수성(風前遠岫聲) -- 먼 산 동굴 앞을 스치며 불어가는 바람 소리
遠(멀 원) 岫(산굴 수)
@ 서애 유성룡
효창수여(曉窓睡餘) -- 새벽 창 잠결에 들리는
소조주적성(小槽酒滴聲) -- (아내가) 작은 술독에 술 거르는 소리
曉(새벽 효) 睡(잘 수) 餘(남을 여) 槽(구유 조) 滴(물방을 적)
@ 월사 이정구
산간초당(山間草堂) -- 산골 마을 초옥에서 밤이 늦도록
재자영시성(才子詠詩聲) -- 선비(도련님)가 시를 읊는 소리
詠(읊을 영)
@ 백사 이항복
동방양소(洞房良宵) ---- 동방화촉 좋은 밤에
가인해군성(佳人解裙聲) -- 아름다은 여인이 치마(속옷) 벗는 소리
洞房 = 洞房華燭 良(어질 양) 宵(밤 소) 解(풀 해) 裙(치마 군)
이날 저녁 그 자리에 모인 모두는 오성대감(鰲城大監)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의 "아름다운 여인의 치마 벗는 소리" 를 제일 압권(壓卷)이라고 입을 모아 칭찬(稱讚)하였다. 모두가 당대(當代)의 내노라하던 大學者요 文章家요 정사(政事)를 左之右之했던 政治家였지만, 그들이 아무리 유학(儒學)과 성리학(性理學)의 궤범(軌範)에 얽매여 살았다 해도, 한 人間으로서의 本性은 어쩔 수 었었나 보다. 분명 일개 장삼이사(張三李四)는 아니었지만 一般人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이들의 해학(諧謔), 풍류(風流), 멋, 정말 한 時代를 풍미(風味)하고도 남기에 足하다 할 것이다. (끝)
<出處> : 洪萬宗 著 명엽지해(蓂葉志諧)
<參考>
(1). 홍만종(洪萬宗. 1643 - 1725). 本貫 : 豊山. 字 : 우해(于海). 號 : 현묵자(玄默子). 도가적(道家的) 性向
을 지닌 朝鮮 後期 19代 숙종(肅宗祖)때의 歷史家, 文學家로 平生을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고 野人으로 지내
며 우리 歷史와 文學을 정리(整理)하고 체계화(體系化)하며, 독서(讀書)와 저술(著述)에 힘썼음. 한양(漢
陽) 마포(麻浦) 나룻가에서 살았다.
저서(著書) : 해동이적(海東異蹟). 순오지(旬五志). 명엽지해(蓂葉志諧) 등
(2).명엽지해(蓂葉志諧)
民間의 說話, 傳說, 野談 등 民衆들에 의해 傳承된 이야기 즉 마을 노인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채록(採錄)해
놓은 소화집(笑話集)으로 朝鮮時代 구비문학(口碑文學) 연구(硏究)에 소중(所重)한 자료(資料)가 됨.
(3). 松江 鄭澈(1536 - 1593). 日松 沈喜壽(1548- 1622). 西厓 柳成龍(1542- 1607). 月沙 李廷龜(1564 -
1635). 白沙 李恒福(1556 -1618). 宣祖 임금(1552 - 1608. 재위 1568 -1608)은 너무 잘 알려진 人物이
므로 조사(調査)를 생략(省略)함.
@ 蓂(명협 명) 葉(입 엽) 諧(다 해) 鰲(자라 오) 恒(항상 항) 壓(누를 압) 卷(문서 권)
稱(저울대 칭) 讚(기릴 찬) 軌(수레바퀴 궤) 範(법 범) 諧(다 해) 謔(희롱거릴 학)
'일반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은사람의 호칭과 년호(수요산심회/보해선생) (0) | 2017.07.13 |
---|---|
사람사이의 호칭(수요산심회/보해선생) (0) | 2017.07.13 |
삼종지도와 칠거지악(수요산심회/보해선생) (0) | 2017.07.13 |
여자의 호칭(수요산심회/보해선생) (0) | 2017.07.13 |
여자라는 글자의 의미(수요산심회/보해선생) (0) | 2017.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