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실

퇴계선생의 귀향길 따라 바르고 착한 '사람의 길'을 걷다

오토산 2023. 4. 10. 22:32
불원재 유교문화 해설 (107)
“퇴계선생의 귀향길 따라 바르고 착한 '사람의 길'을 걷다”
 
도산서원(김병일 원장)이 주최한 제4회 퇴계선생귀향길행사가 3/27일 경복궁 사정전앞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4/9일 도산서원에서 폐막식까지 13박14일의 긴 여정이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기간중 구간구간 걷기에 참여한 1500명, 행사참여 500여명 연원 2천여명이 참여하였고
초,중,고 학생 14명과 일반인 30여명은 총700리 길을 완주하였다.
 
행사내용은
27일 1일차 경복궁앞 개막식행사에서 도산12곡 소개및 합창, 퇴계선생 귀향길 선조임금과의 대화 연극,
개막식 축사 (오세훈서울시장, 이철우경북지사, 김형동국회의원, 권기창안동시장)가 있었고,
동호대교 아래 두뭇게 나루터에서 당시 퇴계와 인재 홍섬(洪暹,1504~1585)과의 아쉬운 작별시 창수(唱酬)가 있었다.
 
2일(3/28)차에는 두뭇개 나루터에서 출발하여 한강을 가로질러 동호대교를 건너면서
옛 저자도에서 전별연을 베풀고 전별시를 남긴 고봉 기대승(奇大升), 사암 박순(朴淳), 학봉 김성일(金誠一)의 시를
그 후손들이 당시를 회상하면서 시창을 하였고 아름다운 한강변을 걸으면서 봄기운을 몸에 가득담고
서울의 도심을 걸어 봉은사에 도착하여 오후에는 교무스님과 일행이 차담을 가진후에
영산대 배병삼교수의 ‘퇴계가 계곡으로 물러난 까닭’이란 특강에서
‘퇴계의 물러남은 운둔의 길이 아니라 나라의 위기극복을 위한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개혁하는 길’이란
새로운 주장을 펼쳤다.
 
3일(3/29)차에는 본격적인 걷기 코스로 봉은사에서 출발하여 미음나루까지 19Km를 걷는다.
광진교를 건너 강변북쪽 미음나루로 가기 전에 당시 선생의 문인 정존재 이담(李湛)의 전별시에 대하여
퇴계의 답시 소개와 창이 있었고, 병자호란때 척사파인 청음 김상헌, 김상용형제와 홍익한, 윤달제를
배향한 석실서원 옛터와 조선초 문신 조말생과 대동법을 시행한 잠곡 김육의 묘소도 답심하였다.
 
4일(3/30)차에는 미음나루에서 한여울(국수역)까지 29Km 구간이다. 팔당대교와 팔당댐을 지나서
한강변을 걷던중에 옛 능내역에서 김동연 경기지사가 재현단을 일일이 손을 잡아 환영하였다.
인근에 다산 정약용선생의 생가와 묘소가 있는 유적지에서 다산의 도산사숙록 소개가 있었고
퇴계선생의 제자 김취려(金就礪)는 이곳까지 따라와 한여울에서 퇴계선생을 전별하였다.
 
5일(3/31)차에는 국수역(한여울)에서 배개나루까지 23Km를 걷는 구간이다.
재현단은 첫날부터 도산12곡중 1곡씩 불러 오늘은 제5곡으로 《산전(山前)에 유대(有臺)하고 대하에 유수로다
떼 많은 갈매기는 오면가면 하거든 어쩌다 교교백구는 멀리마음 하는고》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흐르는데 속 검은 갈매기가 벼슬길에 왔다갔다 하지만 어쩌다가 깨끗한 선비가
이들을 따라 가려하는가’ 하면서 ‘사람의 길’을 따라 가기를 바라는 퇴계의 노래이다.
남한강을 거슬러 걸어서 여주 금사면 이포리에 이르러
퇴계가 평소 정인군자(正人君子)로 존경하던 모재 김안국을 모신 기천서원을 들른다.
기천서원은 모재선생을 위시하여 회재 이언적, 치재 홍인우, 오리 이원익, 수몽 정엽, 택당 이식, 나재 홍명구,
기천 홍명하를 모신 서원이다.
 
6일(4/1)차에는 배개나루(梨浦)에서 여주 강천섬(흔바위나루)까지 31Km를 걷는 구간으로 전체 일정중 가장 긴 구간이다. 조포나루터에서 퇴계는 40세에 요절한 치재 홍인우를 그리워 하며 시를 남기고 눈물짓는다.
퇴계선생의 시를 창수하고 여주보를 자나 강천섬을 향해 하염없이 걷는다.
나는 전에 걸었던 3일간 구간에는 일정이 있어서 함께 걷지 못하고 강천섬에서 지친 일행을 맞이하였다.
 
7일(4/2)차에는 강천섬에서 가흥창(가흥초등학교)까지 29Km구간 4만7천보를 걸었다.
여주를 벗어나 원주시 구역에 들어섰다가 섬강(蟾江)변을 지나 남한강과 합류하는 흥원창터에서 휴식을 하면서
당시 충청감사 유홍(兪泓)이 마중나와 퇴계에게 드린 시를 창수하였다.
흥원창부터 남한강의 제방을 따라 걸으면서 비내섬을 지나 충주 가흥초등학교(가흥창터)에 도착하여
일정을 마무리 한다.
 
8일(4/3)차에는 가흥초등학교를 출발하여 충청감영이 있었던 충주 관아공원까지 20Km를 걷는다.
오늘부터 안동시 공무원 50여명이 귀향길에 함께 동참하여 참여인원이 100여명이 넘었다.
절정을 맞은 벚꽃길을 신선인양 여유롭게 걸으면서 충주 중앙탑공원에서 점심과 휴식을 마치고
신립장군의 임진왜란시 패전의 아픈역사가 담긴 탄금대를 지나 충주 중앙천변 벚꽃터널을 지나 관아공원에 도착한다.
관아공원에서 가진 특별행사에서 충주 교육장의 환영인사와 충주향토사학자 김상기박사의 충주감영 해설,
허권수박사의 특강에 이어 김병일 단장님의 퇴계와 중형인 충청감사 이해, 송당 유홍과의 인연에 대한
자세한 해설과 퇴계선생의 시 창수가 있었고,
이 기회에 염와 조성신이 퇴계를 존모하는 지은 도산별곡 가사를 내가 기억을 살려 암송하였다.
 
9일(4/4)차에는 충주관아를 출발하여 청풍문화재단지까지 도보와 뱃길을 따라 25Km구간이다.
오늘 뱃길은 사정이 어려워 운행하지 못하고 6Km 정도를 걷고 버스로 이동하여 청풍문화재 단지에 도착하여
청풍호가 바라보이는 한벽루에서 특별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권기창 안동시장과 안동시 여성단체에서 참여하였고
한산이씨 목은 이색의 후손으로 을사사화시 이곳 구담봉 아래에 자리잡았던 성암 이지번의 후손이 참여한 가운데
중앙대 이문원교수(전독립기념관장)의 성암 이지번과 퇴계선생의 교유에 대한 특강과 시 창수가 있었다.
성암 이지번은 토정 이지함의 형이자, 영의정을 지낸 아계 이산해의 아버지이다.
 
10일(4/5)차에는 청풍유스호스텔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하여 단양향교까지 22Km구간으로
하루종일 비가 내리고 쌀쌀한 날씨에 옛길이 충주댐에 수몰이 되어 배편으로 13Km정도 이동하고
장회나루에서 하선하여 9Km정도를 걸어서 단양향교에 도착한다.
이 곳은 퇴계선생과 제자 금계 황준량이 단양군수를 지냈던 곳으로 퇴계선생과
금계(錦溪)의 많은 시와 유적이 남아 있는 곳으로 허구의 전설이 진실로 여겨진 퇴계와 두향이 이야기가
단양에 회자되어 단양에서는 두향이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단양향교에 도착하여 퇴계선생의 시창수와 학봉선생의 시를 김종길 학봉종손이 창수해 주었고,
단성면 수몰이주민기념관 마당에는 금계 황준량의 선정비와 퇴계선생의 탁오대(濯吾臺),
복도별업(復道別業)이란 대자 글씨가 남아있다.
 
11일(4/6)차에는 단양향교를 출발하여 풍기초등학교까지 죽령을 넘어 경상도에 들어가는 22Km 구간으로
죽령옛길이 잘 복원되어 전국에서도 이름난 걷기코스이기도 하다.
퇴계선생과 영남의 수많은 선비들이 청운의 꿈을 품고 서울로 오르내리던 옛길을
아름다운 자연과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봄기운을 가득 느끼며 죽령고개에 다다른다.
죽령고개에 점심을 마치고 고개마루에 세워진 교남제일관(嶠南第一關)에서
이광호교수가 단양에서 풍기군수로 전임한 퇴계가 충청관찰사인 중형 온계선생이 고향에 들를 때 맞이하고 전송하면서
형제가 주고받은 애틋한 시를 창수하였고 풍기를 향해 하산길에 옛 창락역터를 지나
옛 중앙선 희방사 역을 지나 풍기관아터가 있는 풍기초등학교에서 일정을 마무리 한다.
 
12일(4/7)차에는 풍기초등학교에서 영주두월교차로 까지 20Km구간으로 풍기천변을 따라 영주까지 평탄한 코스이다.
영주시내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두월교차로까지 걸은 뒤에 버스로 이동하여
퇴계선생 당시에 세워진 이산서원에 도착한다.
인근에는 퇴계선생의 배위 허씨부인의 친청인 푸실마을이 있고 외조부 창계 문경동의 묘소 뒤편에
정경부인 허씨의 묘소가 있다.
이산서원에서는 환영행사가 마련되었는데 이 행사에는 박형수 영주지역 국회의원, 이달희 경상북도경제부지사,
권기창 안동시장, 영주부시장, 영주시의회의장 및 시의원, 도의원과 영주의 유림과 영주시민 100여명이 참여하여
환영하였다.
참여자 일행은 퇴계선생을 주향으로 문인인 소고 박승임, 백암 김륵을 배향한 사당 참배와
선비수련원지도위원의 도산십이곡 합창에 이어 퇴계선생이 학문의 목표와 서원에서 지켜야 할 사항을 찬정한
서원원규 강독과 정순우교수와 강구율교수의 특강이 있었다.
 
13일(4/8)차에는 영주두월 교차로에서 출발하여 도산서원 입구 삽골재까지 20Km 구간이다.
날씨가 갑자기 쌀쌀한 가운데 두월리에서 출발하여 영주댐을 건너 봉화땅에 들어서서
퇴계선생의 시와 글씨가 남아있는 전응방(全應房)의 야옹정(野翁亭)을 들러보고
몇 개의 고개를 넘어 안동땅에 당도하여 매정리 저수지 위에서 김밥으로 중식을 대신하였다.
중식후 용두산 높은 재에서 김휘동 전안동시장의 마의태자와 용두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휴식후 고개를 넘어 고려 의종의 원찰인 용수사(龍壽寺)에 도착하니
용수사 회주 원행스님과 신도분들이 떡과 차를 준비하여 반갑게 일행을 맞이한다.
용수사는 노송정 이계양선생의 자제와 후손들이 대를 이어 공부하던 곳으로
입구에 세워진 송재선생과 퇴계선생의 권학시를 김언종교수의 해설과 강구율교수의 시창을 들은 후
퇴계선생 태실로 향한다.
퇴계태실이자 노송정 종택에 들리니 이창건 종손과 종부 내외가 간식을 준비하고 일행을 반갑게 맞이한다.
이광호 교수가 일행을 대표하여 사당 참배후 마당에 세워진 노송정선생이 두 아들에게 보낸
권학시비에 대하여 강구율교수의 시창을 듣고 다시 서원을 향해 출발한다.
온계종택 건너편 길가에 세워진 지산와사 시비 해설과 시창을 마치고 삽골재 마루에서
퇴계선생이 다니며 시를 남긴 삽골재 시를 허권수교수의 해설과 시창수를 듣고
마지막 힘든 고개를 넘어 도산서원 삽골재 주차장에 도착한다.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하여 지난 13일간 280Km를 완주한 학생의 소감 발표를 듣고 일정을 마치고
가까운 선비수련원에서 석식과 여장을 푼다.
 
14일(4/9)차에는 아침8시 삽골재 주차장에는 이철우도지사를 비롯한 도의 간부와
권기창시장을 비롯한 도의원, 시의원이 참여하여 200여명이 도산서당으로 1Km구간을 걷는다.
도산서원에 도착하여 이철우지사가 주관하는 경건한 상덕사 알묘행사를 마치고
10시부터 내빈과 시민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폐막행사를 가졌다.
폐막식 이전에 도산서당에서 퇴계선생이 도산에 이르러 매화와 주고받은 받은 시 해설과
16명의 학생과 김병일원장과의 귀향길걷기 참여소감 토론이 있었다.
 
폐막식에는 식전행사로 선비수련원 지도위원과 안동MBC 어린이합창단의 도산십이곡 합창에 이어
완주한 학생과 82세의 고령참여자의 시상과 소감 발표에서
‘착한사람이 많은 세상’을 바라셨던 퇴계선생의 뜻을 이어가자고 다짐하였다.
 
이날 참석한 김학홍 행정부지사와 권기창 안동시장, 김형동국회의원, 구윤철 경북문화재단이사장,
이동원 정신문화재단대표는 축사와 인사말에서 한목소리로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데 대한 찬사와
노고를 격려하고 내년부터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선생의 마지막 귀향길에서
‘바르고 착한 사람이 걸어 가는 퇴계귀향길’로 전국민이 즐겨걷는 길로 발전시키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