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금옥몽

여씨모녀는 우연히 공씨 모녀를 만나 집으로

오토산 2021. 4. 15. 19:50

금옥몽(속 금병매) <101>
여씨모녀는 우연히 공씨 모녀를 만나 집으로 오는데 칠십노인 이수비는 새 여인을 탐한다.

그들은 유명한 상국사(相国寺)에 도착했다.
대단히 큰 사찰이었다.
절안에는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틈이 없었다.
그틈을 타서 젊은 한량과 백수건달들은 나들이 나온 젊은 아낙이나 처녀들의 옆을 지나며

일부러 몸을 비벼 보기도 하고 엉덩이도 슬쩍 만지며 희롱을 하였다.

여인들 또한 뒤돌아 보며 야릇한 미소를 보내니,

서로 눈이 맞은 년 놈들은 손을 맞잡고는 어디론가 사라지기도 했다.
머리를 빡빡 깍은 애송이 중놈들이 입으로는 '아미타불'을 외우면서도

쉴새없이 나들이 온 아낙과 처녀들을 훔쳐보느라 눈알을 굴리고 있었다.
염불을 외우면서도 속으로는 오로지 남녀간의 그 짓만을 생각한다.
부처님의 천리안으로 여인들의 알몸를 꿰뚧어 보지 못함을 아쉬워하는 표정이다.

금계도 오랫만에 곱게 단장하고 나왔으니 피가 끓는 젊은 처녀라

처음 나온 청명절 분위기에 온 몸이 달아 올랐다.
누군가 어서 자신에게 다가와서 몸이라도 비벼주고

엉덩이라도 만져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저 까까머리 중놈들이라도 자신에게 추근대 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여염집 처녀들도 이런 분위기에 야릇한 분위기를 보게된다면

부끄러움이나 창피함 보다는 야릇한 마음이 솟구치는 것은 당연한 일반인들의 마음이다.

그런데  금계가 누구이던가?
전생의 천하에 제일가는 색녀 반금련이 아니었던가?
비록 이승에 금계로 환생은 하였다고 하나 음탕한 피는

저승과 이승을 오고가다 내세(来世)에 다시태어 났건만 끈질기게도 따라 붙어 다녔다.

여인 네명은 이곳 저곳 더 돌아보니 말을 타고 경주하는 놀이, 연극을 구경하는 무리들,

그네를 타는 무리들 등 개봉의 강변에는 상춘객들로  야단법석이었다.

오랬만에 나들이 나온 네 여인들은 부지런하게 구경을 다니다 보니 다리가 무척 아팠다.
길가에 정자가 있어 땀을 식히며 다리를 쉬고 있는데, 

지나가던 차양을 두른 마차 한대가 그들 옆에서 멈추어 섰다.
마부가 내리더니 호떡 두개와 녹두탕 두 그릇을 사가지고 마차안에 넣어 주었다.
차양을 걷을 때 보니 중년의 여인과 예쁘장한 금계 또래의 계집아이가 보였다.
수다쟁이 오씨댁이 궁금한듯이 마부에게 말을 걸었다.

"여보시우, 마부 양반!
어디에서 오는 길이우?"

"여기서 멀리 떨어진 진정부(真定府)에서 여기까지  꼬박 보름이나 걸려 왔다우."

그렇게 주고 받고 있는데  마차의 중년 여인이 고개를 내밀고는

이야기 하는 둘을 보다가 깜짝 놀라며 여씨댁을 보고 소리쳤다.

"어머 이게 누구야?
금계 어멈아니우!
언니 나 몰라 보겠수?"

느닷없는 소리에 여씨댁도 자세히 바라보니

친자매처럼 지내던 공천호의 마누라였다.

"어머,

공씨댁 아니야!
정말 어떻게 여기서 만나다니

옛 이웃 사촌을 그것도 십여년이 지난 이곳에서 운명처럼 만나다니,

아우가 알아보지 못했으면, 그냥 지나칠뻔 했네, 반가워!"

공씨댁이 부랴부랴 마차에서 딸 아이 매옥과 함께 내려서는 여씨댁 손을

부여 잡고 반가워 어쩔줄을 몰라한다.

금계와 매옥은 어릴때에는 친 자매같이 그렇게도 다정 했으나

헤어질때가 여섯살의 어린나이에서 십육세의 젊어 한창 쑥스러워 할 처녀가되어 만났으니

서먹서먹하여 하였다.

 

그러더니 이내 언니 동생하며 옛날 같이 친자매 처럼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두 모녀는 오씨댁은 안중에도 없고 그간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즐겁던 시절이야기는 함께 웃고 그간의 고생한 이야기에는 가슴아파하며 눈물을 흘렸다.

십년전 한 강남에 같이 살던 제비들,

우연히 만나 강남의 꽃소식을 묻는다.
옛 둥지 찾았으나 어디가 어딘지 모른다,

춘풍 받은 돛단배 새 물결에 헤멘다.
바다넘는 외기러기 흰구름이 전송하고,

비파뜯는 여인은 규방의 한을 담았네.

여씨댁이 정신이 들었는지 공씨댁에게 오씨댁을 소개하여 나이가 비슷한 그들은

금방 옛 친구들 같이 친해졌다.
부녀자 여섯명은 시간 가는줄 모르게 그간의 격은 일로 수다를 떨었다.
그런데 과부인 공씨댁도 막연히 고향 개봉에 돌아 오기는 하였지만

집도 절도 없는 고립무원의 신세라 당장 오늘 밤부터 숙식이 문제이며 막막하다고 말했다.

"그럼,

우리집에 가서 당분간 함께 지내며 집을 알아보는게 어때?
영감쟁이야 내가 알아서 할테니 걱정 할 필요 없고,

단지 집이 협소해 불편은 감수 해야 할 것이야?
매옥이도 금계랑 말 동무가 될테니 좋을테고

옛날같이 친자매같이 지냈으면 좋겠네, 어떼?"

여씨댁의 제의에 공씨댁도 뾰족한 다른 방법이 없으니 좋아했다.
날도 차차 어두워지고 하여 일행은 걸어서 집으로 가기로하고,

이삿짐을 싣고온 마차는 천천히 따라오게 하였다.
가는 도중 여씨댁은 공씨댁에게 귓속에다 가만히 말했다.

"우리 지금 부터는 이종사촌이라 하자구,

그래야 영감탱이가 덜 투덜대지 않겠어?"

원래 경사(京师)에서 함께 생활 하였기에 눈치 빠른 공씨댁이었다.
공씨댁도 알았다는 듯 즉시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집앞에 이르자 여씨는 오씨 모녀와 오늘 즐거웠다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이수비는 난데없이 나들이 갔던 마누라가 왠 두 여인을 데리고 온 것을 보고는

어리둥절해 하며 누구시냐고 물었다.

"진정부에 나가 살던 내 이종 사촌이유.
오늘 나들이 갔다 길에서 쉬다가 우연히 만났지 뭐야,

우선 당장 갈곳이 없다하여 이삼일 우리 집에서 묵으면서 집을 알아보라고 했수"

이수비는 가뜩이나 생활도 어려운데 또다른 두 입을 달고 오니 못마땅 하였으나 방법이 없었다.
이수비는 모녀와 인사를 나눈 후 찬찬히 살펴보니 모녀가 모두 빼어난 미인에다가 과부라고 하니

잘만하면 한미천 챙길 수도 있을것 같고, 은근히 군침이 동해 잘 오셨다고 겉치래 인사까지 하였다.

"허허, 이거 웬 떡이야?
생긴것을 보니 저 과부년 이제 한참 물이 올라 남자께나 밝히게 생겼는데

어찌하면 재미를 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마누라 라고는 맨날 구박만 주니 잘되었다고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이번 기회에 회포도 확 풀어 봐야지 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계집애는 예쁘장 한게 돈많은 놈팽이의 첩으로 팔아버리면 사오십 냥은 떨어지겠지."

기분이 좋아진 이수비는 직접 찬거리를 사다가 저녁밥을 지어 함께 먹고는 술도 거나하게 마셨다.
집이 두채이긴 하나 바깥채는 술을 파는 주점이라 방이 두칸 있기는 하나

일하는 하인 이소을과 전처소생 바보 아들이 거쳐하고 있었다.
안채는 방이 세칸이 있었다.
가운데 방은 불상을 모셔놓았고 동쪽방은 부부가 서쪽방은 금계가 쓰고 있었다.
그러니 이수비는 중간방에서 자고 서쪽방은 금계와 매옥이, 동쪽방은 두 여인이 쓰도록 했다.

그날 밤,

이수비는 화주도 몇잔 걸쳐 기분이 좋은데다가 예쁜 공씨댁 얼굴이 떠올라

자기도 모르게 음탕한 마음이 사타구니 사이에 불같이 확 올라오자

자다가 말고 슬그머니 일어나 마누라 자는 방으로 가만히 기어들어갔다.

 

손으로 슬그머니 더듬어 보니 마누라와 공씨댁이 다행히 떨어져 누워 있어

옳지 잘되었다 싶어 마누라의 젖통을 이리저리 주물럭 거리는데

눈도 뜨지 않은채 부시시 일어나면서 중얼거렸다.

"아이 피곤하고 졸려 죽겠는데 아이,

귀찮게 왜이래?
아유 오줌 마려" 하면서

밖으로 나가버렸다.

이수비는 마누라가 일부러 자리를 비켜 준것도 모르고 또 나를 귀찮아 하며

구박하는가 보다 생각하며 그래 잘되었다 하며,

공씨댁에게 다가가 고쟁이를 들추고 손을 넣어 만져 보았다.

 

낮에 처음보며 생각 하였던 것 보다도 더 포동포동하고

살결이 매끄러운 것이 기름을 발라놓은 듯 하였다.
젖가슴과 허벅지도 처녀처럼 탄력이 있는 것이,

평소에는 의무 방어전도 제대로 못치루는 물렁탱이 고추라 구박받던 이수비의 양물(阳物)이

버럭 성을 내며 빨리 샘을 파게해달라고 고개를 쳐들며 재촉했다.

이수비는 한참을 손으로 온몸을 더듬었지만 먼 여행으로 인한 피곤해서인지

잠이 깊이들어 아무 미동도 없었다.
그러자 용기를 내어 고쟁이를 벗기고는

출전을 재촉하는 고추선 양물을 공씨 성문을 향해 돌진하였다.

입성(入城)까지는 아무 저항없이 기세 당당하게 성안으로 잠입하였으나,

난데없이 나타난 성안의 여전사가 교전을 청하자 마자 힘도 한번 써보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여 버리고는 꼬리을 내려 성문을 나오고 말았다.

 

아무저항 한번 없이 성을 점령 할 줄 알았던  이수비는 초초해지자

다시 자신의 양물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기운을 차려 전장을 치루자고 독촉해보지만,

그럴수록 점점더 오그라 들더니 주름잡힌 번데기 새끼처럼 되고 말았다.

 

공씨댁이 깊은 잠에 빠져있기에 망정이지 깨어 났다면

다시 얼굴을 마주하지 못할 정도로 민망스러웠다.
그래도 사내라고 내가 왜 오늘은 이렇지 제안장! 
다음의 기회가 오면 조년이 오줌을 질질 싸도록 해 주어야지!

 

그러면 나를 좋아 하겠지,

그러면 마누라한테 구박을 받아도 괜찮아, 오늘은 영 몸이 안좋아 한다.
아침이 되어 마누라나 공씨댁도 어제 저녁 일을 모르는지 아무 말이 없었다.
이수비는아무리 피곤하다지만 공씨댁도 어제 저녁일을 모를턱이 없는데

아무 말이 없는것을 보면 자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좁은 집안에 같이 지낸다면 불편도 하겠지만 마누라 눈총을 피해

공씨댁을 건드려 볼 기회가 싶지 않을테니, 가까운 곳에 공씨 모녀를 살게 하면은

재미 볼 기회가 쉽게 올것 같아 머리를 짠다.

궁리중에 불현 듯 바로 옆에 있는 바구니 암자 법화암(法华庵) 에서

여인네 과객을 받아준다는 사실을  알고는 혼자 좋아한다.

"그래 그리로 보내면 되겠구나,

바로 옆이니 맨날 가서 재미 볼 수도 있겠지,

다음번에는 실수없이 잘 해 봐야지, 히히"

그러나 늙은 영감탱이가 자기 분수도 모르고 주책을 떨고 있었다.
백년묵은 불여우같은 두 여편네의 속마음을 짐작이나 했겠는가!

남편이랍시고 남자 구실도 못할 뿐 아니라

돈이라도 잘 벌어 여씨댁 모녀가 걱정없이 살게 했다면 모를까?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소용없이 걸리적 거리기만 하는터라,

여씨댁은 아직 젊고 색기가 넘쳐 흐르는 공씨댁을 만나자
그녀를 이용하여 영감탱이를 홀려서 일찌감치 황천길을 보낼 치밀한 계획에서

이루어진 일인지 모르고 있었다.

 

옛말에 '뻘뻘 땀을 흘리고 우물에서 물을 길으면 물 항아리가 박살 난다고 했다'
그러니 넘쳐나는 음기(阴气)가 시들어 빠진 힘도 쓰지 못하게 말라빠진 양기(阳气)를 만나면

'지글지글 끓어 오르는 기름통에 차디찬 물을 확 부어버리면 기름통이 깨어져버리는 것과 똑 같은 이치였다.
그러하니 허벌레하여 색에 홀린 이수비는 죽을때가 얼마 남지 않은것 같은데

앞으로 참으로 눈을뜨고 볼 수 없는 꼴볼견인 일이 벌어질것만 같았다.

<sns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