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아침
어제 저녁에 수도권에 폭설이 내렸다고 하더니만
19일 새벽에 일어나니 안동에도 눈이 내렸다.
4:20
조용히 아파트를 나서니
눈이 조금씩 날리고 있었고
경비실앞에는 경비아저씨가 눈을 맞아가며 눈을 쓸고 있었다.
아파트앞 목련나무에는 가지끝에 눈이 앉아
눈인지~ 목련꽃망울인지~ 구분이 어려웠으며
송현오거리에 도착하니
누군가를 타고 왔던 퀵보드는 눈을 맞으며
누군가 다시 찾을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고
성탄트리는 산타클로스가 오실길을 밝히고 있었으며
생업에 바쁜 차량들이 눈보라를 일으키며 달리는 모습도 보였다.
모랫골로 향하는 도로에는
햐얗게 덮여진 길에 가로등이 수묵화를 그리고 있었고
파란 솔잎과 앙상한 가지 위에는 흰눈이 쌓이기도 하였으며
눈보라에 쫒기어 달아난 야생조수의 발자국도 발견할 수 있었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아침에
혼자서 걷는 뽀양게 쌓인 눈길에는
'꼬끼오?" 닭소리가 새벽을 알리기도 하고
가끔씩 '왈왈?'대는 개소리가 장단을 맞추기도 한다.
한참을 걸어서 사곡지 주변의 데크길을 거닐며
50여년전 풋내기공무원시절의 추억을 떠 올려 본다.
취로사업으로 시행하였던
사곡지준설공사의 감독을 맡아서
생활보호자들을 4~5명씩으로 작업조로 편성하여
꽁꽁 얼어붙은 저수지바닥을 곡괭이로 깨어 내어서
바지게로 져 나르고, 세숫대야로 여 나르던 추억 !!
점심시간에 끓여 먹던 라면은 어찌나 맛이 있었는지??
지금도 그렇게 맛있는 음식은 먹어보질 못 하네 !!!
추억을 회상하며
사곡지를 한 바퀴 돌아 내려오니
제설차가 염화칼슘을 뿌리고 지나간 도로에는
눈(雪)이 눈물로 바뀌면서 노면에 흘러 내리고 있었다.
오늘도 대지가 덮여진 눈밭을 거닐며
한동안 잊고 살았던 추억을 회상하기도 하면서
자연의 위대함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위대한 자연이여!!
코로나를 덮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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