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옥몽(속 금병매) <14>
*심부자도 자식복은 없고 유일 혈육 생질녀 원상저의 운명은?
주렁 주렁
인과(因果)의 나무에 열린,
길흉(吉凶)과 화복(祸福)의 열매.
아둥 바둥
인과의 나무를 심는.
무지몽매한 중생의 가련함.
그대, 허랑 방탕 형극(荆棘)의 씨를 뿌리고,
어찌하여 천년 설란(雪兰)의 향기를 바라는가?
피맺힌 원한을 찾아 이승을 서성이는 푸른 귀화(鬼火)의 호곡성.
무당은 쓸쓸한 가을을 밟고 춤을 추는데,
여우는 피를 토하고 쓰러진다.
변경(卞京)의 천하 갑부 심월(沈越) 심부자(沈富者)는 호를 초환(超环)이라 불렀다.
이자가 천하의 엽전을 깡그리 긁어 모은 것은
그 애비가 금의위(锦衣卫) 번역(番役)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위는 별 볼일 없으나,
조정 대소관리들의 비위를 감시하는 황제 직속부서의(현재는 청와대 행정관 정도, 행정관이면
사성 장군 참모총장 불러 내는 권세이니 가히 짐작이 간다)하급직 이었다.
비리가 있다면 당연히 낟낟이 보고 해서 공직 기강을 바로 잡아야 하였으나,
권력을 이용하여 온갖 뇌물을 다 쳐먹고 끼리끼리 해먹으니
옛날이나 오늘날이나 권력을 쥐면 재물까지 다 끌어모으려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 보이더라.
그는 먼 훗날까지 바라보고 외동 아들 심초환이를
권문세가 고구(高球) 채경(蔡京) 집의 총관(总管)들과 의형제를 맺게하여
당대 갑부 영운소의 딸을 며느리로 삼았더니,
조정의 육부(六部)와 밑으로 이십사좌(二十四座) 아문(衙門)의 내관(内官)들이 알아서 설설 기었다.
심초환은 애비가 죽은 후 권력을 이용 뒷골목 암흑가의 우두머리 노릇을 까지 하면서
재산을 긁어 모으는데 힘과 권력을 이용 차용증을 쓰고 돈을 반강제로 빌리고는 안 갚거나,
빌려준 돈을 돌려 받고는 안 받았다고 하면서 이중으로 등을 치고 한 것을
수없이 되풀이 하며 보물이나 재물을 닥치는되로 긁어 모아 창고에 쌓았다.
심초환은 또한 경성 내에 수천개의 도박장과 홍등가를 운영하며
기생과 포주에게 정착금을 빌려주고 매달 회수하는 이자만도 수만냥이 넘었다.
뼈빠지게 온갖 아양과 교태로 손님을 유혹하여 밑구멍 까지 팔아 모은 불쌍한 꽃값을
인정사정없이 등쳐 먹으니 서민들이나 포주나 기생들은 한숨만 쉴 뿐이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어쩔 도리가 없이 하늘만 원망 하였다.
이 상 깡패놈은 경성에 신임 관리가 부임 했다하면 득달같이 달려가서
자리 잡을때까지 생활 비로 쓰라며 육십냥씩 뇌물을 쥐어주고는
관리들을 모두 수중에 넣에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육십냥씩 뇌물을 주는 이유는 사사오입하면 일백냥이 되기 때문에
뇌물 주 후에는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고리대금 이자를 한배 반씩 올려 받았다.
임금의 사위만 산다는 부마가駙马街) 깊은 곳에 수만 평의 대궐같은 저택을 구입
마당에는 그림 같은 인공호수를 파 놓았고, 호수 주변으로는 누각 정자 화원 서방(书房)을 지었는데
규모와 호사스러움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누구나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 악질놈이 하는 짓거리도 서문경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았다.
고리대금 수금을 다니면서 눈에 띄는 계집 중에, 얼굴깨나 반반하고 몸매 잘 빠진 여인네는 물론이요,
예능에 능한 계집들등 신랑이 있건 말건 마음에 점을 찍으면 수단 방법 안가리고 빼앗아 와서는
구중궁궐 같은 규방에 가두어 놓고 엽색 행각을 벌이다가 싫증이 나면
땡전 한푼 보상없이 쫒아 내 버리는 비정의 악질 중에 악질 놈 이었다.
심지어는 관리들과 결탁하여 옥에 갇힌 각종 흉악범을 은밀히 빼돌려
거액의 사례비를 챙기거나 주먹께나 쓰는 놈들은 자신의 똘마니로 부려 먹기도 하였다.
이러하니 송나라 사회상이 한마디로 개판이니 민생들의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심부자 창고에 재물을 자꾸만 쌓이고 모든일이 만사형통인것 같이 보이나
심부자 이 놈에게도 한가지 고민이 있었다.
자식 새끼라고 낳기만 하면은 한달을 못 넘기고 죽어버리고 마는데,
혹시나 정력이 부족 씨가 튼튼하지 못해서 인가 하고 해구신이며 뱀이며
몸에 좋다는 정력제는 다 먹어 보았으며 심지어 호랑이 신(肾)까지 먹고
마누라와 첩에게 씨를 뿌려 보았으나, 어느하나 처첩에게서 제되로 된 자식 한명 못 얻었다.
환갑이 넘을때까지 씨뿌리기 좋다는 온갖 용두질을 다해 가며 용을 써 보았지만 허사였다.
심부자는 자기 자식도 없지만 가까운 친척들마져도 씨가 말라,
심부자의 악행을 하늘이 벌준다고 사람들은 수근거렸다.
그나마 골목 건너 편 저택에 사는 외조카 원지휘(袁指挥)가
그것도 오십이 넘어 낳은 열 다섯 살난 딸아이 하나가 전부였다.
이러한 형편이, 원지휘의 딸 상저(常姐)는
가족은 물론 심부자네 식구 까지 애지중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얄미운 짖만 골라하는 천하 박색이어도 귀여움을 독차지 할터인데,
무슨 하늘의 조화인지 날 때부터 이목이 청수하고 살결은 비단 같더니,
이팔 청춘 꽃다운 나이가 되더니 몸매마져 바람에 흔들리는 버들가지 처럼 가냘프며
물찬 제비처럼 날아갈 듯 하더라 얼굴은 더 가인이 되어 꽃 봉송이 같았다.
얼굴이 예쁘며는 하는 짓이 얄미워도 귀여웁게 보는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일텐데,
어찌 천하의 난봉 건달의 피붙이 상저의 하는 짓이 요렇게도 귀여울꼬?
그 큰 저택 수많은 식솔들 모두 좋아하고 귀여워 하였다.
천성이 영리하여 하나를 가르치면 둘을 알고 둘을 가르치면 열을 깨우치는데
성격마져 온순하고 상냥하여 심부자집 처첩들이 제딸처럼 예뻐하며 온갖 기예를 다 가르치니
불과 이삼년 만에 노래와 춤 각종 악기를 다루는 솜씨는 물론이요
그림과 서예 실력 마져 따를 자가 없었다.
이리 예쁜 원상저를 제부모는 물론이거니와 심부자 애첩들도
맛있거나 예쁜 옷이 생기면 제일 먼저 달려가서 온갖 법썩을 다 떨었다.
자식 없는 심부자 놈은 아주 자기 딸이라 부르며
본가 보다 저희집에 붙들어 놓는 시간이 더 많았다.
허나. 인과응보의 섭리는 추상 같은 것!
근심 걱정 모르고 사랑만 독차지 하며 자라는 상저에게
검은 액운의 먹구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sn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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