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머

몸에 좋은 누룽지

오토산 2013. 12. 18. 03:27

 

 

 6

 

20070218 The Wave, Coyote Buttes North, Paria Canyon-Vermillion Cliffs Wilderness, Arizona 026

 

A-15.만담으로 만든다.

두 사람 이상 때로는 혼자가

대화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여

우습고 즐겁게 세상을 비꼬고 비판하는 것을 말한다.

 

※ *경찰-얌마!

             직업이 뭐야?

*도둑-빈부의 차이를 없애려고 밤낮으로 노력하는 사회사업가 입니다

*경찰-사회사업가?

         말은 번드레하네!

         그런데 넌 어째서 꼭 혼자 하는가?

*도둑-세상에 믿을 놈이 있어야지요

*경찰-하기야 당신 마누라도 도둑질한 물건을 갖고 도망갔다니

          믿을 놈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겠지!

         자네 부인이 왜 도망갔는지 그 이유를 아나?

         사랑하는 사람이 잡힐까 봐

         집에서 가슴 졸이며 사는 생활이

         자네 부인은 겁나고 두려웠던 거야!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그 잘난 사회사업 그만하게

          또 마누라를 도망가게 하지 말고.

*도둑-마누라 도망가는 거 뭐 걱정합니까?

        도망가면 바로 훔쳐오면 되죠

        자꾸 도망갈수록 촉감 좋고

        향기 좋은 신품이 얼마든지 많은데.

*경찰-참 희한한 놈 다 보겠네

        도대체 걱정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놈이구먼!

        좋아.

        이번에는 휴가에 관해 묻겠다

        니들은 휴가도 안 가니?

        니들이 극성을 부리니 특별 단속령이 내려

        나도 휴가 반납하고 이렇게 근무하게 되었다

        남들 갈 때 니들도 휴가좀 가라!

        이렇게 남의 휴가 망치지 말고,

        니들도 남들 갈때 같이 가는 거야

        내 말은 이렇게 휴가철에 잡히면 우리도 망치고

        너희들도 망치고 하여 피차 피곤해지는데,

        우리 그렇게 살지 말자는 거다 알았제이?

        왜 대답이 없냐?

        머리라도 식힐겸 휴가 좀 가란 말이다

 

*도둑-저희들 휴가가 뭐 따로 있나요

         이렇게 잡히는 날이 휴가인 거죠

         저희들은 휴가보상비도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겁니다

 

*경찰-아들 학교에서 아버지 직업을 물어 볼텐데

        아들 기죽이지 말고 아예 손을 씻게

*도둑-그렇지 않아도 아들놈이 묻길래

        귀금속 이동쎈터 운영한다고 당당하게 말하라고 했어요

*경찰-자네 태도를 보면 뉘우치거나 부끄러운 적은 없고

         재미난 직업으로알고있어

         지금까지 가장 슬펐던 일은?

 

*도둑-훔친 다이아몬드를 마누라가 팔러가다가

         날치기 당했을때죠

*경찰-마누라가 뭐라고 하던가?

*도둑-본전에 팔았다고 하던대요

*경찰-도둑질하러 다니면 자녀교육은 언제 시키나?

*도둑-틈만 나면 현장에 데리고 다니면서

        절대 들키지 않도록 감각을 갖도록

        특별과외를 시키고 있죠.

 

    ☞ 불합리한 것에 합리성을 섞으면 웃음이 난다.

 

 

몸에 좋은 누룽지 (補身灼食)

어떤 총각 둘이서 친하게 지냈는데 한 친구가 어쩐 일인지
늘 다 죽어 가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야, 나 기운 없어 죽겠다."

"젊은 녀석이 만나기만 하면 그런 소리나 해대고, 안됐다.
대체 왜 그래?"

"너도 내 입장이 되어 봐라. 너야 부모님 밑에서 잘 먹고
지내지만 나야 어디 그러냐? 아버지 어머니 다 돌아가시고
형수 밑에서 얻어먹는데."


"형수가 굶기기라도 해 ?"
"굶기기야 하겠냐 ? 밥을 준다는 게 맨 날 눌은밥이야.
 이젠 누룽지만 보면 신물이 난다."

그 말을 들은 친구는 가만히 생각하더니 좋은 꾀를

하나 궁리해 냈다.


"너 걱정하지 마라. 좋은 수가 있다."
"어떻게 하는데 ?"

"아무 생각말고 내일 아침 내가 갈 테니까 미리

변소에 가서 쭈그리고 앉아 있기나 해라.

그리고 내가 묻는 말에 시키는 대로
대답이나 하면 돼."
친구는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이른 후 돌아갔다.

다음날 그 친구가 찾아왔다.


"아주머니, 안녕하십니까 ?
그런데 얘는 어디 갔습니까 ?"

"도련님은 변소에 가셨는데 좀 기다리시죠."

"아닙니다. 제가 볼 일이 좀 급해서요.
 거기 가서 이야기하면 되겠네요."


 친구는 변소 앞에 가서 큰 소리로 이야기했다.
"야, 너 물건 한번 되게 크다. 요새 무얼 먹는데 그래 ?
"맨 날 누룽지지 뭐,"

"야 너 누른밥 한 해 먹고 이렇게 커졌으니,
 한 해만 더 먹으면 방망이만 하겠다.

 

형수는 부엌에서 밥하다 말고 이 소리를 다 들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다시는 시동생에게 누룽지를 주지 않았다.
그 좋은 누룽지는 매일 매일 형님 차지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