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국파산하재(낙여)

오토산 2018. 8. 14. 22:04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나라는 망했으나 산과 강은 그대로 있다.

[나라 국(囗/8) 깨뜨릴 파(石/5) 메 산(山/0) 물 하(氵/5) 있을 재(土/3)]

나라는 깨뜨려졌어도(國破) 산하는 그대로 남아 있다(山河在).

전쟁으로 인해 나라는 곳곳에 만신창이가 되었으니

당연히 백성들은 쫓기고 굶주려 죽을 지경이다.


나라가 어지러우니 어디로 흘러갈지 혼란스러운 중에

가족의 안위로 걱정이 태산이다.

하지만 이런 고생은 아랑곳없이 자연은 나름대로의

순리에 따라 계절이 바뀌고 산하는 그대로 모습을 지니고 있다.


중국 唐(당)나라의 詩聖(시성)으로 불리는 杜甫(두보, 712~770)는

명시 ‘春望(춘망)’의 첫 구절에서 실정과 내란으로 어지러운 세태를

대비적으로 그렸다.

10년 연상의 詩仙(시선) 李白(이백)과 함께
李杜(이두)로 불리며

  盛唐(성당) 시절을 주름잡았던 두보는 생활이 평탄하지 못했다.


당시의 황제 6대 玄宗(현종)은 초기에 명신들의 보좌로

開元(개원)의 태평천하를 구가했으나 楊貴妃(양귀비)에 빠지고

권신 李林甫(이임보) 등에 정사를 맡기고부터 극도의 혼란상에 빠졌다.


급기야 755년 황제 주변의 간신배들을 토벌한다는 명목으로

安祿山(안록산)의 난이 일어나 수도 長安(장안)이 점령되는 등

나라꼴이 말이 아니었다.

40세까지 별다른 벼슬 없이 떠돌던 두보는 43세가 되어서야

겨우 미관말직을 얻어 가족과 함께 그럭저럭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 해 전란으로 가족을 피신시키고 자신은 포로가 되는 등 그 생활은 잠시였다.

겨우 풀려난 두보는 장안에 머물면서 황량한 거리를 보고

옛 영화를 생각하며 처자의 처지가 걱정됐다.


 


詩의 전문을 보자.


‘나라는 깨어졌어도 산하는 그대로, 성안에 봄이 오니 초목이 무성하니

때를 느꼈는지 꽃도 눈물 뿌리고, 이별이 서러운지 새도 놀란 듯 운다

봉화가 석 달이나 이어지니, 집안의 편지는 만금의 값어치라

흰 머리는 긁을수록 더욱 짧아져, 쓸어 묶으려도 비녀도 이기지 못하네


原文


(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 국파산하재 성춘초목심).

(感時花濺淚 恨別鳥驚心 /감시화천루 한별조경심).

(烽火連三月 家書抵萬金/ 봉화연삼월 가서저만금).

(白頭搔更短 渾欲不勝簪/ 백두소갱단 혼욕불승잠).’

집에서 오는 편지는 만금의 값어치라는 家書萬金(가서만금)도 여기서 나왔다.

어지러운 나라에도 어김없이 봄이 왔지만 꽃도, 새도 실상을 아는지 눈물짓고,

늙어가는 두보 자신도 흰 머리만 늘어 처량하다.


예전에 비해 풍요를 구가하는 오늘날의 봄도 모두에게는 희망을 주지 못한다.

물가와 실업률은 점점 치솟고, 노인 빈곤율은 떨어질 줄을 모른다.


희망을 잃어가는 청년층의 갈 길이 많이 만들어져야 산하와 함께

꽃이 피는 봄이 올 텐데 그 때는 언제일까.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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