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금옥몽

경험이 많지 않은 옥경은 동옥교의 꾀임에 빠지는데

오토산 2021. 3. 29. 15:47

금옥몽(속 금병매) <86>
묘원외의 계획대로 경험이 많지 않은 옥경은 동옥교의 꾀임에 빠지는데...

빼어난 보물은 재앙의 근원,
지나친 미색은 요물의 화신!
행여 남 앞에 교태 자랑 마소,
언젠가 도화살(桃花煞)에 피눈물 흘리리라.

술자리가 무르익고 중천에 뜬 달이 하얀 달빛을 배안 구석구석에 비추고 있었다.
그때 멀리 부둣가에서 각종 악기 연주 소리가 들리는데

은병이 가만히 들어보니 아직 아마추어 수준을 넘지 못하였다.

"아아!

저것도 음률이라고 저 야단들이야."

한껏 흥이오른 정옥경이 은병이 가만히 말하는 것을 듣고는

얼른 비파를 꺼내어 타면서 노래를 부르니,

창공을 높이 날던 기러기도 흐느끼고, 승천하던 용이 꿈트림치며

억수같은 비를 퍼부어 온 세상을 다 적시는 것 같은 장중함이 느껴진다.

 

그러자 바깥에서 들려오던 악기 소리와 노래소리가 멈추고 말았다.
아마 옥경의 연주와 노래소리에 깜짝 놀랐는 모양이다.
옥경이 유쾌하게 웃음을 터뜨리며 도군황제가 이사사에게 하사하였다는

코뿔소 뼈로 만들었다는 술잔에다가 술을 한잔 가득부어 묘원외에게 권했다.

묘원외는 단숨에 술잔을 비우고는

은병에게 금잔에 술을 따라서는 권하며 비파 한곡을 타 주기를 청하였다.
그러나 은병은 처음 부터 묘원외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터라 쌀쌀맞게 거절을 해 버렸다.

 

묘원외는 그러자 화를 내기보다는 동옥교에게 연주를 할 것을 부탁한다.
능구렁이 묘원외는 동옥교가 은병 보다 한수 아래란 것을 알지만

은병의 은근한 자기자랑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동옥교는 옥경에게서 비파를 받아

양주에서 유명한 칠청탄(七清弹)이라는 청상곡(清商曲)을 연주 하였다.
연주가 끝나자 은병은 동옥교에게 지기 싫어 앵도를 시켜 술 한잔을 권하게 하고는

왕소군(王昭君)의 화상을 추하게 그려

오랑캐에게 시집 가게된 비극 적인 내용의 한궁추(汉宫秋)를 연주했다.

묘원외는 속으로 역시 자기의 생각대로 된것에 흐뭇해한다.
연주가 끝나자 묘원외와 동옥교가 박수를 치면서

어린 나이에 어쩜 그렇게 연주를 잘 하느냐고 칭찬을 마다 않는다.
그러고는  세상 돌아가는 일을 이것저것 이야기 하기 시작하였다.

" 사람을 함부로 믿어서는 안된다네, 특히 뱃사공 놈들은 믿을 수가 없다네.
아우님이 아직 나이가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이런 금술잔 같은 귀한 물건을 갖고 있다면

좀더 큰배를 빌러서 뱃놈들이 주인의 생활모습을 보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네,

사공놈이 이런 물건을 보고서 욕심이 생긴다면 한밤중에

아우가 잠든 사이에 꽁꽁묶어 저 강물에 던져 버린다면 어떻게 되겠어?"
옥경과 은병은 그 소리를 듣고서는 파랗게 질려 버린다.

"하지만 아우님은 너무 걱정하지 말게나! 

내게 배 한 척이 있는데 마침 진강(镇江) 쪽으로 가려고 하니까,

그 배를 이용토록 하게나 사공을 부리기도 편할 테고,

생사에 관계된 일이니 꼭 내 말대로 하시게나."

"고맙습니다,

형님! 하마트면 큰일 날 뻔 했군요.

내일 당장 짐을 옮기지요, 정말 고맙습니다."

두 부부들은 삼경(三更)이 다 되도록 먹고 마시고 놀다가

다시 부두로 돌아와 정박을 시키고 묘원외 부부는 자기배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몇날을 서로 오가며 잔치를 벌였다.

하루는 묘원외가 염전을 다녀온다고 하면서 하인들 모두를 데리고 배를 떠나 뭍에 올라갔다.
그들이 배에서 보이지 않자 동옥교가  텅빈 배안에서

선창을 열고는 옥경에게 건너오라는 손짓을 하였다.

하루하루를 기회가 오기를 고대하고 있던 옥경은

왕년에 월담하여 유부녀와 간통하던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재빨리 배를 뛰어 넘어 선실로 사라져 버렸다.

동옥교는 문을 잠가 버리고는 침상으로 가는데

옷을 홀딱 벗고는 풍만한 젖가슴과 사타구니의 검고 무성한 숲을

그대로 드러 낸채 기다리고 있었다.

옥경은 허겁지겁 옷을 벗자 말자

말이 필요없이 동옥교의 몸위에 포개져 방사를 치루기 시작한다.
동옥교는 묘원외의 밀계를 받은지라 온갖 방중술의 기교를 다부려

옥경을 구름속에 붕붕뜨게 만들어 놓는다.

"아이 좋아!

이렇게 마음껏 살방아를 찧어주니 오랜만에 나도 구름을 타보네,

돼지같은 배불뚝이 묘가 자슥, 계집하나 만족 시켜 주지도 못하니 속상해 죽겠어요,

당신처럼 멋진 사내랑 살아봤으면 얼마나 좋을까!"

옥교는 옥경의 목덜미에 양팔을 감싸고는 목덜미에 뜨거운 입김을 뿜어대는데,

옥경은 질퍽한 온천수에 육봉을 담근 채 남의 계집 도둑질하는 아슬아슬한 긴장감에

희열의 신음소리도 내지 못하고 가뿐 호흡만 내쉰다.

"헉헉헉!

방아질을 계속하면서 은병이 년은, 허헉헉!

얼굴은 예쁜데 남녀의 운우의 정을 통 모른다고 여기 절구통이 훨씬 좋아 최고야!

우리둘이 같이 지낼 수 만 있다면,  흐흐헉,

그 계집은 딴놈한테 시집 보내버리지, 뭐!"

"으음음! 어머머,

정말로?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난 묘가와 계약결혼이니 파기 해버리지뭐,

으으윽! 아님 우리 서로 바꿔치기 하지 뭐.
묘가 놈도 그 계집애가 싫지 않은 것 같던데,

돌아오면  내가 슬쩍 떠볼께.
그치만 나중에 딴소리하면 난 그냥 팍 죽어버릴꺼야, 알았지?"

"헉헉헉! 

아이구 젠장, 쏙고만 살았나?

내가 거짓말을 하면 여기 양자강 물에 빠져 죽어버리지,

헉헉헉, 이제됐지?"

그제야 옥교는 다짐을 받고는 옥경의 배위로 올라와서는 열심히 절구통을 돌리고

배밑에깔린 옥경은 엉덩이를 올려 방아 장단을 맞춘다,

으음음 하던 옥교가 몸을 부를떨더니 옥경 배위에 쓰러져 버렸다.

옥경은 얼른 옥교를 밀치고 옷을 입고는 자기 배로 돌아왔다.
은병이 당신은 어디있었어 하자 도원경을 다녀온 옥경은 시치미를 뚝떼고는

산책을 하고 왔다고 하면서 태연하게 잠을 청한다.
어쩜 순박하고 착하기만 한 은병이 불쌍하다.

염전을 보고 온다고 나갔던 묘원외는 저녁에 돌아오자 마자

동옥교에게서 옥경과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손뼉까지 치며 좋아한다.
묘원외는 급히 술상을 차리게 한후 옥경을 불러왔다.

"자네와 나는 생사고락을 같이 하기로 약조한 의형제 아닌가?
그러니 사실을 알고 싶네,

자네도 이곳 분위기를 알겠지만

요사이 이곳 양주에는 많은 포졸들을 동원 검색을 수시로 하고 있네,

더군더나 외지에서 와서 뚜렷한 목적이 증명되지 않는다면 첩자로 몰리는 경우도 허다하네

재수없어 걸리면 큰 낭패를 당한다구,

더구나 자네 부인은 내가 봐도 수상한 점이 한두 곳이 아니야

얼굴이 예쁜것은 그렇다치고 무슨 놈의 양가집 규수가 악기와 노래를 그렇게도 잘해,

솔직히 어디서 꼬셔 온것인가?"
옥경(玉卿)은 당황해서 안절부절 못한다.

"그저 형님이 도와 주십시오,

형님만 믿겠습니다."

"사실대로 이야기 하게 내가 알아야 처리를 해 줄 수 있지,

내용도 모르고 무조건 잘못되어 봐 달라고는 할 수 없지 않은가? 

어디서 데려왔는가?"

옥경은 주저하다가 동경에서 유명한 청루 이사사 기생의 양녀로 기녀 수업을 받았는데

원래는 말단 직급의 원씨 집안 고명딸이나 휘종의 눈에 띄어 비빈 간택 절차중

오랑캐의 침략으로 무산되자 이사사가 기적에 올려 양녀로 키워 자신의 후계자로 키우고 있던

예비 기생인데 이사사가 재물에 욕심이 생겨 개봉의 부자 적원외와 혼사 시킨 것을

싫다하여 야반도주하였다고 털어 놓았다.

"하하,

그러면 어쩧던 기생년이네 뭐?

저 옥교년도 기생 출신인데, 뭘.

우리같은 한량들은  언제나 새 계집이 좋은 것이 사실이아닌가?

이놈 저놈 몸을 섞어 남자와의 운우의 맛을 알고 나면 한남자로 만족하며 살아 갈 수가 없다구,

더군다나 기생에게 검은 머리 파뿌리되도록 어쩌구 저쩌구는 가당키나 한 이야기인가

안그래? 하하하. "

이제는 궁금하던 것이 사라졌으니 부담없이 즐겁게 놀아나 보자구.
묘원외는 즉시 동옥교를 불러내어 같이 술을 마신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묘원외는 동옥교에게 가서 은병을 불러함께 즐겁게 이밤을 보내자고 말한다.

그러나 은병은 묘원외를 대하기 싫었던 탓에 몸이 안좋아 쉬어야 겠다며 오지않자,

옥경이 가서는 싫다고 버티는 은병을 다짜고짜 잡아끌고 오는 바람에 하마터면 강물에 빠질뻔 하였다.
술상을 다시 차리고 놀기 시작 하는데 기생이란 것을 알아버린 묘원외는

게임에서 진사람의 마누라에게 이왕 노는것을 재미있고 야한

사랑 놀이로 벌주와 벌을 주기로 정하였다.

첫놀이에서 묘원외가 일부러 졌다,

그러자 옥교가 술을 한입가득 머금고 옥경의 품에 안겨 한모금씩 입을 맞추어 먹여 주었다.
그리고는 안주도 입으로 먹여 주었다.

두번째 게임에서는 옥경이 졌다.

그러나 은병은 멀리서 술잔만 권하고는 옥경의 옆으로 돌아와 버렸다.
동옥교가 입을 삐죽대면서 말한다.

"삼촌은 사내 대장부가 왜 그렇게 신의가 없어요,

남의 부인이 당신을 그리 정성스럽게 벌을 받았는데

자기부인은 못하게 한다면 게임의 약속이 틀리 잖아요?"

옥경은 화를 내는 척 하며 은병을 덥썩안아 묘원에 품에 안겨 주었다.
묘원외는 꿈에 그리던 선녀를 안았으니 황홀경에 빠져 술을 한입 가득먹어

은병의 입에다가 입술을 맞추고는 먹여주려고 하니

더부룩한 수염에 은병은 질겁을 하면서 결국은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여인의 눈물은 오입쟁이에겐 최음데 역활이 되는데,

세사람은 즐겁다고 깔깔대며 분위기가 무르익는데,

은병만은 완강하게 버티며 응하지 않아 그 이상의 일은 진전이 되지않았다.

 

<sns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