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三國志) (97)
조조의 출병
한편,
허창의 조조는 모사 곽가로부터 서주성의 진규 부자의 모략을 전해 받고,
소패를 치기위해 성을 비운 여포의 서주성을 공략하기 위해, 대군을 출동하였다.
그리하여 본인이 직접 선두로 나서서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군을 이끌고,
서주로 서주로 진군을 재촉하였다.
이러는 가운데 행군 맞은 편에서 한 사내가 달려오며 소리를 지른다.
"조 승상, 조승상 ! 어디 계십니까 ?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워~ 워 ~ ! ..."
조조는 말을 멈추게 하고 다가오는 사내를 향하여 물었다.
"내가 조조다 !
너는 누구냐 ?"
"진규의 시종입니다.
여포가 대군을 이끌고 소패성을 치기 위해
서주성을 비웠다는 말씀을 승상께 드리라고 합니다."
그러자 조조가 만족한 웃음을 웃으며,
"하하핫, 잘 됐구나.
잘 ~ 됐어 !
어서 가서 진규에게 전해라.
성을 확실히 지키고 여포를 들이지 말라고 말이다.
사흘 안으로 갈 것이라고 진씨 부자에게 전해라.
일이 끝나면 큰 상을 내릴 것이다.
너도 !"
"알겠습니다 !"
"조인 ?"
조조가 측근 장수 조인을 불렀다.
"옛 !"
"이 자가 타고 온 말은 지쳐서 안 되겠다.
바꿔줘라 !"
"옛 !"
"그리고 진군 속도를 올리라고 하여라 !"
"옛 !"
이리하여 조조의 선봉군은 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서주로 전력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달리기 시작한지 얼마 후,
이번에는 갑옷을 입은 장수 하나가 바삐 달려오는 것이었다.
그는 다짜고짜 조조의 수레로 달려오며 소리를 지른다.
"조 공, 조 공 ! ~ "
조조가 수레에서 머리를 내밀며 말한다.
"내가 조조다,
너는 누구냐 ?"
"여포가 소패성을 치려고 대군을 몰고 왔습니다.
급박한 상황이니, 유현덕 장군께서 조 공께 원군을 청하라 하셨습니다 !"
미방는 자신이 누구란 것도 밝힐 겨를이 없이
급하게 달려온 목적을 말했다.
그러자 조조는,
"알았다, 알았어 !
지금 소패로 가는 것이 안 보이냐 ?"하고 말하자
미방이 놀라며 묻는다.
"여포가 소패를 공격하는 것을 어찌 아셨습니까 ?"하고 괴이쩍게 물었다.
그러자 조조가 웃으며 말한다.
"그러게 말야 ?
내가 어째 그걸 알았지 ?
하하... 내가,
점술을 좀 알아서 예측을 잘 하나 ?
하하하...."
한편,
여포의 공격을 받고 있는 소패성에서는 날도 밝기 전에
장비가 성루에 올라서 순찰을 돌고 있었다.
성루에서 밖의 동정을 살피고 있는 병사에게 장비가 물었다.
"적의 수상스러운 움직임은 없느냐 ?"
"없습니다."
"그래 ?
감시를 더욱 엄중하게 하도록 하라 !"
"옛 !"
이렇게 말한 장비가 돌아서려는 순간,
장비의 옆으로 귀를 찢을 듯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화살 한 대가 날아와 벽에 꼿히는 것이 아닌가 ?
장비는 깜짝 놀라며 화살이 날아 온 성밖을 내다 보았지만,
어둠에 묻힌 성밖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벽에 박힌 화살을 바라보니,
화살에는 편지 한 장이 묶여 있었다.
장비는 편지를 가지고 곧장 유비에게 달려갔다.
편지는 조조가 보낸 것이었다.
<현덕 아우 보시게.
내가 오만 정병을 이끌고 십이일 오전이면 소패성에 도착할 걸세.
그러니 조금만 기다렸다가,
여포군의 후방에서 소란이 일어나거든
성문을 열고 달려나와 협공(協攻)을 해주게.
조조>
유비가 편지를 펼쳐들고 장비에게 다가서며 말한다.
"조조가 곧 도착할 테니,
안팎에서 여포를 협공하자고 하네."
그러자 장비가 활짝 웃으며,
"잘 됐습니다 !
그놈이 빨리도 왔군요.
이제 힘좀 쓰겠습니다.
하하하 !
며칠 동안 참느라고 힘들었소."
장비는 신이 나서 말했지만,
의외로 유비는 심각한 얼굴이었다.
그러면서,
"이상하군 ?
오늘 안팎으로 협공을 하자고 하는데,
조조군이 이렇게나 빨리 올 수가 있단 말인가 ?
그럼 여포가 우리를 공격하기 전에 출병을 했단 말이 아닌가 ?"
그러자 장비는 대수롭지 않은 듯,
"에이, 형님 !
두 시각만 있으면 해가 뜰 겁니다.
어서 공격 준비나 합시다 !"
그러자 유비가 잠시 망설이다가 말한다.
"좋아, 장수들을 모두 대기시키고,
날이 밝는대로 여포를 공격하기로 하세 !"
"알겠습니다 !"
장비는 신이 나서 밖으로 나갔다.
날이 밝자 고순이 남문 앞에 나타나서 큰소리로 외쳐대었다.
"귀 큰놈아 !
당장 나오너라 !
쥐새끼 처럼 숨지만 말고, 당장 나와서 나와 붙어보자 !"
장비는 성루에서 고순의 악다구리를 지켜 보면서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으잉 ?
저 개 같은 놈이 !
으이구 ! 저걸 그냥 !"
옆에서 이 모습을 보던 유비가 침착한 말로 장비에게 당부한다.
"셋째 ! 너무 흥분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하게 !"
그 순간, 장비가 무엇을 발견했는지, 성
밖 고순 군사의 뒤를 가리키며 말한다.
"형님 ! 저기 보시오.
고순이란 놈의 뒤에 조조군이 들이닥치는 것 같소 !"
유비가 장비가 손짓을 하는 곳을 보니,
과연 고순의 군사들이 아득한 후방에 나타난 새로운 군사로 인해
동요하는 것이 아닌가 ?
그러자 결심이 선 유비가 칼을 뽑으며 군령을 하달한다.
"전 군은 들으라 !
성문을 열고 여포군을 공격하라 !"
곧이어 남문이 열리고,
장비를 선두로 기마 병사들이 성밖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한참을 달려 나오고 보니,
고순의 군사들은 이미 저만치 물러나 있고,
그들 뒤에 나타난 사람은 성밖에 군영을 치고 주둔하고 있던 관우가 아니던가 ?
장비가 관우를 발견하고 반가운 소리를 외쳤다.
"둘째 형님 !"
그러자 화들짝 놀란 유비가 관우에게 물었다.
"운장 ! 어찌 된 일 인가 ?"
어째서 여기 왔는가 말야 ?"
그러자 관우가 유비에게 말한다.
"어젯밤,
조조가 밀서를 보내와,
소패성 남문 앞에서 여포군을 협공하자고 했습니다."하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
그러자 유비가,
"이럴 수가 ?
우리가 여포의 계략에 속았다 !
어서 둘째는 주둔지로 돌아가고,
우리는 빨리 성으로 돌아가자 !
이것은 우리를 성밖으로 나오게 하려는 여포의 계략이다 !"
바로 그 순간,
여포가 팔천 철기를 이끌고 나타났다.
"귀 큰놈아 !
이제 너는 틀렸다 !
배신의 뜨거운 맛을 보여주마 ! "
그러자 말릴 사이도 없이 장비가 장팔사모를 꼬나쥐고
여포를 향하여 소리치며 말을 달려간다.
"이놈의 자식 !
주둥이를 영원히 놀리지 못하게 해 주마 !"
양 군은 무섭게 부딪쳤다.
이런 싸움의 와중에 여포와 함께 출전한 진등은
수행 병사를 이끌고 슬며시 사라졌다.
성밖에선 이렇게 유비,관우, 장비가
여포의 정예군을 맞아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고순은 중간에서 군사를 돌려,
소패성의 열린 남문으로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갔다.
그리하여 유비는 안팎에서 공격을 받게 되었으니,
진궁의 계획대로 모든 것이 척척 맞아 떨어지고 있었다.
이로써 소패성은 여포의 수중에 완전히 떨어지고 말았다.
유비의 가족들을 보호하고 있던 조자룡이 여포에게 말한다.
"장군과 더불어 천하를 다투는 자는 오직 조조일 뿐이고,
유장군은 이미 조조와 절연된 상태입니다.
자고로 대장부는 남의 처자를 함부로 해치지 않는 법이니,
그의 가족만은 살려 주시는 것이 대장부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여포는 그 소리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현덕은 나의 옛 친구이니,
내 어찌 그의 처자를 해치랴.
그들을 서주로 옮겨 편히 살게 하라 !"하고
조자룡의 부탁대로 관용을 베풀었다.
이번 싸움에선,
숫적으로 우세한 여포군이 유비군을 압도했다.
그리하여 궁지에 몰린 유비는 필마단기(匹馬單騎)로
싸움터를 벗어나 산중으로 피신하였다.
그야말로 목숨만은 건졌지만 신세가 처량하기 이를 데 없었다.
(동생동사(同生同死)를 맹세하였던 관우와 장비는 어찌 되었으며,
사랑하는 처자의 운명은 어찌 되었을까 ?)
유비는 목숨을 건졌다는 기쁨보다는
낙백(落魄)과 고독에서 오는 비애가 훨씬 더 괴로웠다.
그리하여 뒤따라 온 소수의 군사를 뒤로하고,
거진 정리되어가는 전쟁터로 관우와 장비를 찾아 나서려고 하자,
부하들이 극구 말리는 것이었다.
"주공 ! 이미 전세(戰勢)는 기울었습니다 !
지금은 몸을 피하신 뒤, 후일을 도모해야 할 때 입니다 !"하고 말리며,
유비의 말고삐를 부여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이런 승강이를 하던 바로 그때,
한 병사가 유비의 등 뒤로 손을 들어 가리키며 소리친다.
"주공 !
원군이 오고 있습니다 !"
유비가 놀라며 뒤를 돌아다 보니,
아닌게 아니라 한 떼의 군사들이 몰려오는 것이 보였다.
"조조 !
결국에는 왔구나 !"
유비가 말에서 내려, 조조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주공...
이제는 살았습니다."
병사들은 조조군을 보자 안도의 숨을 내쉬며 외쳐대었다.
유비를 발견한 조조가 다가 오자,
유비는 조조 앞으로 향했다.
"현덕 ?"
"조 공 !"
"이런,이런 !
내가 한 발 늦는 바람에 아우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구먼 !"
조조는 초최한 몰골의 유비를 보면서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러자 유비가 조조에게 물었다.
"헌데, 조 공 !
며칠 전에 저에게 사람을 시켜 밀지를 보냈다가
진궁에게 발각된 일이 있는데..."
그러자 조조가 유비의 말을 끊으며,
"그런 일이 있었네.
그 밀서는 자네에게 보낸 것이 아니라,
사실은 진궁에게 보낸 것이지."
"뭐요 ?
그럼 일부러 진궁에게 들킨겁니까 ?"
그러자 조조가 웃으며,
"하하하핫 ! .. 당연하지 !
아니라면 어떻게 여포가 자네를 치기 위해 서주를 비웠겠나 ?"하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
유비는 조조의 말을 듣고 그를 무섭게 노려보았다.
그리고 원망이 가득 담긴 어조로,
"조조 ! 정말 잔인한 사람이오 !
당신이 쓴 간계에 우리는 성을 잃고,
내 두 형제가 포위를 당해 생사를 알 수 없게 되었소 !"
그러자 태연하게 유비의 원망어린 말을 듣던 조조가,
"하하하핫 !...
나도 아네, 알아 !
허나 슬퍼할 것은 없네.
성은 내가 돌려주면 되고,
관우,장비가 잘못 되어도, 나 조조가 있질 않나 ?
우리가 손 잡으면 못 할 것이 없지 !
자, 타게 !
내가 여포를 어떻게 요리하는지 보라구 !"
조조는 유비의 팔을 <툭>치며 호언장담을 한다.
그러자 소패성과 대부분의 군사들을 잃은 유비로서는
별다른 선택의 요소가 없었다.
그리하여 걱정과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조조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98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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