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링빙야화

백팔 번뇌(百八 煩惱)

오토산 2021. 7. 25. 21:22

사랑방(공양간) 이야기
ㅡ 백팔 번뇌(百八 煩惱) ㅡ


'백팔 번뇌(百八 煩惱)'는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108가지의 고뇌'라는

불교 용어이다.


절에 가면 대개 스님들의 세수가 일흔을 넘긴 분이 많다.

아무리 봐도 연세가 많은 것 같지 않은데 물어보면 의외로 많다.
하루는 큰 스님에게 무례를 무릅쓰고 세수를 물었던 적이 있다.

“스님,

올해 세수가 어떻게 되십니꺼?”

 

“그건 왜 물어,

이 놈아.”

 

“기냥요,

요래 봐도 조래 봐도 헷 깔리 가이고요.”

 

“이 놈 봐라.

세속에서 산 세월이 20년이고,

부처님하고 산 세월이 60년이니

갈 날이 꼭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스님들은 부처님이 81세에 열반을 하셨으니

81세까지 사시려 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요즈음은 내가 알고 있는 스님들은 부처님의 삶보다 오래 사신 분들이 많고 정정하다.


“그럼 여든이시네예.”

 

“이놈이 계산도 잘 하네.”

 

“제가 어린아 인가요.

저도 오십 중반입니더.
척 보면 삼척인데요.”

 

“그래그래 너 말은 잘 한다.

그런데 너 사람이 오래 사는 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가 우찌 압니꺼?

스님이 오래 사셨으니 훨씬 잘 아시면서요.”

 

“사람이 오래 살고 싶으면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

우리 몸에는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義) 육근(六根)이라는 여섯 도둑놈이 있는데

이 놈의 욕심이 지나쳐서 사람의 생명을 빨리 거두어간다.

그러니 이 도둑놈들을 다스려야 하느니라.”

“여섯 도둑놈을 잘 다스리라고요?”

 

“예쁜 것만 보려는 눈이라는 도둑놈,
자신에게 좋은 소리만 들으려 하는 귀라는 도둑놈,
좋은 냄새만 맡으려는 코라는 도둑놈,
맛있는 것만 먹으려는 입이라는 도둑놈,
쾌감만 얻으려는 육신이란 도둑놈,
명예와 권력에 집착하려는 생각이라는 도둑놈.

그리고 이 여섯 도둑놈을 다스리는 놈이 바로 마음인데

이를 다스려야 오래 살 수가 있다.

 

알겠어?

이 여섯 도둑 놈이 자꾸 번뇌를 일으켜서 우리 몸을 빨리 망치게 하지.”


“오래 살려면 마음을 곱게 먹어야 오래 살 수 있군요!

이제부터 마음을 잘 다스리겠습니다.”

 

“정신이 건강해야 육신도 건강해지는 법이야.”

 

불가에서 말하는 '108 번뇌'라는 숫자는

'眼耳鼻舌身義'의 육근(六根)과

'色聲香味觸法'의 육경(六境),

좋음과 나쁨, 평등이라는 호악평등(好惡平等),

그리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끊임없이 작용하여 생긴 것을 말한다.

 

즉 육근에 육경을 더하면 12

호,악평등에 3을 곱하면 36,

여기에 과거와 현재와 미래인 3을 곱하면 108이 된다.

 

말하자면

, 108 번뇌는 우리들이 살아 있는 한 끊임없이 작용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육근'이라는 번뇌의 도둑을 조종하는 마음을 잘 다스려야만

건강한 삶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끝.

 

<성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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