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동탁의 악행에 따른 응징의 태동

오토산 2021. 9. 18. 08:22

- 삼국지(三國志) (35)
동탁의 악행에 따른 응징의 태동

오월 단오날,

이날은 동탁이 아침부터 술에 잔뜩 취해 사두마차(四頭馬車)에 미녀들을 가득 태우고 

낙양성 교외로 봄꽃 나들이를 나가고 있었다.

때마침 농부들은 단오 명절을 맞아 옷들을 깨끗이 갈아 입고 삼삼오오 놀이를 나와 있었다.
이렇게 단오에 많은 농부들이 나들이 하는 이유는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하인과 머슴들에게 봄놀이를 즐기게 함으로서,

다가오는 농사철에 대한 위로와 보상의 의미가 컷던 것이었다.
동탁은 농부들의 봄놀이 모습을 보고 까닭없이 화를 내었다.

 

"농사꾼들이 농사는 안 짓고 놀러 나온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냐 ! 

저 년놈들을 당장 모두 붙잡아 오너라 !"

 

동탁의 명령에 따라 호위병들이 농군들을 붙잡으려 하자,
젊은 남녀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을 쳤다.
호위병들이 그중에 몇 명을 붙잡아 오자,

동탁은 무시무시한 명령을 내렸다.

 

"사내놈들은 모두 목을 베어 죽여 버리고,

계집들은 모조리 끌고 가거라 !"

이렇게 동탁이 많은 미녀들을 수레에 싣고 대궐로 돌아가려고 할 때,

불현듯 괴한 하나가 단도를 휘드르며 동탁에게 덤벼든다.

 

"이 역적놈아 !"

 

동탁은 비록 비둔한 몸이지만 기력이 대단한 무장(武將) 출신이 아니던가 ?

그가 괴한의 칼을 피하며 발길로 정강이를 걷어차자,

뒤이어 호위병들이 달려와 괴한을 제압하여 결박을 지었다.

"이놈아 !

누가 너를 시켜서 나에게 이런 짓을 하라고 하더냐 ?"
그러나 자객은 묻는 말에는 대답을 하지않고 탄식해 마지 않는다.

 

"아아, 네

놈을 못 죽인 것이 철천지한이로다 !"

 

"이놈아,

누가 너더러 이런 모반을 시켰단 말이냐 !"
그러자 자객은 시큰둥하게 코웃음을 쳤다.

"뭐 ? 모반 ?

이놈아, 네가 제왕이 아니고,
내가 네놈의 신하가 아닌데, 모반이라니 무슨 개수작이냐 ?
네 놈의 죄가 하늘이 닿아서 백성마다 네 놈 고기를 씹어 먹지 못해서 한탄이다.
내 너를 처치하지 못한 것이 분할 뿐이다 !"
동탁은 그 소리를 듣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당장 저놈의 목을 잘라라 !"

 

호위병들이 즉각 달려들어 괴한을 난도질 했다.
동탁은 괴한을 처치하자 다소간 화가 풀렸는지,

 

"저 자가 어디 사는 놈인지 알아오라 !"하고

명령하였다.

그리하여 괴한의 신분은 나중에 월기교위 오부(越騎校尉 伍孚)라는 것이 밝혀졌고,

동탁은 그의 가족을 모두 참살(慘殺)하라는 잔학한 명령을 내리고 말았다.

이렇게 동탁의 악행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자,

내심으로 분개하는 사람은 크게 늘어났다.
발해 땅에 태수로 있는 원소(袁紹)도

동탁의 악행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소식을 듣고 크게 분개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낙양에 있는 사도 왕윤(司徒 王允)에게 다음과 같은 밀서를 보냈다.

<역신 동탁은 위력으로 천자를 내쫒고 그마저도 시해(弑害)하고 말았으니, 
천하에 둘 도 없는 역신(逆臣) 이옵니다.

그런데도 동탁의 악행을 가까이에서 보고 계시는 공께서는

마치 그것을 모른 체하고 계시니,

그것이 과연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옵니까 ?
본인은 조정을 바로잡아 보려고 지금 군사를 기르는 중이오나,

동탁을 따르는 군사가 물경 20만이나 되므로써 감히 경망되이 동하지 못하고

여러가지 대책을 준비하던 중에 우선 시급히 동탁의 악행을 뿌리 뽑기 위한 대책을 세워 주신다면,

본인은 언제든지 공의 명을 받들 각오가 되어 있음을 알리옵니다.>

왕윤은 원소의 글을 받아 보고 깨닫는 바가 많았다.

그러잖아도 내심으로 고민이 많던 차에,

그와 같은 질책과 경각의 글을 받고 나니 가슴이 아팠다.

그러던 어느 날,

궁중에서 여러 고관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는데

우연히 그 자리에는 동탁의 심복은 한 사람도 없었고

옛날부터 뜻을 같이해 오던 고관들만이 자리에 있었다.
왕윤은 그 자리에서 동료 고관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사실 오늘이 나의 생일이라오.

차린 것은 없지만 여기 계시는 대감들은

오늘 저녁에 내 집으로 오셔서 식사나 같이 나누면 좋겠소."

"오늘이 대감 생신이라면 어찌 우리가 흠례를 하겠습니까.

모두들 함께 가오리다."

 

여러 고관들이 일제히 대답하였다.
왕윤은 곧 집으로 돌아와 후원 별당에 연석을 벌이고

저녁이 되어 고관들이 속속 모여들자 일일히 문밖에서 그들을 영접하였다.

주연이 시작되었다.

평소에 동탁에 대한 울분을

한결같이 품고 있던 그들인지라 연락의 분위기는 처음부터 침통하였다.
술이 몇 순배 돌았을 무렵에 왕윤은 손에 든 술잔을 들여다보며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것을 본 손님들이 의아스러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이 경사스러운 날에

어쩐 일로 눈물을 흘리시오 ?"
왕윤은 고개를 들며 장탄식을 하였다.

 

"실상은,

오늘은 이 사람의 생일이 아니라,

여러분들을 모시고 조용히 애기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동탁의 일파의 이목을 속이려고 그런 핑게를 댔던 것이오.
이제 동탁이 천자를 속이고 권세를 희롱하여

사직(社稷)을 보존하기가 어렵게 되었소.
이 일을 어찌했으면 좋단 말이오 ?"

왕윤이 말을 마치자 자리에 있던 고관들이 일제히 한숨을 내쉰다.
이러는 가운데 문득,

말석에 앉아 있는 사람중에 누군가 별안간 손뼉을 치면서,

 

"아 ~

하하하하...."하고

박장대소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고관들은 일제히 깜짝 놀라며 일제히 그쪽으로 시선을 모았다.
이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무엄하게도 손뼉을 치며

간드러지게 웃고 있는 사람은 교위 조조(曺操)였다.
왕윤은 노기를 띠며 그를 꾸짖었다.

"나라가 망해 가는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이 자리에서 그대는 뭐가 좋다고 박장대소를 하는가 ?"
그러자 조조는 여전히 얼굴에 웃음을 띤 채,

"죄송합니다.

그러나 여러 대신님들의 거동을 보옵고,

소관은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그려.
나라의 운명을 두 어깨에 짊어진 대신들께서 한자리에 모이셔서,

고작 하신다는 말씀이 탄식이요 눈물뿐이니,

이것이 나라의 흥망에 무슨 영향을 주오리까 ?

 

동탁을 탄식과 눈물로 거꾸러뜨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 그러므로 나라를 바로 잡으려면 동탁을 거꾸러뜨릴 계책을 논의하여야 할 것인데,

그럼 말씀은 하나도 없이 눈물만 흘리시니 이 어찌 웃지 않을 수 있사오리까 ?"
조조의 말에 왕윤이 자세를 바로잡으며 정색을 하며 묻는다.

 

"그렇다면 맹덕(孟德)이

좋은 계책이 있으면 말해 보시오."

"불초 소관에게 맡겨 주시면 소관이 동탁의 목을 베어

도문(都門)에 높이 걸어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게 정말 자신 있는 대답이오 ?"

"소관이 근자에 머리를 숙여 동탁을 섬기는 듯이 보이기는 하오나,

실상은 그를 죽여 없앨 기회를 가지려는 것에 불과합니다.

저에게 그런 뜻이 없다면 어찌 대역죄인 동탁에게 머리를 굽히겠습니까 ?"
                           
36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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