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광주를 얘기할때
빠지지않는 것이 무등산임을 알게된다.
나는 광주를 여러번 다녀갔지만
무등산을 한가롭게 산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겨울을 재촉하는 가랑비가 부슬거리는 날씨에
일행들도 뭐그리 극성이냐는듯
많은 사람이 함께 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적지않는 일행이 동행을 하고 나서
우리는 비에 젖고, 가을에 젖고, 남도에 젖었다.
촉촉한 빗물사이로 우리는 무등산의 묘미를 느낀다.
단풍도 예사롭지 않고
길가에 있는 오지호 화가의 얼굴도 반갑다.
일주문 지나 사천왕문,
그리고 높다란 축대에 비켜 보이는 대웅전 절집엔
마침 목탁치는 소리와 함께 우렁우렁 스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발원의 내용도 마음에 쏘옥 들어오는데
나는 가던길을 멈추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법당안을 기웃거리는데
이색적인 초상 두점이 생경하다.
아주 잘 그린 솜씨의 초상인데 죽어서도 이렇게
법당에서 영혼의 천도를 빌어주고있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절에서 내려오면서
괜히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절밥의 사찰음식 전문 식당 < 수타자 >를 들어간다.
굉장히 넓고 잘 꾸며진 식당엔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데
음식도 푸짐하고 콩으로 만든 콩고기도 내준다.
맛도 일품이고 청정음식도 먹을만 하다.
무등산 길목에 자라잡고 있어
그 이용객도 어마어마하고 수입도 꽤 짭잘할것 같다.
남도, 광주를 생각하면
많은것을 떠올리게 된다.
예술아카데미 현장학습과 문화기행으로 왔으니
예술에 샤워하고 예술을 실컨 맛보고 가지만
머리에 떠나지 않는 한가지
현대정치의 영원한 숙제는
깊어가는 무등산의 만추
그 드나드는 절집 일주문에 걸어놓고 떠난다.
不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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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경에 나오는 이야기로는
유마거사를 병 문안간 불자들이
불이, 不二 를 왁짜하니 논하고 있는데
문수가 마지막으로 말로 설 할수도없고
나타낼것도 없고, 인식할것도 없어서
일체 문답을 떠난 절대 평등의 경지를 다 정리해 주었단다.
그런데 문수는 불이, 不二 는 사유와 언어를 초월한것이어서
말할수 없는 것이라고 설했는데
그는 그것을 말하고 있는 잘못을 하고 있는것이었다.
궁한 처지에 놓인 문수가 유마에게 물었단다
그랬더니 유마가 한참동안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않고
오직 침묵으로만 일관했다고 한다.
즉 유마은 침묵으로 불이, 不二의 세계를 설 한것이다.
無說 !
그래서 나도 無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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