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 아지매 !
많이 듣던 이야기다.
경겹게, 그러나 조금은 왈가닥스럽게
오이소, 사이소 하면서
우리를 우왁스럽게 잡가 끄는 왈순아지매 같은
자갈치 아지매를 만나러
우리는 자갈치를 가기위해 거제를 떠났다.
비몽사몽이라 하지만
해장국으로 속을 푼 일행은
언제 그랬냐는듯 멀쩡한 얼굴로
서로 처다보며 웃으며
거제대교를 건너
조금은 무섭기까지한 바닷물 아래 43 m까지 아래라는
거제 해저 수중 터널을 지나
우리는 부산, 자갈치에 도착 하였다.
수년전 부터
미식가이고 식도락가로 명성을 가진 정 시장이
부산에 가면 꼭 들려야한다고 강조했던
자갈치 양곱창 맛집을
이제서야 들리게 되었다.
벼르고 별렀던 바로 그 양 전문 자갈치 백화 식당을. . .
우리는 열두어개 열린 식당이 쫘악 벌려져있는
약간은 낯설은 분위기에 주눅이 들어
앉는것도 잘못앉아
소문난 자갈치 아지매의 꽥~ 소리를 듣고서야
예약을 해둔 백화양곱창 1 호 에 앉게 되었다.
우선 눈에 띄는건 백 종원 3 대천왕이 다녀 갔다는
55 년 전통의 원조 1 호집이란 것이고
알듯모를듯한 웃음을 머금은
이집 원조 아지매 이 구자 씨의 따님
2 대 주인 김 시은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자갈치 아지매인데
앉기까지가 왈가닥 스러웠지 정작 자리를 잡으니
웃음띈 얼굴로 곰살맞게 애교도 적당하고
알맞게 구운 양 고기 살점을 요리조리 잘라
꼭 입에 넣어 주듯이 살짝 살짝 눈웃음과 함께 나누어 주니
우리는 금세 봄눈 녹듯 흐물흐물해져서 기분이 좋아진다.
300 g 에 25,000 원씩하는 고급 음식인 소 내장인
양 곱창 요리를 맛있게 먹고 있다.
내장의 여러가지 부분고기를 종류별로
연탄불에 지글지글 알맛게 구어 나누어주니
처음 먹어보는것인양 신기하게 여긴다.
양념구이는 또다른 맛이고
뽁음밥을 잘 버물여 김에 알맞게 쏘옥 말아
입에까지 넣어주니 모두들 좋아들 한다.
사내 들이란 그저. . .
잠깐 사이에 꽤 매상이 오르고
옆집 아지매까지 거들고 나서는 우리집 좌판엔
언제 그랬냔듯 소주병이 비워진다.
뭐 그렇게까지 찾아가 먹으려느냐고 핀잔을 주던 친구까지
꽤 맛있게 먹었다면서 좋아들 한다.
원래 6,25 피난시절 피난민들의 주린배를 채울려고
소를 잡고 내다파는 값싼 내장들을 받아다
양념에 잘 버물여 구어파던 집인데
소문이 나고 맛집으로 명성을 얻어
백화 양곱창 전문식당으로 열개가 넘는 구획식당을 갖추고
원조 를 흉내낸 이웃식당이 자꾸 들어서
이젠 양곱창 먹자 골목까지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배불리 먹고
양곱창 굽는 연기 자욱한 이곳에서
사람들로 붐벼 왁자한 밤풍경을 떠올리며
언젠가 다시 부산에 들리면
그 분위기에 몸을 맡겨야겠다고 다짐들을 하고 가게를 나섰다.
자갈치는 자갈치로되
옛 질퍽거리는 노상 난전이 아니고
잘 가꾸어 지었다는 낯선 신축 건물에
반들거리다 싶은 경관과
상술에 절은 아지매들의 농을 들으며
옛날 정겹던 그때 그 시절을 그리워한다.
언제 였던가 ?
피난 시절 나도 영주동 살면서
이곳 자갈치에서 자잔한 빵게를 가지고 놀며
영도다리 꺼떡꺼떡 올리고 내리는걸 보면서
세월을 죽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 .
어언 60 년도 한참 넘은 세월이네 그려
자갈치는 자갈치나
옛 자갈치는 어디 떠나 버렸나 ?
갈매기가 사람들을
이리돌고 저리돌면서
우리를 놀리고 있다.
안동촌놈 왔나 ? 하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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