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천등산으로 봄나들이를

오토산 2021. 3. 27. 16:18

천등산으로 봄나들이를

 

3월 27일 점심을 먹고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 6시부터 비가 온다길래

서후면에 있는 천등산으로 봄나들이를 나섰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천등산을 오르니

진달래가 붉게 만발하였고 생강나무도 노란꽃을 피우며 봄을 알리고 있었다.

 

천등산(天燈山 584)는 원래 '대망산'이었고

능인대사가 젊은시절 바위굴에 도를 닦던 중

도력에 감복한 천상의 선녀가 등잔을 내려서 환하게 밝혀줘서

그 굴을 천등굴, 그산을 천등산이라 불리어졌다.

천등산 기슭에 봉전사와 개목사가 있고 봉정사 입구에 명옥대가 있다.

 

봉정사(鳳停寺)는 의상대사가 부석사에서 날린 종이봉이 이곳에 내려앉아

신라 문무왕 12년(672) 의상대사의 제자인 능인스님에 의해 창건되고

1972년 극락전보수시 발견된 상량문에서

공민왕12년(1363)에 보수한것으로 나타났으며

극락전(국보15호)은 현존하는 우리나라 목조건축물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서

원래 대장전으로 불리었으나 극락전으로 개명하였다고 한다.

 

또 봉정사는 201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1999년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이 방문하였으며

20년후 2019년 5월 14일 엔두르 왕자가 방문하는 등

영국황실에서 모자지간이 방문한 곳이기도 하다.

 

 

천등산 개목사(天燈山 開目寺)는 원래 흥국사(興國寺)로 불리었는데

능인스님이 천등산 천등굴에서 도를 닦던중에 천녀의 도움으로 도를 깨치고

이 곳에 절을 세웠는데 소경이 많았던 안동에

여기 절을 세운 뒤에는 눈병이 없어져 개목사로 이름을 바꿨다고 전한다

 

포은 정몽주선생이 10년간 이 곳에서 공부를 하였던 곳으로

포은 선생이 훗날 개성에서 벼슬을 하시면서

흥국사(개목사)에서 공부하던 때를 노래한 시(詩)가 전한다.

 

명옥대(鳴玉臺)는 16세때 퇴계선생이 봉정사에서 공부하며

권민의(權敏義), 강한(姜翰), 사촌동생 수령(壽笭)등과 추억을 만들었고

50년만에 다시 찾았던 곳으로

1665년(현종 6)에 사림(士林)들이 건립한 누각형태의 정자로

옛 이름이 낙수대(落水臺)였는데

육사형(陸士衡)의 시에 나오는

'솟구쳐 나난 샘이 명옥을 씿어내리네(飛泉漱鳴玉)"는

글귀에 따라 명옥대 이름을 고치고

자연석위에 원형기둥을 세우고 누마루를 설치하였는데

정면 2칸, 측면 2칸의 평면에 사면을 모두 개방하여

주변경관을 감상하기 좋게 하였다가 1920년경 고쳐지었다

 

此地經遊五十年                 이 곳에 노닌지 어느덧 오십년

韻顔春醉百花前           청춘시절 꽃 앞에서 향기를 미셨더

只今携手人何處           손잡고 놀던 사람 지금은 어디 가고

依舊蒼巖百水懸 예전처럼 푸른 바위에 하얀 물 메달려 있네

<퇴계선생이 50년후 다시와서 읊은 명옥대 詩>

 

白水蒼巖境益奇          흰 물 푸른 바위 더욱 기이한데

無人來賞澗林悲       감상하는 이 없어 숲 슬퍼 보이네

他年好事如相問        훗날 호사자들 혹사 와서 묻거든

爲報溪翁坐詠時    내가 여기서 시 읊었다고 알려주게

<퇴계의 출산제명옥대(出山題鳴玉臺) 詩>

 

오늘도 진달래와 생강나무꽃이 만발한 천등산을 오르며

봉정사, 개목사, 명옥대에 전하는 아름다운 사연들을 생각하였다.

 

산길을 걸으면서 훈잎나물 새싹을 한줌 뜯으며 오는데

여섯시에 온다던 비가 당겨져 비를 조금 맞으며 걸었으나

 내일 아침식탁에서 봄을 맛보게 될 것을 생각하면서

오늘도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멀리 학가산과 천등산이 보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