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실

부뚜막에 오줌누고 장가가기

오토산 2012. 8. 8. 17:53

 

 

 

    ☆ 부뚜막에 오줌 누고 장가가기 ☆ 다음은 구전되는 전래동화이다. 추운 겨울, 노모와 함께 살며 부엌살림까지 도맡아 하던 노총각은 한밤중이 되면 멀리 떨어져 있는 뒷간에 가는 것이 몹시 귀찮았다. 잠을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 깨면 벗었던 옷을 챙겨 입어야 하고, 찬바람을 맞으며 집을 반 바퀴 돌아가서 볼일을 보아야 했다. 볼일을 보고 돌아올 쯤에는 잠은 이미 달아난 상태이고, 따뜻하던 잠자리는 싸늘하게 식어 있어서 한 참을 뒤척여야 다시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는 좋은 방법을 생각하다가 간단한 볼일은 방 옆에 붙어 있는 부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어차피 부엌을 사용하는 것도 자신뿐이니 아무도 알 수 없을 것이었다. 봄이 되어 날이 풀리면 바닥의 흙을 퍼내고 새 흙을 덮으면 다시 말끔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 편히 볼일을 볼 수 있었다. 총각의 한밤중 볼일이 계속되자 부뚜막에 더부살이를 하던 고양이가 더 이상 그 꼴을 볼 수 없을 만큼 화가 났다. 다음 날 고양이는 산꼭대기로 달려가 하느님에게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였다. 장가도 못 간 버릇없는 노총각이 부엌에 볼일을 보는 통에 냄새가 나서 견딜 수 없으니 큰 벌을 좀 내려달라고 하였다. 하느님은 현장을 보기 위해 찬바람이 쌩쌩 부는 날 노총각의 집을 방문하였다. 하느님이 집 위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 문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눈을 비비며 노총각이 부엌으로 나왔다. 그러고는 고양이가 말 한 대로 볼일을 보는 것이었다. "저런 버릇없는 놈 같으니라고! 엄연히 뒷간이 있건만 부뚜막에서 볼일을 보다니!" 하느님이 그에게 큰 벌을 내리기로 결정하고 돌아가려는데 잠결에 중얼거리는 노총각의 말이 들려왔다. "아이고 추워라! 나는 집 안에서도 이렇게 추운데 산 위에 사시는 하느님은 얼마나 추우실꼬?" 총각의 말을 듣는 순간 하느님은 자기도 모르게 너털웃음을 지었다. "내 지금까지 수천 년 동안 세상을 지켜보며 많은 사람을 살펴보았지만 산 위에 사는 나를 걱정하는 사람은 처음이로다! 노총각이 노모를 모시고 혼자 살면서 내 걱정까지 하다니! 저렇게 착한 총각에게 벌을 줄 수는 없지. 부엌살림을 대신하고 한겨울에도 이불이 식지 않도록 해줄 착한 처녀를 한 명 구해줘야겠구나!" 부뚜막 고양이의 고자질로 천벌을 받을 위기에 놓였던 노총각은 착한 말 한 마디로 오히려 하느님의 중매를 받아 장가까지 가게 되었다. ☆ 좋은 글 중에서 ☆ ☆ 당신이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밤하늘에 별이 하나씩 돋아난다면 당신 때문에 생겨난 밤하늘의 별은 모두 몇 개나 될까요. 설마 한 개도 만들지 못한 사람은 없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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