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초한지 (楚漢誌)《 영웅의 최후 》

오토산 2020. 6. 19. 11:15



초한지 (楚漢誌) (124)

영웅의 최후

홍교원 노인들에게 저녁 대접을 받은 항우는 진종일 적장들과 싸우느라고 무척 피곤하였으나,

우미인과의 사별(死別)의 슬픔으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에 새벽녘이 되어서야 간신히 잠이 들게 되었는데, 잠은 이내 꿈으로 변해 버렸다.

꿈에..

항우는 저멀리 지평선에서 아침 해가 기운차게 솟아 오르는 것을 황홀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황금빛 태양이었다.
항우는 연실 눈을 비비면서 지평선 위로 솟아오르는 아침 해를 정신없이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깨닫고 보니, 홀연 유방이 오색 영롱한 구름을 타고 나타나,

그 찬란한 태양을 가슴 그득히 품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

그 광경을 보는 순간, 항우는 유방으로부터 태양을 빼앗으려고 천방지축 정신없이 달려갔다.
그러나 항우가 유방을 따라잡는 순간,

유방이 항우를 발길로 걷어차 버리고 저 멀리 서쪽하늘로 사라져 버리는 것이었다.
유방이 태양을 안고 사라진 서쪽 하늘가에는 상광(祥光: 성스러운 빛)이 찬란하게 비쳐 오고 있었고,
별안간 하늘과 땅에서는 향기로운 냄새가 그윽하게 진동해 오고 있었다.

(아아, 내가 유방에게 태양을 빼앗기고 말았단 말인가 ! )
항우는 발을 구르며 하늘을 향해 고함을 지르다가,

자기 고함소리에 놀라 깨어 보니 남가 일몽(南柯一夢)이었다.

 

항우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앉으며 비통하게 탄식하였다.
"아아, 나의 천하 통일의 희망은 이제 끝나는 모양이구나 ! "

마침 그때 밖에서 군사를 불러 모으는 고각(鼓角: 북소리) 소리가 나더니

별안간 함성이 요란스럽게 들려오고 있었다.

알아보나마나  항우와 그의 부하들이 숨어 있는 홍교원이 적에게 포위 당하고 있음이 분명하였다.
항우는 무장을 갖추기가 무섭게 밖으로 달려 나와 무작정 숲속으로 말을 달렸다.

어느덧 먼동이 훤하게 터 오는데, 한나라 군사들은 가는 곳마다 들고 일어나 함성을 지른다.
항우는 적병들이 함성을 지르거나 말거나, 쏜살같이 말을 달리고 달려나갔다.
이처럼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는데 문득 적장 관영이 앞을 가로 막으며 소리쳤다.

 

"항우야 ! 어디로 가느냐.

너는 이미 독 안에 든 쥐로다. 네 목을 나에게 맡겨라 ! "

항우는 말을 멈추며 관영을 노려보다가 다음 순간 결사적으로 관영에게 덤벼들었다.
그리하여 10여 합쯤 싸우고 있는데,

이번에는 양무,여승,자무, 근흠 등 맹장들이 한꺼번에 합세해 오는 것이었다.
항우는 세불리(勢不利)를 깨닫고 다시 쫒기기 시작하였다.
만약 추격해 오는 자가 있으면, 쫒겨가면서 한 놈씩 처치해 버릴 계획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적장들은 더 이상 추격해 오지 않았다.

이렇게 뒤도 돌아보지 아니하고  50리쯤 달려가니 오강(烏江)이 나타났다.
항우는 그제서야 말을 멈추고 강물을 굽어보았다.

강물은 무심히 용용하게 흐르고 있건만, 이를 쳐다보는 항우의 심정은 마냥 처량하기만 하였다.

 

(이제부터 나는 어디로 가야만 할 것인가 ?)
갑자기 밀려오는 아득한 생각에 행방이 묘연하여 사방을 두루 살펴보니,

산과 들에 우글거리는 것은 오로지 적군뿐이 아닌가 ?

바로 며칠 전만 하더라도 천군 만마를 거느리고 천하를 호령하였던 항우였다.

그때에는 어느 누구도 감히 그의 앞에서는 얼굴을 들지 못했다.

그야말로 자신은 천상 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의 유일 무이한 존재가 아니었던가 ?
그러나 그토록 많았던 부하들과 수많은 억조 창생은 모두 어디로 갔으며,

그토록 넓던 봉토는 어디로 가고, 이제는 갈 곳조차 없는 신세가 되어 버렸단 말인가 ?
항우는 산과 들에 득실거리는 적병들을 눈물로 바라보며 혼자 탄식해 마지않았다.

 

(나에게 날개가 있다 한들 적의 포위망을 어찌 벗어날 것인가 !

어젯밤의 꿈으로 보아 나의 운명은 이미 끝장임이 분명하도다 !

오오, 하늘이 정녕 나를 버리시는구나 ! )
그제서야 뒤를 돌아다보니, 자기를 따라온 부하는 겨우 28기에 지나지 않았다.
항우는 그들을 모아 놓고 말한다.

 

"나는 군사를 일으킨 지 8년간 수백 번을 싸워 왔지만, 패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렇게 나에게 굴복하지 않은 장수는 한 사람도 없어, 마침내 나는 패왕의 자리를 차지했건만,

오늘날 내가 이 꼴이 된 것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하늘이 나를 버렸기때문이다.

사태가 이미 여기에 이르렀으니, 내 마지막으로 세 번만 더 싸워 보겠다.

세 번을 싸워서 지게되면, 하늘이 기어코 나를 버린 것이니,

나를 후세에 용기가 없는 놈이라고 부르지 마라."

 

"....."
28기의 부하들은 머리를 숙연히 수그린 채 말이 없었다.
항우가 다시 말한다.

 

"내가 혼자서 적의 포위망을 뚫고 나갈 테니,

너희들은 뿔뿔히 흩어지어, 포위망을 벗어나면 동산(東山)밑에 숨어 나를 기다리거라."
부하들은 그제서야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한다.

 

"저희들은 최후까지 폐하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항우는 부하들이 뿔뿔이 흩어지기를 기다렸다가, 마지막으로 적진을 독살스럽게 노려보았다.
최후의 일전을 준비하는 항우의 마음은 이미 생과 사를 떠난 해탈(解脫)한 성인(聖人)의 모습이었다.
항우는 마침내 <오추>에게 박차를 가하며 적진 속으로 질풍 노도와 같이 돌진하였다.
그리하여 마주 달려 나오는 적의 대장 하나를 단 칼에 베어버리니,

뒤따라 오던 군사들이 혼비 백산하며 뿔뿔이 흩어져 달아나 버린다.

항우가 최초의 포위망을 돌파하고 달려 나가니, 이번에는 제 2의 포위망이 앞을 가로 막았다.
그러나 적장은 양희였고, 양희는 항우를 보기가 무섭게 제풀에 쫒겨가 버린다.
항우가 두 번째의 포위망을 뚫고 동산에 와 보니,

28기의 부하들이 그곳에서 항우를 감격의 눈물로 반기는 것이었다.
그러나 적은 어느 새 또다시 3면으로부터 항우를 포위해 오고 있었다.
항우는 적진을 노려보며 부하들에게 비장한 명령을 내렸다.

 

"이제부터는 우리가 모두 죽음을 각오하고 닥치는대로 적을 격파하는 수밖에 없다.

너희들은 모두 나의 뒤를 따르라."

 

항우는 명령을 내리자마자  비호같이 달려나가 싸웠다.

그리하여 적장 이우와 도위,왕항 등을 한칼에 베어 버리고 덤벼오는 병사들도 수백 명을 베어버렸다.
그러자 뒤이어 적장 여승과 양무가 수천 군사를 몰고 달려 나온다.

 

그러나 그들은 항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여승과 양무는 10합도 채 싸워 보지 못하고 줄행랑을 놓아 버린다.
그러자 이번에는 또 다른 부대가 달려나왔다. 그러나 그들도 항우 한 사람을 당해내지 못 했다.
이날 항우는 연달아 아홉 번을 싸워, 적장 아홉 명을 죽이고 덤벼들던 적군 병사들도 

여러 백명을 죽였지만 항우 자신은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날이 저물어가자  적들은 모두 종적을 감춰 버렸다. 

그러자 남은 부하들이 땅에 엎드려 항우에게 감격의 큰절을 올리며 아뢴다.

 

"폐하께서는 세 번만 싸우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오늘은 아홉 번을 싸우셔서 적의 대장 아홉을 참살하셨고, 적병들도 수천 명을 제압하셨습니다.

폐하야말로 사람이 아닌 천신(天神)이시옵니다."
항우가 쓸쓸하게 웃으며 대답한다.

 

"내가 아무리 용맹스럽기로 천운(天運)이 따르지 않아서 어쩔 수가 없구나.

우선 오늘 밤 잠잘 곳을 찾아가 보자."

 

일행이 오강(烏江) 북쪽 강가에 도착해 보니,

동산 고을의 정장(亭長)이 강가에 배를 대놓고 있다가 항우를 보자 말한다.

 

"강동이 좁은 땅이라고는 하오나, 지광(地廣)은 천 리가 넘사옵니다.

그곳에 가시면 수십만 군사를 쉽게 양성할 수 있사오니 폐하께서는 강을 속히 건너도록 하시옵소서.

만약 적들의 눈에 띄면 이나마도 건너기가 매우 어렵게 될 것이옵니다."

 

그러나 항우는 배에 오를 생각을 아니 하고,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을 수연히 바라보며 탄식한다.

 

"하늘이 이미 나를 버리셨는데 강을 건너가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그 옛날 강동에서는 8천 명의 친위 부대가 나를 따라와 주었지만, 이제는 한 사람도 남지 않았으니,

내 무슨 면목으로 강동땅을 다시 밟을 것이냐."
이렇게 말을 하는 항우의 두 볼에서는 구슬 같은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정장이 다시 머리를 조아리며 말한다.

 

"폐하께서는 생각을 달리 하시옵소서

. 자고로 승부(勝負)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고 하옵니다.

오래지 않은 일로 유방은 수수 대전에서 폐하에게 대패하여 30만 군사들을 송두리째 잃었습니다.

그로 인해 수수 대강은 군사들의 시체로 메워지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한왕은 끝까지 절망하지 아니하고 혼자서 산을 넘고 물을 건너갔다가, 오늘날 다시 일어서게 된 것이옵니다.

폐하의 오늘날의 신세는 지난날 한왕의 신세와 다름이 없사온데 무슨 까닭으로 체념을 하신다는 말씀이옵니까.

옛글에 <큰일을 도모하는 자는 조그만 일에 구애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사옵니다.

하오니 폐하께서는 지금의 상황을 다시 통찰하시고 어서 강을 건너도록 하십시오."
그러나 항우는 고개를 흔들며 말한다.

 

"그대의 말이 옳다 하기로 나는 강동 땅에는 발을 들여놓지 못하겠네 !

수많은 젊은이들을 죽게 만든 내가 무슨 면목으로 수다한 그들의 부형들을 만날 수가 있을 것인가 ?"

 

정장은 더 이상 도강을 권할 수가 없어서 망연히 서있기만 하였다.
그러자 항우가 정장의 어깨를 다정한 손길로 두드려 주며 다시 말했다.

 

"그대의 후의(厚意)에 보답할 길이 없음이 매우 안타깝구나."
그리고 애마 오추를 가리켜 보이며 말했다.

 

"이 말은 하루에 천 리를 달리는 명마일쎄.

나는 오랫동안 이 말을 타고 수백 번의 싸움터를 달렸지만, 가는 곳마다 나를 당해 낸 적이 없었다네.

이 말을 그냥 내버려두면 반드시 유방의 손에 들어가게 될 것이므로,

그대의 후의에 보답하기 위해 나는 이 말을 자네에게 주기로 하겠네. 이 말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 주게."
정장은 깜짝 놀라며 사양한다.

 

"폐하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시옵니까 ?

폐하의 애마를 어찌 소신이 받을 수 있으오리까 ?"

 

"아니야.

나는 이미 이 말을 가질 자격이 없게 되었기에 그대에게 주려는 것이네.

사양 말고 어서 받아 주게."

 

그러자 <오추>도 주인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항우의 말을 알아들은 듯이, 항우의 얼굴을 쳐다 보며 큰소리로 울부짖는 것이었다.
항우는 오추의 고삐를 잡고 얼굴과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너와 나의 인연은 오늘로써 끝이 났는데, 우리가 이제 무슨 미련을 가질 것이냐.

그동안에 너는 나를 위해 너무나도 수고가 많았다.

오늘부터는 새 주인을 따라가, 여생을 편히 보내도록 하거라.

나는 죽든 살든 간에 너의 공로를 두고두고 잊지 않을 것이다."

 

오추는 주인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는듯 얼굴을 푹 수그리고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항우는 그런 오추의 모습을 보는 순간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비록 말 못하는 축생(畜生)이지만, 전야에서 생사 고락을 같이 해오는 동안에 정신적으로 완전히 통해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바로 전날에는 목숨같이 아끼던 우미인과의 사별(死別)한 판국에,

이제 사랑하는 오추와도 생별(生別)을 하자니 항우의 비통함이 극에 달했다.
항우는 오추의 목덜미를 정답게 두드려 주면서 말한다

 

"오추야 !  너는 내 말대로 정장을 따라 오강을 건너가거라.

너와 나의 정의(情誼)가 남달리 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회자 정리(會者定離)라고, 우리들이 이제는 헤어질 때가 된 것 같구나."
오추는 말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여보게 정장 !

어서 오추를 데리고 강을 건너가게."

항우의 명에 의해 오추를 배에 태우려 해도,

오추는 한사코 그 자리에서 꼼짝도 않고 있었다.

 

그러자 항우는 자기 자신이 오추의 고삐를 끌어당겨 주며,
"평소에는 내 말을 그렇게나 잘 듣던 네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도 애를 먹이느냐 ?"하고

나무라니 오추는 그제서야 순순히 배에 오른다.
오추는 배에 오르기가 무섭게 항우가 있는 방향으로 얼굴을 돌린다.

이윽고 배가 떠나가자, 항우는 강가에 우뚝 서서 떠나가는 오추를 언제까지나 바라보고 있었다.
배는 점차 항우에게서 멀어져서 이제는 서로가 알아보기가 어렵게 되었을 바로 그때,

선상의 오추는 별안간 괴상한 울음 소리를 두세 번 지르더니,

그대로 어둠속에 묻힌 강물 속으로 뛰어들어 죽어 버리는 것이었다.
오추의 자살은 참으로 영묘(靈妙)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항우는 먼 빛으로 그 광경을 목격하고 가슴을 움켜잡고 울었다.

 

마침 그때, 횃불을 손에 치켜 든 한나라 군사들이 대거 몰려왔다.
항우는 말도 타지 못한 채, 남아있는 28명의 부하들과 몰려오는 적들과 좌충 우돌로 싸우는 수밖에 없었다.

이리하여 어둠 속에서 수백 명의 적병을 쓰러뜨렸다.
그바람에 항우 자신도 전신에 10여 군데에 상처를 입고 말았다.

항우가 이제는 그만인가 보구나 하고 눈을 들어 앞을 보니,

적장 여마통이 손에 손에 횃불을 밝혀든 한 무리에 군사를 몰고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여마통은 자난날에는 항우의 부하였었다.

 

그러기에 항우는 울화통이 치밀어 올라서 여마통을 향하여,
"네놈은 지난날에는 나의 부하가 아니었더냐 !

네놈이 감히 나에게 이럴 수가 있는냐 ! "하고 고함을 질렀는데,

그 고함소리가 얼마나 요란했던지,

여마통이 타고 있는 말이 별안간 경풍을 하며 허공으로 떴다 내린다.
항우의 고함소리에 경풍을 한 것은 말뿐이 아니었다.

 

항우를 향해 다가오던 여마통 자신도 질겁을 하며, 전신을 와들와들 떨며,
"대왕 전하 !

신은 틀림없이 대왕의 부하였습니다. 대왕께서는 무슨 분부가 계시온지 어서 말씀을 하시옵소서."하고

자신도 모르게 머리를 숙이며 중얼거렸다.
항우는 두 손을 허리에 얹고 떡 버티고 서서 여마통에게 묻는다.

 

"너에게 한 가지만 묻겠다.

한왕은 너희들에게 <내 목을 잘라오는 장수에게 천금(千金)의 포상금을 주면서

만호후(萬戶侯)에 봉해 주겠다>고 했다는데, 그것이 사실이냐 ? "

 

여마통이 허리를 굽신 거리며 대답한다.

"그런 분부를 내린 것은 사실이옵니다."

 

"그렇다면 알았다.

나는 어차피 죽을 수밖에 없는 몸. 이왕 죽을 바에는 나의 목을 옛날에 부하였던 너에게 주고 싶구나.

너는 나의 목을 가지고 가서, 상금도 타고 만호후도 되도록 하거라."
그리고 항우는 자기 손으로 자기 목을 쳐서,

그 자리에서 자결을 해 버리는 것이었다.
그야 말로 비정한 자결이었다.

항우는 진나라 시황제 15년에 출생한 기사생(己巳生)으로서,

20세 초반에 본격적으로 세상에 뛰어들어 천하 통일의 야망을 품고,

동분 서주(東奔西走)하다가  대한(大漢) 5년 기해년(己亥年.:기원전 202년) 12월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니,

그때에 그의 나이는 불과 31세였다.

* 주.... 
 올해가 항우가 목숨을 끊은지, 37 회갑년(기해년) 입니다.
계산해 보시면 이렇습니다.
60 회갑년 * 37회 = 2220년 -2019년 = 기원전 201년이 되나, 기원의 역산에서 초년을 두번 반복하지않으므로 ,

항우의 절명 시기는 중국에서 발표한 ,기원전 202년 으로 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 이때는 유방이 한(漢)나라를 건국한지 5 년째 되었고,

앞으로 7 년후인 대한(大漢) 12년 4월에 유방은 63세를 일기로 병사(病死)하게 됩니다.

이런 역사적 기록을 놓고 보면, 소설속에 전개된 내용과 달리, 

중국의 기록은 유방이 항우보다 24세  많은 것으로 전해 오고 있습니다.
(역사의 기록 = 항우 기원전 232~202 , 유방 기원전 256~195)

그러나 이미 소설은 항우가 유방보다 한 살 더 많은 것으로 쓰였습니다.
이미 저지른 잘못을 뒤집기에는 너무도 멀리 와버렸습니다.
세심하지 못했던 점을 사과드리며,

이유야 어찌되었건, 내용이 끊기지 않고 재미있게 전개 되었다면
사실의 바탕 위의 허구(虛構)의 각색도 나름, 쓸 만 하지 않겠습니까 ?

 

(다음에 다른 분께서 초한지를 한번 더 각색 할 기회를 가지신다면,

소주병의 의견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오래전부터 이 작품을 예사롭지 않은 안목으로 보아 주시던

<세상살이>님께서 얼마 전 내용중에 예문을 들어 역사적 시간대의 불일치를 지적해 주셨습니다.

지적해 주신 잘못은 즉각 고쳤습니다만,

앞으로 있을 유방의 병사(病死) 시기와 오늘 자결한 항우의 시기의 불일치를 지적하실 것 같아

미리 말씀을 드려두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세상살이>님의 깊은 안목에 경의를 표합니다.
                                                                      <소주병 드림>


이렇게 항우는 비록 천하 통일의 웅지를 펴 보지 못하고 전야에서 비참하게 자문(自刎)을 하였지만,

항우야 말로 역발산(力拔山) 기개세(氣蓋世)로서, 후세에 이르는 만고의 영웅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야 어찌 되었건, 여마통이 항우의 수급(首級)을 받들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양희,양무,왕영,여승 등이 달려와 항우가 죽은 사실을 알고 

항우의 수급 앞에서 읍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다음날, 유방은 여마통이 가지고 온 항우의 수급을 친히 살펴보니,

은쟁반 위에 놓여 있는 항우의 수급은 마치 살아 있는 사람과 다름없이 보였다.
그러자 한왕은 눈물을 흘리며, 살아 있는 사람을 대하듯 말했다.

"나는 지난날 대왕과 형제의 의를 맺었건만, 그 후에는 천하를 다툼으로서 원수가 되었습니다.

그 후에도 대왕은 태공(太公)과 여후(呂后)를 볼모로 잡아 두고 있으면서도 깍듯이 받들어 주셨으니,

그것은 열장부(烈丈夫)가 아니고서는 못할 일이었습니다.

이제 대왕이 돌아가셨으니, 이처럼 슬픈 일이 어디있으오리까. "하면서 목을 놓아 통곡하니,

만좌의 중신들도 한결같이 옷소매로 눈물을 씼었다.

이로써 유방은 마지막 남았던 초나라까지 완전히 평정했으므로,

즉석에서 여마통을 <중수후(中水侯)>에 봉하고,

항우의 사당(嗣堂)을 그가 자결한 오강에 지어 사계절 제사를 융숭하게 지내게 명하였다.
그리고 항백은 항우와 지친(至親)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밀리에 유방을 많이 도와주었던 덕택으로 후일에는

<사양후(射陽侯)>로 책봉되어 영화를 길이 누릴 수가 있었으니,

세상에 믿지 못 할 것이 바로, 사람의 인심이 아니겠나 ?
                   ...


* 글 끝에 붙여 ..
역사는 다람쥐가 쳇바퀴 돌 듯이 반복된다고 한다.
사람의 인생은 음모와 배신이 일생을 통하여 끊임 없이 반복되기 마련이다.
영원한 것도 없지만  영원할 수도 없다.

우리나라의 권력자들의 최후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순간까지 초심(初心)을 잃지않은 부하를 듣지 못했다.
언제나 그런 사람이 있다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인가 ?

이것은 아마도 누구나 바라는 소망이지만,
현실의 재현(再現)은 어렵지 않겠는가 ?

           ...

 

<sns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