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링빙야화

변태황과부

오토산 2021. 5. 28. 20:05

#古傳野話(99
변태황과부

인기척에 잠이 깬 황과부가

“누, 누, 누구요?”

 

 이를 다닥다닥 부딪치며 벌벌 떨자

“나는 도적이다.
꼼짝 말고 이불 덮어쓰고 있으렷다.”
 
일부러 목소리를 걸걸하게 깔지만
어딘가 귀에 익은 음성이다.

도둑은 깜깜한 방에서 장롱을 뒤지다가 황과부를 밑에 깐 채 다락을 열고 더듬기 시작했다.

황과부는 그 상황에서도 정신을 차려 머리맡의 바느질 고리짝에서 가위를 집어 들고

도둑의 옷섶 끝자락을 몰래 삭둑 잘라냈다.
 도둑은 여기저기 뒤져도 별것이 없자 황과부를 흔들었다.

 

“네년이 꽂고 다니던 금비녀는 어디 있는겨?”

 

“여, 여, 여기.”

 

황과부가 비녀를 건네주자 조끼 주머니에 넣고 방을 나갈 제 꼬끼요 새벽닭이 울었다.

처마 밑에서 짚신을 신으려던 도둑이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이거 큰일 났네.”
 

그 사이에 눈이 와

발자국이 선명히 찍힐 것이 분명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온 것이다.

농사철도 아닌 꽁꽁 언 정월, 동녘도 트지 않은 새벽에 도둑 말고 누가 길을 걷겠는가.

도둑은 꼼짝없이 황과부 집에 갇히게 되었다.
 
“다락 속의 항아리엔 뭣이 들었소?”
 
“목 아플 때 도라지술이 좋다고 해서….”
 
 황과부의 말에,
도둑은 항아리를 꺼내 도라지술을 몇잔 퍼마시더니 갑자기 이불을 홱 낚아챘다.
어슴푸레 밝아 오는 동창에 과부의 속치마 밑으로 희멀건 허벅지가 드러났다.

검은 보자기로 얼굴을 가린 도둑이 시퍼런 칼날을 들이대고 황과부의 속치마를 걷어 올리고

고쟁이를 내리자 가랑이 사이에 시커먼 도끼 자국이 희미하게 드러났다.

 

“제발, 시키는 대로 할 테니
 그 칼 좀 치우시오.”
 
 황과부의 목에 칼을 들이댄 채
도둑의 다른 한손이 황과부의 옥문에 이르자,

이럴수가, 벌써 미끄덕거리는 옥수가 흥건히 고여 있는 것이다.

도둑이 훌렁훌렁 옷은 벗었지만 검은 복면은 벗지 않은 채

양물을 곧추세운 야릇한 모습으로 황과부 위에 올라타자

‘흐윽’ 황과부의 두손이 도둑의 허리를 꽉 껴안았다.
 
사십대 초반의 육덕진 황과부의 몸이
불덩어리가 되어 숨이 넘어갈 듯 가쁜 숨을 토하며 요분질까지 해대자

도둑은 그만 너무 빨리 달아올라 버렸다.

황과부가 아쉬운 듯 이불을 감은 채

옷 입을 생각을 않자 도둑의 양물은 서너숨도 못 미쳐 또다시 일어섰다.

 

두번째 합환은 천지가 진동하듯 방구들이 꺼지듯 요란하게 일을 치러 황과부는 녹초가 됐다.

날이 새고 사람들이 다녀 길에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혔을 때

도둑은 대문에서 복면을 풀고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밖으로 사라졌다.
 
 며칠 후 보름날,
동네에 윷판이 벌어져 온 마을 사람들이 회나무 아래로 모였다.
황과부가 젊은 주서방에게 다가가

 

“여보게!” 부르자

그는 화들짝 놀랐다.

 

“오늘 밤에 우리 집에 좀 오게나.”

 

주서방은 얼굴이 창백해져 슬금슬금 집으로 가 버렸다.

주서방은 방에 틀어박혀 온갖 생각을 하다가 날이 어두워지자 황과부 집에 갔다.
벌벌 떨면서 댓돌 아래 서 있는 주서방을 황과부가 불러 올렸다.
 
 안방에 씨암탉을 고아 놓고 술잔도 놓았다.
황과부가 잘라 냈던 주서방 옷섶 끝자락을 돌려주자 주서방은 꿇어앉아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고개를 숙였다.

 

주서방 옷섶 끝자락은 다른 천으로 꿰매어져 있었다.
황과부가 싱긋이 웃으며 술을 따르자

그제야 마음이 놓인 주서방은 술잔을 곁들여 닭 한마리를 해치웠다.
 
아랫목에 깔린 요 위에 황과부가 속치마만 입고 드러눕자

주서방이 옷을 벗으려는데 황과부 왈,

 

 “잠깐, 이 보자기를 들고
부엌으로 가 복면을 한 후 부엌칼을 들고 다시 오게나.....
그래야 그날 맛이 날듯하이~~~"

<sn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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