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뒤이어 하회마을 돌보는 면장 사위
입력 2007.02.22 (10:44)
장인에 이어 사위가 하회마을을 관장하는 면장이 돼 화제가 되고 있다.
하회마을이 자리잡고 있는 경북 안동시 풍천면의 행정 책임자로 최근 부임한 권문현(55) 면장은
24년 전 장인이 물러났던 자리에 앉아 면 행정을 이끌어가게 됐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하회마을관리소장을 역임하면서
마을을 방문한 대통령 내외를 안내하는 등 하회마을 관리책임자로서 적잖이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 왔다.
최근의 인사 이동으로 비록 하회마을 관리의 직접적인 책임자의 자리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마을이 속한 풍천면의 행정 책임자가 된 만큼 결코 하회마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마을을 돌보느라 애를 쓴 것은 권 면장의 장인도 마찬가지였다.
권 면장의 장인인 유일하(82.안동시 풍천면)씨가 풍천면장으로 일한 것은
지난 1980년 7월부터 83년 2월까지 2년 6개월 가량이다.
당시만 해도 하회마을은 서애 유성룡의 고향 마을 정도로 알려져 있을 뿐
지금처럼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니었다.
지금은 자동차가 있지만 당시만 해도 면사무소에서
5㎞ 가량 떨어진 하회마을까지 비포장길을 자전거로 왔다갔다 해야 했으며
나중에야 면장 앞으로 관용 오토바이가 지급돼 기동력이 좀 나아졌다.
현재 마을 주민은 200명 남짓에 불과하지만 당시엔
지금의 3배는 족히 돼 면장이 할 일도 적지 않았다고.
이후 유씨는 1983년 2월 풍천면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고
그 뒤 1년이 지난 1984년에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됐다.
공무원이 파견돼 본격적인 관리에 들어가기까지는
그 후로부터도 3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25년 안팎의 세월이 흐른 지금 하회마을에 몰려드는 수 많은 관광객을 바라보면서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는 유씨는
사위가 자기보다 훌륭한 면장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눈치다.
유씨는
"하회마을을 비롯해 면 전체 주민들이 보다 평안하게 살 수 있도록 원칙을 갖고
면장의 소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사위에게 당부했다.
사위인 권 면장은
"어려운 시절에 고생하신 장인 어른의 사위로서
또 선배 면장의 후배로서 부끄럽지 않은 공직자가 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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