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옥몽(속 금병매) <5>
*무대와 옥졸들이 합세 서문경을 메타작하고..
서문경은 머리를 푹 숙이고는 머리만 살짝 돌려 가슴 조이며 보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수문귀들의 봉쇄를 뚫고 쏜살 같이 이쪽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가슴이 덜컹내려 앉았다.
자세히 보니 만두 팔던 반금련의 남편 난장이 무대 였다.
"저런 쪼다 같은 못난이 자식이 감히 나한테 덤벼들어,
너같은 놈 한놈 쯤이야!"
왕년에 반금련과 한창 운우(云雨)의 재미에 골몰해 있을때
녀석은 주제 파악도 못하고 기습을 해 오던 기억이 났다.
금련 배위에 올라타고 잡초 우거진 방향(芳香)의 동굴 속 깊숙이 삽신을 한 채,
뒷발질 한 번 내지르니 벌렁 나가 떨어지든 천하의 등신 아니던가!
그러나 "아이쿠! 하며 비명을 지르는 놈은 서문경 녀석 이었다.
피한다고 피했건만 무대의 발길질은 무척 날쌔고 민첩했다.
과거의 무지렁이 무대가 아니라 전광석화 같이 빠른 발길질이
서문경의 음낭 한복판을 정확히 가격했다.
눈앞에는 별똥별이 수없이 번쩍이며,
다시는 그 재미도 못 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명치 중앙에 두번째 발길질이 들어왔다.
숨이 끊어질것 같은 엄청난 고통이느껴지며 앞으로 꼬꾸라 졌다.
아마 이승 같았으면 이 한방으로 골로 가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엄청난 고통만 일뿐 몸은 멀쩡 했다.
옥졸귀들이 몰려들어, 이제는 살았구나 하는데,
무대가 울면서 사정을 옥졸귀에 일러 바치자 이번에는 그 놈들 까지 합세하여 메 타작을 시작한다,
무대는 발길질과 주먹 세례를 퍼붙고, 옥졸귀들은 늘어진 말 자지를 늘려 만든 채찍을 내리친다
채찍이 지나간 서문경의 몸에서는 옷위로 시뻘건 피가 묻어난다.
이때
"저승 판관(判官) 행차시오!" 하는
호령소리에 간신히 메질이 멈췄다.
재판이 시작 되었다.
저승 판관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으음!"
"오늘은 어느 성의 악귀들인고?"
"예이!
산동성 악귀 들이 옵니다."
이윽고 서문경의 차례가 다가왔다.
"음!
청하현 출신의 악귀로 구먼.
당지(当地)에 나가 있는 성황당 토지 귀신을 불러,
이놈 죄상을 보고케 하라!"
저승 판관의 명령이 떨어지자,
그 즉시 청하현 성황당의 토지귀신이 대령하여 서문경의 죄상을 낱낱이 고한다.
" 남의 여자와 붙은것도 모자라
그 여자를 뺏기 위하여 그 마누라와 함께 남편을 독살 하고는 첩으로 삼고,
친구 마누라도 뺏고 재산을 강탈 하였으며
청하현의 반반한 여자라면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고 겁탈 하거나
자기 여자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이자의 죄상은 기록 된것만 보고 하려면 한달 이상 걸립니다.
그 외에도 이루 말할 수 없어 보다 못한 관명귀관(管命鬼官)께서
그의 수명을 반으로 줄여 저승으로 일찍 데려오게 하였습니다.
그 저지른 죄악으로 보아 마땅히 대(代) 를 끊어야 할 것이나,
그래도 보시를 한 두번 한적이 있어
특별히 중이 될 팔자를 타고 난 날 자식 하나를 허락했습니다."
무릎을 꿇고 앉아 듣고 있던 서문경은
노랗게 변하여 사시나무 떨듯이 벌벌 떨다,
다급하게 입을 열어 판관에게 하소연 한다.
"판관 나으리! 그저 살려만 주십시오,
소인이 지은 죄 뉘 앞이라고 감히 변명하겠습니까?
하오니 소인 살아 생전에 황금을 돌같이 알아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준 적도 여러번 있었습니다,
부디 정상을 참작하여 은혜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으음! 그래?
그렇다면 방법이 있지,
여봐라! 이자의 선악이 기록된 책자와 공정천평(公正天平)을 가져오너라!"
방법이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한 서문경은 조금 안도의 숨을 쉬고 있는데.
옥졸귀들이 공명정대(公明正大)라고 쓰인 저울과 책 두권을 나왔다.
서문경 선행록(善行录) 이라 쓰인 책자는 겨우 두냥이었고,
악업책(恶业册)이라 쓰인 책자는 천 근이나 되었으니
천평 저울 양쪽에 올려놓은 결과는 뻔할 뻔자였다,
저울이 악업쪽으로 팽개 쳐지자, 저승 판관이 대노 하였다.
"저런, 뻔뻔스러운 놈!"
그 주재에 정상을 참작하여 달라?
여봐라!
저 악귀를 상부로 압송하되 우선 물고를 내도록 하라!
호령소리에 옥졸귀들이 함께 덤벼들어, 형틀에 꽁꽁 묶고는 엉덩이를 벗기고는,
물푸레나무 몽둥이로 오십대를 떼리자 피가 튀기 시작하더니,
칠십대를 떼리자 살점이 떨어져 나갔으며, 백대를 떼리자 엉덩이 뼈가 으스러졌다.
그뿐만 아니라 철추로 뒷목을 내리치니 두눈이 튀어나오고
또 한번 더 치니 구멍이란 구멍에서는 피가 쏟아졌다.
차라리 죽지 못하는 저승이 원망스러웠다.
"자! 이제 그만
호리산(蒿里山) 망향대(望郷台)로 압송하도록 하거라"
호리산 망향대라니!
그곳은 또 어떤 곳이란 말인가?
당장 메질은 끝났지만 점점 더 끔찍한 일이 부닥쳐오는지라, 서문경은 아찔하기만 하였다.
또다시 목에는 긴 칼을 차고 손목은 쇠고리에 묵힌체로 저승사자에 끌려 먼길을 떠나기 시작했다.
쉴새없이 누우런 모래바람이 천지를 뒤덮었다.
호리(蒿里)는 이름대로 가도가도 메마른 쑥대만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한없이 높은 산이었다.
몇날을 쉬지않고 주린 배를 끌어안고 정상에 오르니,
묵직하게 생긴 음습한 정자가 있었다.
오른쪽 옆에는 비석이 우뚝 서 있었는데
비문이 망향대라고 큼직하게 인각되어 있었다.
<sn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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