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초한지(楚漢誌) 《초장(楚將) 용저의 위태로운 자신감》

오토산 2020. 6. 8. 09:48



초한지(楚漢誌) (111)

초장(楚將) 용저의 위태로운 자신감

한신이 대군으로 제성(齊城)을 겹겹이 포위하고 맹렬한 공격을 퍼부으니,

제왕은 크게 당황하여 대장 전횡을 불러 상의한다.

 

"한신이 맹렬하게 공격해 오고 있는데, 팽성에서는 아직도 구원병이 오지 않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

이러다가는 제대로 한 번 싸워보지도 못하고 앉아서 망하게 되는 게 아니오 ?"

전횡이 대답한다.
"우리가 앉아서 망할 수는 없는 일이옵니다.

오늘 중으로 구원병이 오지 않으면, 오늘 한밤중에 우리 군사들을 총동원하여 기습 작전을 감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제왕은 그 말을 옳게 여겨, 전군에 긴급 동원령을 내려 전투 태세를 긴급히 갖추게 하였다.
그런데 밤이 되어 성의 망루(望樓)에서 적진을 굽어살펴 보니,

한신의 진영에는 횃불을 수없이 켜놓아서, 한밤중인데도 대낮같이 밝지 않은가 ?
그러나 제나라의 입장에서는 예정되었던 기습 공격을 포기해 버릴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전횡은 수천 군사를 동문으로 휘몰아쳐 나오며,
"한신이라는 놈은 어디 있느냐 !

네가 용기가 있다면 나하고 자웅을 겨루자 ! "하고

장창을 휘두르며 큰소리로 외쳐댔다.

전횡이 쳐들어 간 곳은 마침 조참(曺參)의 부대가 있는 곳이었다.
조참은 크게 화를 내며 휘하 병사들을 휘몰아쳐 나와,

두 장수 사이에는 맹렬한 전투가 벌어졌다.
그리고 한낮같이 밝던 한군 진영의 횃불을  일시에 꺼버려서,

전횡과 조참은 어둠 속에서 불꽃 튀는 일대 접전을 계속하였다.

10합,20합, 30합 ... 끝없이 싸워도 승부가 날 것 같지 않았다.
한신이 그 광경을 보고 군령을 내린다.

 

"좌군(左軍)과 우군(右軍)은 적을 일시에 협공하라.

그러면 적은 도망을 가게 될 것이다."

 

명령에 따라 한군이 좌우에서 일시에 진고를 울리고 함성을 지르며 노도와 같이 제군 앞으로 밀려나가니,

전횡은 어쩔 수가 없이 쫒기기 시작하였다.

한신은 도망치는 전횡을 바라보며 다시 군령을 내렸다.
"적의 복병이 있을지 모르니 절대로 추격은 하지 말아라."

 

추격이 없는 덕택에 전횡은 군사들과 함께 무사히 도망을 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주성(主城)을 계속하여 지탱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

숫제 야음을 틈타 고밀현(高密縣)으로 본거지를 옮기면서 항우에게 구원병을 요청하는 긴급 표문을 다시 올렸다.

<폐하께서 통일 천하의 위업을 성취하실 날이 멀지 않았사온데,

유방이 주제넘게도 한신을 시켜 삼진과 연,조, 나라를 평정하고 이제는 우리 나라까지 넘보며

대군을 휘몰아쳐와서 저희들은 이미 주성(主城)을 빼앗기고 고밀현으로 근거를 옮겨 가옵니다.

저희 나라로 말할 것 같으면 초나라의 목덜미와 다름이 없어서 저희가 망하면 폐하의 통일 위업을 유방에게

빼앗기게 될 것이옵고, 경우에 따라서는 초나라의 존망도 위태로울 것이니,

만사 제치고 저희에게 구원병을 시급히 보내주시어 저희 나라를 구해 주시옵소서.>

항우는 제왕이 보내 온 서한을 읽어 보고,

즉석에서 대장 용저(龍沮)와 주란(周蘭)을 불러 명했다.

 

"지금 제나라 형편이 대단히 위급한 모양이니,

고밀성으로 달려가서 제왕을 도와 한신의 군사들을 씨알머리도 없이 때려 부수라.

만약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하거든 그 사실을 즉각 내게 알려라.

그러면 내가 직접 달려가리라."
용저가 머리를 조아리며 아뢴다.

 

"폐하께서는 안심하시옵소서.

신이 한신의 머리를 베어 폐하의 단하(壇下)에 바쳐 올리겠사옵니다."

 

항우는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자기가 입던 전포(戰袍)를 벗어 용저에게 입혀주며,
"장군의 충성심은 익히 알고 있으나,

이번에는 기필코 한신의 목을 따와서 충성심을 증명해 보이라."하며 격려하였다.

 

이윽고 용저와 주란은 항우의 전송을 받으며 떠났는데,

그 위용이 당당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한편, 한신은 제나라의 주성(主城)을 점령한 뒤, 다시 출동하여 제왕이 있는 고밀성을 포위하였다.
그리하여 고밀성을 공략하고 있었는데, 팽성으로부터 항우의 구원병이 오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
한신은 짐짓 고밀성 5리 밖으로 후퇴하여 새로 진을 쳐놓고 모든 장수들에게 말했다.

 

"용저는 초나라의 명장이다.

그는 무용이 출중하여 이번에 대군을 이끌고 제나라를 구하러 오는 중이다.

우리가 정면으로 싸워서는 그를 당해내기가 어려울지 모르니,

용저를 지혜로써 격파하여야 하겠다."
그러면서 모든 장수들에게 제각기 임무을 부여해 주었다.

한편, 용저는 고밀성 30리 밖에 진을 치고, 제나라의 형편을 알아보니,

한신의 공격으로 고밀성의 운명은 경각에 달려있다는 것이 아닌가 ?
용저는 그 소리를 듣고 주란에게 말한다.

 

"내가 듣건대,

한신이라는 자는 그 옛날 거지 생활을 할 때에는 빨래하는 표모(漂母)에게 찬밥을 빌어먹은 일조차 있었고,

인품이 비겁하여 깡패들의 가랑이 밑을 기어나온 일도 있었다고 들었소.

그러니 한신이란 자는 결코 두려워할 인물은 못 되오."
그 말을 듣고 주란이 대답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아니합니다.

한신은 삼진을 평정한 이래로, 가는 곳마다 그를 당해 낸 장수가 없습니다.

지난날 항왕께서도 한신의 전차 작전(戰車作戰)에 말려들어 크게 패하신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신이 소년 시절에 남의 사타구니 밑을 기어나간 것을 두고 , 세상 사람들이 비웃고 있기는 하오나,

저는 오히려 그 점을 경계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그만한 인내심이 없었다면 어찌 오늘의 대성(大成)을 이룰 수가 있었겠습니까 ?"

* 글 중간에 붙여.
요즘 우리에게는 한신과 같은, 시대의 명장(名將) 한 사람이 크게 부각(浮刻) 되고 있다.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일이지만,

그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 월드컵 대표팀 수석코치를 역임하며

히딩크와 함께 우리나라 대표팀을 월드컵 축구 4강으로 이끌었던 명장이었다.
그런 그가 월드컵 성과(成果)를 바탕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과 경남, 전남팀 감독을 이어서 맡았지만,

무슨 이유인지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줄줄이 감독자리에서 밀려났다.

아니 어쩌면, 지난 2002 월드컵의 명승부를 이끌어 내었던 공(功)은 모두 까먹고,

사람들이 판단하는 그의 능력은 전임 감독인 히딩크에 비해 좁쌀만큼 보이도록 무시된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를 감독으로 받아주는 국내 축구팀은 더이상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축구의 열정이 사라지지 않았던 그는,

자신이 긴시간 동안 갈고,닦았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다른 나라에서 간신히 잡았다.

(나를 비롯한 우리 모두는 그렇게 보았다.)
그가 새로 맡은 일은, 변방(邊方) 축구를 하는 허약체(虛弱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다.
베트남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축구를 좋아하는 나를 비롯한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그의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의 부임은 패군지장(敗軍智將)의 낙향(落鄕) 쯤으로 여겨왔다.

그랬던 그가, 작년 10월부터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써 선수를 고르고 기량을 향상시킨 결과.

감독으로 부임한지 불과 4개월 만에 아시아 축구연맹이 주최하는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우즈베키스탄과의 설중(雪中) 혈투 끝에 준우승을 차지하며,  베트남 축구 역사의 새 장(章)을 써 냈다.
이어 벌어진,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 결승전에서는

탁월한 용병술을 펼친 끝에 단독으로 우승을 차지하여 9천만에 이르는 베트남 국민을

한순간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 넣었다.

<마법을 부리는 위대한 전략가>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대표팀이 스즈키컵 결승에 오르자 베트남 현지 매체 <소하>는 이렇게 극찬했다.
공교롭게도 그 옛날에 <한신>장군을 대원수로 적극 천거한 사람도 <소하>였으니,

<박항서> 감독의 이름도 이제는 그 옛날의 한나라 대장군 한신에 견주워, 

<박한신>으로 바꿔 불러야 하지 않겠나 ?

용병술에 탁월한 <박항서> 감독, 분명히 그는 일찌감치 소년 시절에

<초한지>를 읽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그러나, 시대가 바뀐만큼 , 요즘 소주병이 옮기며 각색(脚色)하며 쓰고 있는

"성인 남자들의 글" 열국지(熱國誌)에 이은 초한지(楚漢誌)를 꼭 읽어 보기를 권하는 바이다.

이유는 ?
<박항서> 감독이 지금까지는 초한 시대(楚漢時代)의 한신 장군(韓信將軍) 처럼 잘 싸워 왔지만,
바로 뒤에 있을 위기도 슬기롭게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박항서>감독은 내년 1월 아랍에미레이트 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 축구연맹의 아시안컵 쟁탈전을 앞두고 있다.

이때에는 우리 대한민국도 버거운 상대인 이란,이라크, 예멘과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이렇게, 베트남에선 <박항세오> <박카스>로 불리는 <박항서> 감독이지만,
나는 그의 분전(奮戰)을 높이 평가하며,

초한 시대의 용별술에 탁월했던, 한신 대장군의 이름을 본따, 
<박한신>감독으로 부르고 싶은 것이다.

"빛나리 <박한신 >감독 화이팅 !"
     "번쩍번쩍 "
         ...

용저가 주란을 비웃듯이 말한다.
"한신이 가는 곳마다 승리를 거둔 것은 사실이오.

그러나 그것은 한신 자신이 용맹스러웠다기 보다는

상대방이 모두들 약장(弱將)이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오.

이번에는 내가 한신을 보기 좋게 때려부술 테니 두고 보시오."

용저는 한신을 평소부터 형편없는 인물로 업신여기고 있었다.

그러기에 그는 필승의 자신을 가지고 한나라 장수들에게 다음과 같은 결전 포고문(決戰布告文)을 써 보냈다.

        초국 대장군 용저는 한나라 장수들에게 글월을 보내노라.
그대들의 두목인 한신은 삼진과 연,조나라를 평정했다고 몹시 뽐내는 모양이나,

그러나 그것은 한신의 무용(武勇)이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고,

상대의 장수들이 모두 약자인 덕택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 용저는 이제 대명(大命)을 받들고 제나라를 구하러 왔으니,

한신은 나와 더불어 승부를 결하자.

 

나와의 싸움은 이제까지 만났던 다른 장수들과의 싸움과는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니,

한신은 마땅히 죽음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만약 나와의 싸움에 두려움이 앞선다면 스스로 물러가도 무방하노라.

한신은 용저의 결전 포고문을 읽어 보고 크게 노하며,
"이 편지를 가지고 온 놈을 당장 참형에 처해 버려라 ! "하고 호통을 질렀다.
그러자 장수들이 저마다 만류한다.

 

"편지를 가지고 온 사람이 무슨 죄가 있다고 죽이려 하십니까 ?

사신은 그대로 돌려보내고, 우리가 싸움으로 승리해야 옳을 줄로 아뢰옵니다."

그러나 한신은 용저에게 모욕을 당한 것이 너무도 분하여,
"그렇다면 죽이지는 않더라도 볼기를 30장(杖)쯤 쳐서, 초죽음을 시켜 돌려보내라.

그리고 그자의 이마빼기에 <명일 결전(明日決戰)>이라는 붉은 도장을 또렸하게 찍어 보내라."
하고 명했다.

용저의 사신은 녹초가 되어 돌아와 용저에게 모든 사실을 낱낱이 고해 바치니,

용저는 크게 노했다.

 

"한신이라는 자가 감히 내가 보낸 사신을 이렇게 박대할 수가 있느냐 !

그자는 <명일 결전>이라고 했지만, 내일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다.

지금 당장 달려나가 그 자를 죽여 없애 버리자 ! "
그리고 당장 달려 나가려는 것을 주란이 만류하며 말한다.

 

"급히 먹는 밥이 반드시 체한다고 하옵니다.

상대방이 내일 결전하자고 하였으니, 우리도 태세를 갖추어 내일 결전하기로 하십시다."

다음날 새벽, 용저는 삼군을 거느리고 당당하게 출전하였다.
한신도 때를 같이하여 대군을 거느리고 진문을 나왔다.
용저는 한신을 보자 큰소리로 욕설을 퍼붓듯이 외쳤다.

 

"한신은 듣거라.

너는 본시 초패왕의 신하가 아니었더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유방에게 빌붙어 관중을 시끄럽게 하더니,

이제는 초나라의 대장군인 나에게까지 겁없이 덤벼들 생각이냐 ?

용기가 아직도 남았다면 나와 더불어 승부를 결하되, 싸울 용기가 없다면 지금 당장 항복하여라.

그러면 너의 목숨만은 살려 줄 것이다 ! "
한신은 하늘을 우러러 크게 웃으며 용저에게 외친다.

 

"하하하,

그대는 이미 나의 손에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는 존재로다.

그대는 죽음이 코앞에 닥쳤거늘 그것조차 모르고 주둥이를 함부로 놀려대고 있으니,

실로 가소롭기 짝이 없는 놈이로구나 ! "

 

용저는 그 말을 듣자마자 무섭게 장검을 번개치듯 휘두르며 한신에게 덤벼왔다.
한신도 말을 달려나가 용저를 맞아 싸우기 시작하였다.

1합,2합,3합 ... 그야말로 용호 상박의 접전이 벌어졌다.

 

그러나 나이만은 어쩔 수가 없어서, 30합이 넘자 용저는 차츰 기운이 딸려왔다.
한신은 그런 눈치를 채자, 짐짓 동남방으로 말머리를 돌려 쫒기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용저는 맹렬히 추격해 오며 큰소리로 비웃는다.

 

"네가 워낙 겁장이라는 것은 천하가 다 알고 있는 일이 아니더냐 ?

이 기회에 네 놈의 목줄기를 숫제 뽑아버리겠다 ! "
용저가 한신을 맹렬하게 추격해 가므로,

주란도 군사들을 독려하여 용저의 뒤를 쫒아갔다.

그러나 얼마를 추격해 가다 보니, 유수 대강(維水大江)이 앞을 가로막고 있지 않은가 ?

물이 많지 않아 한신의 군사들은 이미 강을 건너가고 있었다.
용저가 무작정 강을 건너가려고 하자 주란이 앞을 가로막으며 말한다.

 

"장군님 ! 유수는 본시 물이 많은 강입니다. 

그런데 오늘따라 물이 유난히 적은 것을 보니, 아무래도 수상합니다.

어쩌면 한군들이 강의 상류를 막아 물을 가두어 두었다가 우리가 강을 건널 때에 둑을 터뜨려 놓을지도 모르니,

강을 건너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용저는 주란의 충고를 비웃으며 말한다.

 

"한신이란 놈이 쫒기기에 바쁜 주제에 언제 그런 계략을 꾸몄을 것인가 ?

지금은 갈수기(渴水期)가 되어 물이 적을 때이니,

그런 불필요한 걱정을 하지 말고 쫒기는 한신을 어서 붙들어서 머리를 잘라야 하지 않겠는가 !"

용저는 자신이 먼저 강물로 뛰어들며 뒤따르는 군사들에게,
"어서 강을 건너, 한신의 뒤를 쫒으라 !"하고 소리쳤다.

용저가 주란과 함께 강을 건너와 보니,

강가에 있는 커다란 나무 기둥이 하나 서 있었는데,

그 기둥에는 난데없는 조등(弔燈)이 걸려 있었다.

 

용저가 다가가 자세히 살펴 보니 그 조등에는

<초장 용저(楚將 龍沮) 여기서 참살(斬殺)되다>라는 글귀가 씌어 있는 것이 아닌가 ?
용저는 그 문구를 보고 크게 화를 내며 휘하 병사에게 말한다.

 

"한신이란 놈은 쫒기기에 바빠 시간을 벌려고 이런 잔꾀를 부렸음이 분명하다.

아무런 걱정을 하지 말고 어서 계속하여 추격하자 ! "
그러나 주란이 앞을 가로막으며 말한다.

 

"이 문제는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한신은 필연코 이 근처에 복병을 숨겨 두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이제 날이 이미 저물었으니 추격을 중지함이 어떻겠습니까 ?"

주란은 지혜로운 장수인지라, 무모한 추격을 중지하도록 권고하였다.
용저는 주란의 충고를 몹시 못마땅하게 여기며 말했다.

 

"장군은 뭐가 두려워 한신에게 그렇게 겁을 내는가 ?

조등이 마음에 걸리면 내가 당장 없애 버리면 될 게 아닌가 ?"

 

용저는 주란을 꾸짖음과 동시에 허리에서 칼을 뽑기가 무섭게

나무 기둥에 걸려있는 조등을 단박에 박살을 내어 버렸다.

바로 그 순간, 강변 숲속에 숨어 있던 한신의 군사들이 별안간 함성을 울리며 들고일어나더니,

수만 군사가 일시에 벌떼처럼 사방에서 총공격을 퍼부어 오는 것이 아닌가 ?
강을 건너오고 있던 초군들은 크게 당황하여 강을 되건너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들이 강 한복판에서 도달하였을 때, 별안간 상류로부터 대홍수가 밀려오는 바람에

용저의 뒤를 따르던 초군 병사들은 전부가 수장(水葬)을 당하고 말았다.

용저는 미처 강을 되 건널 수가 없어서 단신으로 포위망을 뚫고 북쪽으로 도망을 치기 시작하였다.
그가 타고 있는 말은 천리를 달리는 명마인지라, 용저를 따라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느덧 날이 저물어 사방이 캄캄하게 어두웠다.

 

이렇게 용저가 강을 건넌후 30여 리쯤 쫒겨 왔을 때,

문득 어디선가 철포 소리가 나더니,

그 소리를 신호로 조참이 대군을 이끌고 용저를 사방에서 에워싸는 것이었다.

용저는 눈앞을 제대로 분간할 수가 없어서 무작정 좌충 우돌로 장검을 휘둘러대었다.

그러자 조참이 번개같이 달려들어 용저의 목을 한칼에 날려 버렸다.
한신이 조등을 걸어 놓고 예언한 대로 용저는 그곳에서 조참의 칼에 참살을 당하고 만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이 한신의 치밀한 계획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한신은 용저의 성격이 열화(列火)같이 격렬함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대장 시무로 하여금 유수 상류에 둑을 쌓아 막아 놓게 하였다가 도강하는 초군을 수장시켜 버리는 동시에,

조등을 미리 걸어 놓고 조참으로 하여금 용저를 참살하게 했던 것이었다.

한편 고밀성에 칩거중인 제왕은 구원병이 전멸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당황하여

전광,전횡 등과 함께 성을 버리고 해도(海島)로 황급히 피난길에 올랐다.

 

그러나 그들은 얼마 가지 못해 하후영에게 생포되고 말았다.

하후영은 초장 주란을 추격하던 중이었는데, 중도에서 주란을 잃어버리고

헛되이 돌아오다가 제왕 일행과 우연히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전횡과 전광은 도망을 가버렸고, 제왕만은 생포할 수가 있었다.

한신은 그런 보고를 받고 크게 기뻐하며,
"전횡을 노친 것은 애석하지만 제왕을 생포했으니,

이로써 제나라는 완전히 평정한 셈이다."하고 말하며 고밀성에 당당히 입성하였다.
             ...

* 글 끝에 붙여 ...

<박한신> 감독은 애초부터 ...
"비까 번쩍"이 예약된 사람이다.
그것은 그의 머리를 보면 단박에 알 수가 있다.

"(공 같이) 맨들맨들 "
"(골 같이) 번쩍번쩍 "
      ...

 

<sms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