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행기

어느 토요일 , 월령교의 봄(처음처럼 作)

오토산 2019. 4. 1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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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나리고 바람불어 눈흘기는


봄시샘 추위에도 옷깃여미고


모처럼 맑고 청정한 토요일


월영교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멀리 부산에서 찾아온 까까머리 중학교 동기친구를


이곳 월영교의 꽃비내리는 봄빛 가득한


월영정에서 만나고 있다.




저도 아파 머리를 그냥두지 않았던 친구는


이번에는 평생지기 아내를 파킨슨을 동무하도록 만들고


오늘은 휠체어까지 끌면서 정다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마침 월영호반에는 때늦은 봄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깊어가는 봄날을 축하하고


가끔씩 가볍게 부는 바람에도 흥을 이기지 못하고


꽃비가 되어 낙화로 흩날린다.




어디 그 뿐인가 차를 함께하는 도반이라는 일행들은


깊은 맛의 보이차를 다려와 내어 대접하고


대상까지 받은 경력의 시조창 을


흐르는 강물에 띄우고 바람에 흩뿌리고


꽃비에 섞어 우리를 즐겁게 한다.


마침 서울가는 기차는 멋진 추임새를 넣기도 하고. . .




우리는 마음에 남는 추억 한자락 남기고


이곳에는 보름날엔 달이 여섯일곱 뜬다고


알뜰한 문화해설까지 곁들이며 정을 담아 나눈다.




우리와는 무관하게 토요일 월영장터엔


안동사는 이쁜 아이들은 모두다 몰려나왔는지


찌지고 뽁고 왁자를 나누고 있다.


멋을 부린 아이가 내앞에서 재롱을 선물하고


한복을 곱게 입은 새댁은 이쁜 아이를 디카에 담느라


몰카찍는 나를 보지도 못한다.




무심히 오르내리는 황토돛배는 아랑곳않고


도화꽃피는 강가 물위에는


떨어져내린 꽃잎들이 서로를 처다보며


나도 언젠가는 화려한 꽃으로 사랑받았다 하며 운다.




돌아서는 나를 붙잡는 글귀하나가 있다.




너는 진실했냐고 ?


늘 공평했었냐고 ?


언제나  선의와 우정을 더하며 살았냐고 ?


그리고,  그리고


모두를 유익하게 해줬냐고 묻고 있다.




나는 길에서 길을 물었다.


정말 너는 어쨌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