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실

퇴계선생의 예견

오토산 2017. 10. 9. 02:07

 

 

퇴계선생의 예견

 

우리나라는 임진왜란(壬辰倭亂) 때에 아무런 걱정 없이 있다가 일본에게 무참히 짓밟혔지만

일부 학자들은 위정자들이 너무나 태평하게 나라를 다스리는 모습을 두고 걱정을 하였던 것이나,

모두 지나쳐버렸기 때문에 가혹한 벌을 받은 것이다.

성호(星湖) 이익(李瀷) 선생의 성호사설(星湖僿說)퇴계선견(退溪先見)’을 보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안일하게 국제정세에 관심을 두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옛날 중국 한()나라 태부(賈太傅)가 통곡할 일과 눈물 흘릴 일에 대한 논설을 지었는데 하였는데,

상론(尙論)하는 자들이 너무 지나쳤다고 하였으나 나는 그렇지 않다고 여긴다.

천하의 일은 참으로 요행과 불행이 있어서, 비유하건대 집을 짓는 것과 같다.

혹 담을 튼튼히 하지 않거나 주도면밀하게 지키지 않으면, 반드시 해를 입을 것이라고

남들이 말하게 되는데, 그 뒤로 그렇겠다는 것을 깨달아 점점 스스로 잘 경비하면

해를 모면하게 될 수도 있다.

모면했으면 다행한 일이지 처음 말하여 준 자가 잘못 말한 것은 아니다.

 

 () 나라의 일이 진실로 후국(侯國)을 일단 분열시키지 않았더라면

 가() 태부의 말이 반드시 맞았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명종(明宗)과 선조(宣祖) 때에 이르러 소강(小康) 상태 시절이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러나 퇴계(退溪) 선생은 황중거(黃仲擧)에게 답한 편지에 이르기를

남북의 큰 환란이 아침이 아니면 저녁에 곧 닥칠 터인데,

우리의 방비를 돌아보면 믿을 만한 것이 하나도 없으니,

 산림(山林)의 즐거움인들 또한 어떻게 반드시 지킬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혼자서 매우 걱정한다.” 하셨다.

 

조정(朝廷)과 백성들이 편안한 때를 살고 있는데 선생이 홀로 이런 말을 하셨으니,

모두들 반드시 사정에 어두운 선비가 으레 하는 말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40년이 못되어 임진왜란이 있었고, 인조(仁祖) 초에 이르러서는 국세(國勢),

무너진 집이나 새는 배와 같아서 곧 기울어지고 전복될 지경이었는데도

 오히려 마침내 도탄(塗炭)에 빠질 것을 깨닫지 못하였다.

이제 생각하여 보면 퇴계(退溪)의 근심과 걱정이 끝내 모두 들어맞았다.

 

동파(東坡 : 중국 詩人 蘇軾의 호)가 이르기를 천리 밖을 염려하지 않으면,

환란이 자리 앞에 닥치게 된다.

 머리 앞에 닥쳐서야 뉘우치는 자는 말등(末等)의 사람이다.

세상의 일시적 향락을 탐내는 자들은, 그물에 걸린 제비나 솥 안에 든 고기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하셨으니,

퇴계(退溪)의 산림을 즐기는 즐거움도 보전할 수 없다는 말이

또한 가히 마음도 쓰리고 슬퍼할 만한 것이다.

계책(計策)이 조정에서 잘못되었는데 그 해는 백성에게 치우쳐, 구렁텅이에 딩굴고

도탄에 빠진 자가 모두 죄 없는 사람이었으니, 이것이 어찌 하늘의 뜻이겠는가?

(賈太傅爲慟哭流涕之說한대 尚論者以爲太過하나 余以爲不然l天下事固有幸與不幸하야 比如築室하니라 或垣墻不固커나 守禦不密하면 人謂必致患害한대 後来覺其如此하야 稍自警備則免矣리라 免既幸矣이나 初非言者之誤也漢之事苟非分裂侯國一着則賈生之言未必不中也리라 聖朝至明宣之際殆可謂少康l退溪先生答黃仲舉書却云南北鉅患不朝卽夕인데 而環顧在我하면 無一可恃하니 則山林之樂인들 亦豈必可保리오 以是私憂竊歎方朝野晏然先生獨發此言하나니 衆必謂迃儒例談지만 不四十年有壬辰之禍하고 及 仁廟初에는 國勢若壞屋漏舟하야 不日傾覆인대도 而猶不覺知終致塗炭하니라 以今思之하면 退溪之憂歎畢竟悉符하니라 東坡曰慮不及千里之外하면 則患在几席之下리라 到頭而悔者末矣世之偸樂奚別於燕幕魚釜耶其山林不保之說亦足傷歎l策誤於廟朝한대 而毒偏於黎庶하야 填壑塗地莫非非辜此豈天意也㢤)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 우방(友邦)인 미국은 무역협정을 가지고 우리를 괴롭히고

북한의 핵문제, 중국의 사드문제, 러시아의 불균형적인 외교일본의 얄미운 자세 등등이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에 마음이 매우 불안한데 이것이 늙은이들의 푸념이 되기를 고대한다.

우리 국민들은 현명하고 위정자들도 훌륭하다고 믿고 싶다.

지금은 위기이지만 슬기롭게 대처하고 살기 좋고 평화로운 나라로 이끌 것이라고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