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목
느티나무괴목의 빈속에
부처님 모시고 암자로 삼는
목불암을 돌아본다.
그것도 원로신부 한분과
70 노년의 수녀님과 함께. . .
둘레 8 m 높이 6.5 m 나 되는 괴목 느티나무 속에
아미타불을 조성하고
가지에는 백련, 황련, 청련 연꽃을새겨
세계에 하나밖에 없을 느티나무 굴법당을 조성하였다.
지금은 수녀님이 운영하시는 제천의 한 요양병원에
원목 신부로 은퇴생활을 하시는 김 신부님은
평소의 소탈하고 편안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갑게 맞이 하시고
가근방에 사시는 원로 스님 한분을 만나러 가자고 재촉하신다.
우리가 만난 성각 스님은
옛 박달재 한적한 곳에 시목 전시관이라는
목조각, 괴목, 서예작품들을 전시하고
목굴암이라는 암자와 오백나한전을 조성하여
제천이 자랑하는 조각공원과 관광명소를 만들고 있다.
스님이라기 보다 목공예 명장이라고 부르는게 더 어울리고
또 스스럼없이 제도권 스님으로서보다
자유로운 이곳 암자의 명장생활이
더 의미있고 익숙하다고 하신다.
신부와 스님의 만남도 이색적이거니와
수녀님과 우리까지 어울려
스님의 수다에 가까운 설명을 듣고 있자니
참, 세상 인연은 깊고 넓음을 느낀다.
시인친구가 쓴 시어에
이렇게 만나는 인연이란 수천년전
어느집 마당에 엎드러져 껌뻑이는 소였을적에
잠깐 앉았다 날아간 까치였을까 싶을. . .
그래도 어디선가 만났던것같은 인상의 스님은
이곳저곳 일반인에게 공개하지않는 비밀스런 작업장과
숨겨진 속살을 아낌없이 열어젖혀 보여주신다.
박달과 금봉의 애닯은 사연을 쫒아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미소는 저리가라 한다는
금봉과 박달의 미소먹은 장승을 따라 오다가
여기 이곳의 목굴암
단 한사람 불공드리는
아미타불 처다보이는 좁은 기도처에 앉아
느닷없는 성불을 기도하고 있다.
나서는 바깥엔 수녀님이 고개숙여 기도하고 있고. . .
3 년 6 개월간의 각고끝에
신탁을 받고 하나하나 나한의 얼굴을 새겼을
명장 스님의 정성과 손길이
신과 맞닿아있어 보이는건 분명 착각은 아닐것이다.
영천 은혜사의 영산전 오백나한 소조불에서
알지못하는 신비를 느끼는것과 같이
또 얼마전 청령사 오백나한 석불과의 만남이
억겹의 인연이 엮어진것 같아 감동받았던 그 감동이
이 천년 괴목 느티에 새겨진 오백나한상에서
서리서리 맺히고 옹 박혀 있음을 소름돋게 느낀다.
옛날 80 년대 죽의 장막이라는
중국 전국일주 긴여행을 할때 만난
자그마한 호도에 빼곡하게 새겨진
오백나한을 만나 신기해 했던 추억마져 소환되고. .
오늘 우리 인연을
미래불이라는
미륵 부처님은 보고계시는지 . . .
모두모두 여기와서
오백나한 도움받아
성불 하소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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