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문화

소요산 자재암과 원효대사

오토산 2014. 3. 3. 02:32

 

 

 

 

자재암의 전경

 

원효대사가 요석공주와 인연이 있은후 수행을 하던중,

비가내리는 어느날, 심야에 약초를 캐다가 길을 잃은 아녀자로 화현(化現)한 관세음보살이

원효대사에게 하룻밤 쉬어가기를 원했고 중생구제의 구실을 붙여 수도일념의 심지를 시험하였으니

원효대사가 이르기를 심생즉종종법생 이요 심멸즉종종법멸 이라.

"마음이 생한즉 옳고그르고,  크고작고, 깨끗하고 더럽고, 있고없는 가지가지 모든법이 생기는것이요.

마음이 멸한즉 상대적 시비의 가지가지 법이 없어지는것이니,

나 원효에게는 자재무애의 참도니 수행의 힘이 있노라" 하는 법문에

그여인은 미소를 지으며 유유히 사라졌다.

 

 

자재암의 주전각인 대웅전은 정면3칸 측면2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석가모니 부처님을 주불로
관세음 보살님과 대세지 보살님을 좌우
협시불로 봉안되어 있다.

 

원효대사는 관세음보살의 화현임을 알았고, 그후 지극한 정진으로 더욱 깊은수행을 쌓았으며,

후학을 교계할 생각으로 정사를 지었다.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자재무애의 수행을 쌓았다는 뜻에서

 정사를 이름하여 자재암 이라 했다고 한다

 

 

 

원효스님이 수행하시던 굴법당으로

예로부터 나한기도로 유명한 자재암

나한전은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가섭존자와 아난존자를

비롯한 16나한상과 천불이 봉안되어있다.

 

 

자재암의 원효샘의 모습
원효 대사께서 만든 우물이라 하여 ‘원효샘’이라 불리웠던 것이

각지에 만병통치의 약물로 소문이 퍼져 특히 음력 3월 3일 삼짓날에는

물을 마시러 오는 사람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저마다의 간절함이  불꽃을 밝힌다

 

 

 

 

       ↑

                                                             자재암의 삼성각
                               산신(山神)·칠성(七星)·독성(獨聖)을 함께 모셔져 있는 당우

 

 

 

 

 

 

 

 

 

 

시원한 물줄기가 암벽위에 쏟아지고있는
옥류폭포


 

 

 

 

 

 

 

 

 

 

 

 

 

 

 

 

 

 

 

 

 

 

           

          폭풍우가 몰아치는 어느 날....원효 대사께서는..

 

 

  

『이토록 깊은 밤, 폭풍우 속에 여자가 찾아올 리가 없지.

 

거센 비바람 속에서 얼핏 여자의 음성을 들었던 원효 스님은

 

자신의 공부를 탓하며 다시 마음을 굳게 다졌다.

 

 

『아직도 여인에 대한 동경이 나를 유혹하는구나.

 

이루기 전에는 결코 자리를 뜨지 않으리라.

 

 

자세를 고쳐 점차 선정에 든 원효스님은 휘몰아치는

 

바람과 거센 빗소리를 분명히 듣는가 하면 자신의

 

존재마저 아득함을 느꼈다.

 

 

스님은 벌떡 일어났다. 그러나 다음 순간 망설였다.

 

여인은 황급하게 문을 두드리며 스님을 불렀다.

 

 

스님은 문을 열었다. 왈칵 비바람이 방안으로

 

밀려들면서 방안의 등잔불이 꺼졌다.

 

 

『스님, 죄송합니다. 이렇게 어두운 밤에 찾아와서.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비를 맞고 서 있는 여인을

 

보고도 스님은 선뜻 들어오란 말이 나오질 않았다.

 

 

『스님, 하룻밤만 지내고 가게 해주세요 .

 

   

여인의 간곡한 애원에 스님은 문 한쪽으로 비켜섰다.

 

여인이 토막으로 들어섰다.

 

『스님, 불 좀 켜 주세요. 너무 컴컴해요.

 

 

스님은 묵묵히 화롯불을 찾아 등잔에 불을 옮겼다.

 

방 안이 밝아지자 비에 젖은 여인의 육체가 눈에 들어왔다.

 

와들와들 떨고 있는 여인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스님, 추워서 견딜 수가 없어요. 제 몸 좀 비벼 주세요.

 

 

여인의 아름다움에 잠시 취해 있던 스님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

 

공연히 들여놨나 싶어 후회했다.

 

 
 

떨며 신음하는 여인을 안 보려고 스님은 눈을 감았다.

 

하지만 비에 젖어 속살이 들여다보이는

 

여인의 모습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 닌가.

 

 

『모든 것은 마음에 따라 일어나는 것.

 

내 마음에 색심이 없다면 이 여인이 목석과 다를 바 있으랴.

 

 

스님은 부지중에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여인을 안아

 

침상에 눕히고는 언 몸을 주물러 녹여 주기 시작했다.

 

풍만한 여체를 대하자 스님은 묘한 느낌이 일기 시작했다.

 

 

스님은 순간 여인을 안아 침상에 눕히고는

 

언 몸을 주물러 녹여 주기 시작했다.

 

스님은 순간 여인을

 

침상에서 밀어냈다.

 

 

 

「나의 오랜 수도를 하룻밤 사이에 허물 수야 없지.

 

 

이미 해골 물을 달게 마시고 「일체유심조」의 도리를

 

깨달은 스님은 다시 자기 정리를 시작했다.

 

 

「해골은 물그릇으로 알았을 때는 그 물이 맛있더니,

 

해골을 해골로 볼 때는 그 물이 더럽고

 

구역질이 나지 않았던가.

 

 

일체만물이 마음에서 비롯된다 하였으니

 

내 어찌 더 이상 속으랴.

 

 

이 여인을 목석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여인으로 보면서도 마음속에 색심이

 

일지 않으면 자신의 공부는 온전하다고 생각했다.

 

 
 

스님은 다시 여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는 여인의

 

몸을 비비면서 염불을 했다. 여인의 풍만 한 육체는

 

여인의 육체가 아니라 한 생명일 뿐이었다.

 

 

스님은 여인의 혈맥을 찾아 한 생명에게 힘을 부어주고 있었다 .

 

남을 돕는 것은 기쁜 일. 더욱이 남과 나를 가리지 않고

 

자비로써 도울 때 그것은 이미 남을 돕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이 되는 것이다.

 

 

도움을 주는 자와 받는 자의 구별이 없을 때

 

사람은 경건 해진다 여인과 자기 의 분별을 떠나

 

한 생명을 위해 움직이는 원효 스님은 마치

 

자기 마음을 찾듯 준엄했다. 여인의 몸이

 

서서히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린 여인은 요염한 웃음을 지으며

 

스님 앞에 일어나 앉았다. 여인과 자신의

 

경계를 느낀 스님은 순간 밖으로 뛰쳐나왔다.

 

 

폭풍우가 지난 후의 아침 해는 더욱 찬란하고 장엄했다.

 

간밤의 폭우로 물이 많아진 옥류폭포의 물기둥이

 

폭음을 내며 떨어지고 있었다.

 

스님은 훨훨 옷을 벗고 옥류천 맑은 물에 몸을 담 그었다.

 

뼛속까지 시원한 물속에서 무한한 희열을 느끼는데

 

여인이 다가왔다.

 

 

『스님, 저도 목욕 좀 해야겠어요.

 

여인은 옷을 벗어 던지고는 물속으로 들어와

 

스님 곁으로 다가왔다. 아침 햇살을 받은 여인의

 

몸매는 눈이 부셨다.

 

스님은 생명체 이상으로

 

보이는 그 느낌을 자제하고 항거했다.

 

결국 스님은 눈을 부릅뜨고 외쳤다.

 

 

『너는 나를 유혹해서 어쩌자는 거냐?

 

『호호호, 스님도. 어디 제가 스님을 유혹합니까?

 

스님이 저를 색안으로 보시면서..

.

 

큰 방망이로 얻어맞은 듯 순간 스님의 머리는

 

무한한 혼돈이 일었다.

 

「색안으로 보는 원효의 마음」이란

 

여인의 목소리가 계속 스님의 귓전을 때렸다.

 

 

거센 폭포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계속하여 여인의 음성이 혼돈으로

 

가득 찬 머릿속을 후비고 들어올 뿐.

 

 

「색안으로 보는 원효의 마음」을 거듭거듭 뇌이면서

 

원효스님은 서서히 정신을 차렸다. 폭포 소리가

 

들렸고 캄캄했던 눈앞의 사물이 제 빛을 찾고

 

제 모습을 드러냈다.

 

이렇게 의식되는 눈앞의 경계를 놓치지 않고 원효

 

스님은 갑자기 눈을 떴다.

 

 

원효스님은 처음으로 빛을 발견한 듯 모든 것을

 

명료하게 보았다.

 

 

「옳거니, 바로 그 거로구나. 모든 것이 그것으로

 

인하여 생기는 그 마음까지도 버려야 하는 그 도리!

 

 

스님은 물을 차고 일어섰다. 그의 발가벗은 몸을 여인 앞에

 

아랑곳없이 드러내며 유유히 걸어 나왔다.

 

 

주변의 산과 물, 여인과 나무 등 일체의 모습이

 

생동하고 있었다.

 

 

여인은 어느새 금빛 찬란한 후광을 띤 보살이 되어

 

폭포를 거슬러 사라졌다. 원효 스님은 그 곳에 암자를 세웠다.

 

자기의 몸과 마음을 뜻대로 한 곳이라 하여 절 이름을

 

자재암」이라 했다.

 

 

지금도 동두천에서 멀지 않은 단풍으로 유명한

 

소요산 골 짜기에는 보살이 목욕했다는 옥류폭포가

 

있고 그 앞에는 스님들이 자재의 도리를

 

공부하는 자재암이 있다.

            

                               ~받 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