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랫만에 퇴계 종택을 찾아
이 근 필 종손어른을 뵙는다.
농사짓는 농부는 언제나 바쁘지만
그러나 비가 오거나 마음이 길을 재촉할때는
특별히 짬을 내어 나들이를 나서는 경우가 있다.
가근방에서 농사일로 바쁘신
이 동필 전, 농수산부 장관께서
일전에 약속했다가 서로 약속이 엇갈려 가지 못했던
도산 에 있는 두루종가, 퇴계 종가, 온계 종가, 노송정 종가를
조용히 방문하여 보았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주셨다.
나도 한참을 가 보지 못하였던터라
그러자고 하고 온계 종손 이 목 선생께 연락을 해 보았다.
늘 넉넉한 웃음과 쾌활한 말씀으로 우리를 반기는
이 목 종손께서 아주 반갑게 우리를 맞아 친절하게 안내 해 주었다.
먼저 퇴계 종가를 들렸다.
이 근필 종손어른이 단정하게 무릎을 끓고 앉아
조금 불편한 소통이지만 필담으로 주고 받으며 서로 안부를 묻고
소문듣던데로 아주 편안하고 의미있는 말씀으로 우리를 맞아 주셨다.
그리고 < 造 福 >이라는 직접쓴 휘호를 주시고
적힌 내용을 조용히 설명해 주신다.
수만명의 선비수련원 수강생들과
퇴계종택을 방문했던 수많은 이들이
몸도 불편한데 끝까지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온화한 얼굴로 소중한 말씀을 들려주시는데 감동을 받고
요즘시절 어른이 없는 것을 아쉬워하던끝에 만나는
어른같은 어른의 모습에 가슴을 파고드는 말씀에 감격해 한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 감회를 갖게 된다.
우리는 바로 곁에 있는 계상서당이라 불리는 계상학림을 살펴보고
청음석이라는 송재선생과 퇴계선생의 유촉지를 돌아본다.
옛길에서는 바로 만날수 있었지만 길이 돌아서 가고는
이곳에 이런 소중한 전설이 있음을 알지못하고 그냥 지나다닌다.
우리는 바로 퇴계태실이 있는 노송정 종가를 방문한다.
오늘 방문목적의 온계, 퇴계 종택의 모태종가인데
종손어른은 뵙지를 못하고
조용히 이곳에 자리를 잡고 오늘의 도산의 역사를 열었던
명실상부한 정신문화의 성지 < 道學淵源坊 >
온천정사를 돌아본다.
이곳에서 시작한 영남학맥의 도도한 흐름은
낙동강 유유한 칠백리에 넘쳐
한국의 도학을 이루고
공자, 맹자의 고향과 같은 추로지향 ( 鄒魯之鄕 )이 열린 것이다.
우리는 옛 어른들을 뵙지 못하였으나
옛 어른들이 여신 . 敬 .
그 가르침을 몸에 소중히 간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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