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楚漢誌) (122)
가을 달밤 옥퉁소에 무너지는 초군 병사
한신은 항우를 생포하려고 구리산에 <십면 매복>의 덧을 설치 했다가 실패하고 나자 크게 낙심하였다.
그리하여 이좌거를 불러 상의한다.
"항우가 워낙 천하 제일의 맹장이어서, 우리는 그를 생포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전차(戰車)로 구리산을 포위하고 있으면, 항우가 다른 곳으로 달아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노라면 초군은 군량이 떨어지고 구원병은 오지 못해 결국은 항복하지 않을 수가 없겠는데,
선생께서는 이 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
이좌거가 대답한다.
"항우의 용맹이 제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필부의 만용에 지나지 않습니다.
염려되는 것은 그의 곁에는 계포, 주란,종이매 등 몇몇 용장들과,
항우를 근거리에서 밀착하여 그를 호위하고 있는 8천여 명의 친위 부대(親衛部隊)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비록 군량이 떨어지더라도, 끝까지 거세게 저항을 해올 것이 분명한데,
우리가 그들을 이겨내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굳게 뭉쳐 있는 항우의 친위 부대를 어떻게 해야 흐트려 놓을 수가 있겠느냐 하는 것이
이번 싸움에서의 최대에 관건이라고 생각하옵니다.
만약 그들이 우리의 포위망을 뚫고 강동으로 이동하여 군비(軍備)를 새로 갖추게 되면
그때에는 항우를 영원히 정벌할 수가 없을 것이오니, 원수께서는 그 점에 각별한 고려가 있으셔야 하옵니다."
한신은 머리를 무겁게 끄덕이며 말한다.
"선생은 참으로 좋은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그러나 저로서는 아무리 궁리를 하여도 좋은 계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장량 선생을 모셔다가 함께 의논해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
"그거 참 좋은 생각입니다. 장량 선생이라면 반드시 좋은 묘책을 말씀해 주실 것이옵니다."
그리하여 한신은 즉석에서 육가를 보내어 장량을 모셔 왔다.
그리고 그간의 경과 내용을 낱낱이 말해 주고 나서 물었다.
"항우에게는 계포,주란,종이매 등 몇몇 충신들과 8천여 명의 친위 부대가 철통같이 뭉쳐 있어서
그들의 단결을 무너뜨리기 전에는 우리가 승리할 가망은 전혀 없사옵니다.
어떻게 하여야 그들의 결속을 무너뜨릴 수가 있을지, 좋은 지혜를 가르쳐 주소서."
장량은 즉석에서 이렇게 대답한다.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걱정을 하시오 ?
장수들의 충성심을 무너뜨리고,
친위 부대를 뿔뿔이 흩어 놓기만 하면 항우를 생포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오."
한신은 그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뻤다.
"무슨 수를 써야 그들을 뿔뿔이 흩어 놓을 수가 있을지,
구체적인 계획을 들려주소서."
장량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그들의 마음을 산산조각으로 부수려면 옥퉁소 한 가락이면 충분할 것이오. "하고
지극히 간단하게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
한신과 이좌거는 너무도 뜻밖의 대답을 듣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옥퉁소 한 가락이면 적의 결속을 산산조각으로 부술 수가 있다니오,
그게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
장량은 너털 웃음을 웃어가며 말한다.
"두 분은 퉁소도 모르시오 ?
퉁소, 이 퉁소 한 곡조만 잘 불면, 친위 병사들의 결속을 산산조각으로 와해 시킬 수가 있다는 말이오."
"퉁소 소리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소리는 들어왔사오나,
그같은 옥퉁소를 언제 누가 ,어떤 방법으로 분다는 말씀입니까 ?"
"누가 불기는..퉁소를 제대로 불 줄 아는 사람이 나밖에 누가 있겠소 ?
결국은 내가 불어야 하겠지요."
"에엣 .... ?
선생께서 퉁소를 ? "
한신은 장량의 대답에 또 한번 놀라며,
"선생께서 퉁소를 잘 부신다는 말씀을 한 번도 들어 본 일이 없사온데,
선생께서는 퉁소를 그 처럼 잘 부시옵니까 ?"하고 물었다.
장량은 빙그레 웃으며 대답한다.
"내가 퉁소를 배우게 된 연유를 말슴드리지요.
그 옛날 내가 젊었을 때, 나는 하비라는 곳으로 놀러 갔다가,
퉁소를 잘 부는 기인(奇人)을 한 사람 만난 일이 있지요.
그 사람은 퉁소를 기가막히게 잘 불었는데,
그 사람 말에 의하면 <퉁소는 모든 고락(古樂)의 근본으로서, 황제께서 창시(創始)한 악기>라는 거였소.
그 사람은 퉁소를 어떻게나 잘 불었는지,
그 사람이 퉁소를 불기만 하면 공작(孔雀)과 백학(白鶴)들이 몰려와 춤을 추는 것이었소.
그러나 그뿐이오 ?
그 사람이 퉁소를 기쁘게 불면 그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가 기뻐하였고,
그 사람이 퉁소를 슬프게 불면 고향을 떠나 있던 사람들은 고향 그리움에 모두들 눈물을 짓더란 말이오.
그 사람이 퉁소를 그렇게도 잘 불었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은 그를 <선인 소사(仙人蕭史)>라는 별칭으로 불어오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사람의 퉁소 소리에 반해, 며칠을 두고 퉁소 소리를 즐기다가,
결국은 그 분에게 퉁소를 배우기로 했지요.
물론 <선인 소사>에게 비하면 나의 퉁소 실력은 문제가 안 되오.
그러나 나도 퉁소를 어느 정도는 불 수 있다오."
한신은 그 소리를 듣고 또 한 번 놀라며,
"그러면 선생께서 퉁소로써 항우의 친위 부대의 결속을 산산조각으로 분쇄해 주시옵소서.
수고스러우시겠지만, 꼭 부탁드리옵니다."하고 간곡히 부탁하였다.
장량이 웃으면서 대답한다.
"나의 퉁소는 <선인 소사>처럼 신의 경지에 도달해 있지는 못하오.
그러나 때마침 고향을 떠나 싸움터에 있는 병사들이 감상(感傷)에 젖기 쉬운 가을철이라,
내가 퉁소를 불어도 효과는 반드시 있을 것이라 생각되오."
한신과 이좌거는 장량의 말을 듣고 머리를 수그리며 간곡히 부탁한다.
"선생께서 그런 비술(秘術)을 가지고 계시면, 퉁소를 꼭 한 번 불어 주시옵소서.
그래 주셔야만 저희들이 쉽게 승리할 수가 있을 것이 아니옵니까 ?"
장량이 대답한다.
"두 분께서 이처럼 부탁하시니 내 어찌 거절할 수가 있겠소.
그러나 퉁소를 불어서 신효(神效)를 거두려면 거기에는 반드시 걸맞는 노래가 따라야 하는 법이오.
가사(歌詞)는 물론 내가 짓겠지만,
퉁소의 곡에 따라 그 노래를 불러 줄 가수(歌手)도 백여 명 가량 연습을 시켜야 하오.
그러므로 아무리 빨라도 준비 기간이 4,5일 걸릴 것이니
원수는 그동안 포진(布陳)을 단단히 쳐 놓고 기다리시오."
한신은 장량의 권고대로 군량을 풍부하게 비축함과 동시에,
번쾌를 산상에서 적의 동태를 계속 정찰하며 관망하도록 시키고, 관영을 초군 진지 좌우에 매복시켜 놓았다.
이렇게 항우가 나타나기만 하면 즉각 생포해 버릴 태세를 갖춰 놓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항우는 성녀산(聖女山)기슭에 진을 치고, 날마다 적의 움직임을 상세하게 알아 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계포와 항백이 달려와 아뢴다.
"지금 우리는 군량도 떨어져 가고, 마초(馬草)도 떨어져 가고 있어서, 군사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옵니다.
이런 때 적이 쳐들어 오면 우리는 속수 무책으로 무너지게 생겼습니다.
하오니 목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우선 철수하는 것이 상책일 것 같사옵니다."
항우는 그 보고를 받고 기가 막혔다.
"우리가 지금 적에게 물샐 틈 없이 포위되어 있는데,
어디로 철수하자는 말인가 ?"
"폐하께서는 친위대 8천 명을 거느리고 이곳을 먼저 떠나시어 형주,양양을 거쳐 강동(江東)으로 가시옵소서.
그러면 저희들도 뒤따라가, 강동에서 재기(再起)를 노리도록 하겠습니다.
"적의 포위망을 어떻게 돌파할 수가 있을지,
그게 문제가 아니오 ?"
항우의 입에서 이처럼 나약한 말이 나올 줄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러기에 계포는 크게 낙심하여 대답한다.
"8천여 명의 친위 부대만은 아직도 사기가 꺾이지 않았사오니,
적의 포위망을 뚫고 나가는 데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옵니다
. 폐하께서는 지금까지 보여 주신 용력(勇力)으로 적의 포위망을 돌파해 주신다면,
저희들은 우후(虞后)를 모시고 뒤따라 철수하겠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항우는 비장한 어조로 말한다.
"그러면 내일 밤 야음(夜陰)을 틈타 철수하기로 합시다."
이리하여 항우는 전군에 철수 준비령을 내렸다.
때마침 고향이 그리워지는 가을철인지라, 초군 병사들은 지루한 싸움을 뒤로 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희망에 부풀어, 모두들 <싱숭생숭>마음이 몹시 산란하였다.
초군 병사들은 철수 준비를 서두르며, 자기들끼리 서글픈 말을 지껄여대고 있었다.
"제길헐, 싸움에 이기고 있었다면 별 탈이 없을 것인데,
이건 마냥 지고만 있으니 어느 세월에 고향으로 돌아가 볼까나 ?
그나저나 전쟁통에 고향에 부모 처자는 생사조차 모르고, 우리는 배를 곯고 있으니,
이런 신세로 어떻게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한나라 군사들을 뚫고 나갈 것인가 ?"
"그러게나 말이야 !
이번 싸움에서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나 있을지 모르겠어."
때마침 가을 바람에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고,
달빛은 휘엉청 밝은데 풀벌레 조차 <씨렁씨렁> 울고 있었다.
이렇게 병사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삼삼 오오 무리 지어 고향 생각에 잠겨 있는데,
홀연 저 멀리 산 위에서 퉁소 소리가 바람을 타고 아득하게 들려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저게 웬 퉁소 소리야 ?"
초군 병사들은 하나 둘 하던 말을 멈추고 아득히 들려 오는 퉁소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폐부를 파고드는 듯이 애절한 퉁소 소리였다.
모두들 가만히 귀를 기울여 듣노라니까,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눈물을 흘러내리게 할 슬프고 애절한 퉁소 소리는
저절로 이를 듣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애간장(肝腸)을 녹이는 것이었다.
초군 병사들은 가슴이 메어 오는 슬픔을 느끼며,
아득히 들려 오는 퉁소 소리에 정신없이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윽고 퉁소 가락에 맞추어 노래 소리가 여기저기서 아득히 울려 오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九月深秋兮 四野飛霜 : 구월심추혜 사야비상
구월의 가을은 깊어 들에는 서리가 날리고
天高水후兮 寒雁悲愴 :천고수후혜 한안비창
하늘은 높아 물은 말라 가고 기러기떼는 슬피우네
崔高戌邊兮 日夜疆場 : 최고술변혜 일야강장
싸움은 마냥 고달퍼서 밤과 낮이 모두 괴로운데
披堅執銳兮 骨立沙岡 : 피견집예혜 골입사강
적은 세차게 몰아쳐 와서 모래 언덕에 백골을 쓰러뜨리네
고향을 떠나 어언 십여 년 부모와 생이별을 했고
難家十年兮 父母生別 : 난가십년혜 부모생별
처자식인들 얼마나 외로우랴 가도가도 독수 공방인 것을
妻子何堪兮 獨宿閨房 : 처자하감혜 독숙규방
메말라 가는 고향의 밭은 그 누가 가꿀 것이며
故山수土兮 孰與之守 : 고산수토혜 숙여지수
이웃집에 술이 익더라도 누구와 더불어 마실것인가
隣家酒熱兮 誰與之嘗 : 인가주열혜 수여지상
늙은 부모는 문간에 기대어 가을 달만 처량히 바라보고
白髮倚門兮 望穿秋月 : 백발의문혜 망천추월
어린것은 굶주림에 울어 애간장이 끊어질 노릇이네
穉子啼飢兮 沮斷肝腸 : 치자제기혜 저단간장
말이 바람에 울부짖음도 또한 고향을 그리워 함이려니
胡馬嘶風兮 尙知戀土 : 호마시풍혜 상지련토
나그네 길이 아무리 오래기로 어찌 고향을 잊고 지내리오.
人生客久兮 寧忘故鄕 : 인생객구혜 영망고향
...
슬픈 노래는 옥퉁소 가락을 타고 끊길 듯 이어지며 한없이 계속되어,
이를 하염없이 듣고 있는 초군 병사들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놓았다.
말할 것도 없이 폐부를 후벼파는 슬픈 곡조의 욱퉁소를 불고,
가을 달밤에 고향 생각에 빠져들도록 처량 맞기 그지 없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장량과 그의 부하들이었다.
이렇게 장량과 그의 부하들이 계명산을 오르내리며 옥퉁소를 높고 낮게 불며 노래를 함에 따라,
그 여운은 때로는 만학(萬鶴)이 구천(九天)에서 흐느껴 우는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철석 간장을 속속들이 녹여 내는 것 같이 들리기만 하였다.
더구나 달빛은 밝고 바람은 차거워서 퉁소 소리와 노랫소리는 초군 병사들의 오장 육부를
자꾸만 파고들어 이들은 고향 생각에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노랫소리에 심취한 초군 병사들은 눈물을 흘려가며 저희들끼리 중얼거린다.
"천지 신명께서 우리를 살려 주시려고 신선을 보내 퉁소를 불게 하심이 분명하지 않은가 ?"
"조만간 한군이 쳐들어 오면 제대로 먹지도 못한 우리가 어떻게 싸울 수가 있을 것인가 ?"
"그러려니 천지 신명께서는 우리를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저렇듯 애절한 가락을 들려 주시는 것이 아닌가 ?
이제 우리가 이런 계시를 무시하고 끝까지 이번 싸움에 나서는 것은
하늘의 뜻을 거역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 아니겠나 ?
때마침 닭이 밝아 고향으로 떠나기도 적절하니, 나는 군영을 벗어나 고향으로 떠나겠네."
몇몇 병사가 이런 말을 하면서 자리를 털고 일어서자,
누군가 이렇게 외치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좋은 생각이야. 우리가 도망을 가다 붙잡히기로,
한왕은 설마 우리를 죽이기야 하겠어 ?
그러니 더 이상 주저말고 모두들 고향으로 가기로 하세 ! "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초군 병사들은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나 무기와 갑옷을 던져 버리고
총총히 고향 하늘이 보이는 길로 떠나기 시작 하였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그 수효가 불어나 나중에는 10여 명씩, 20명씩
공공연하게 떼를 지어 나서는 것이 아닌가 ?
이렇게 밤이 삼경에 이르렀을 때에는, 그처럼 충성심이 강했던 항우의 친위대 병사들은
거의 모두 고향으로 달아나 버리고 말았다.
계포와 종이매 항백등은 뒤늦게 그 사실을 알고 크게 당황하며 중군으로 달려왔다.
그러나 이미 때는 삼경을 넘긴 시간으로, 항우는 우미인과 함께 깊은 잠에 잠긴채
아무리 인기척을 하여도 대답조차 없었다.
항백은 한숨을 쉬며 계포, 종이매에게 묻는다.
"우리가 철석같이 믿고 있던 친위병들조차 모두 뿔뿔이 달아나 버려서 이제는 우리만이 남게 되었소.
만약 한나라 군사들이 이런 때 쳐들어 오게 되면 주공은 포로가 되어 생명을 건질 수가 있겠지만,
우리들은 죽음을 면하기가 어려울 것이오.
그렇다면 우리들도 군사들과 같이 도망을 갔다가 후일 좋은 때에
다시 모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되는 데. 장군들의 생각은 어떠하시오 ?"
계포와 종이매도 한숨을 쉬면서 대답한다.
"아닌게아니라, 모두가 여기서 함께 죽는 것은 그야말로 개죽음이오.
우리도 병사들 처럼 도망을 갔다가, 후일을 기약하기로 합시다."
이리하여 초나라 대장들조차 자고 있는 항우를 그냥 내버려둔 채,
제각기 보따리를 싸들고 뿔뿔이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항백은 친구인 장량을 찾아 가기로 하고, 발길을 한군의 진영을 향했다.
나름 항백의 생각으로는 자신이 한왕과 처남 매부지간이므로 잘만 하면 항우를 대신해,
후일 초왕후(楚王后)로 책봉되어 영화를 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조차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주란과 환초는 도망가는 동료들을 눈물로 비웃으면서,
"명리에 눈이 어두워 의리를 배반하는 자는 개만도 못한 놈들이다.
우리 두 사람은 주공과 생사를 끝까지 같이하면서 최후의 순간까지 초나라를 지키리라."
하고 말하며 남아 있는 군사 8백여 명을 규합하여 진중을 굳게 지켰다.
이렇듯 초패왕 항우는 이미 바람앞의 등불의 신세가 되어 버렸건만,
주란과 환초만은 끝까지 남아 있었으니, 이것을 불행중 다행이라고 하여야 할까 ?
도대체 행복과 불행의 기준은 무엇이란 말인가 ?
...
<sn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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