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三國志) (308)
조비의 자신감
신왕 조비가 천자의 조서가 내렸다는 전갈을 받고,
이를 확인차 가던 길에 자신의 누이이자 천자 유협의 아내인 조황후(曺皇后)를 만났다.
황후는 기다리고 있던 듯이 동생 조비를 만나자,
예를 표하기 위해 그자리에 주저 앉았다.
조비가 황급히 달려와 조황후를 만류한다.
"누님,
황후의 몸으로 이러지 마십시오.
이러시면 안되지요."하고,
누이를 일으켜 세우며 말하였다.
그러자 황후가 애처러운 표정으로 입을 연다.
"위왕,
날 아직도 황후로 보시오 ?
날 아직도 누이로 여기시오 ?"
"그럼요,
우린 친남매입니다.
영원히 그럴 것입니다."
조비는 누이의 말에 친근한 어조로 대답하였다.
그러자 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정색을 하며 묻는다.
"그럼,
내가 동생에게 몇마디 해도 되겠는가 ?"
"말씀하십시오.
누이가 동생에게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겝니까 ?"
"위왕,
왕위를 승계한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천하에 군림하려고 하는가 ?
설마 하늘에 계시는 부왕의 노여움이 두렵지도 않은 건가 ? "
"무슨말씀이세요 ?
하늘에 계신 부왕께서는 노여움은 커녕..."
조비는 여기까지 말하고,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맞잡아 올려보이며,
"당신께서도 못 하신 일을
아들인 제가 하고 있다고 하시며 무척 기뻐하실 겁니다."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동생의 대답에 낙담한 황후는 고개를 저어가며,
"그럼,
천하의 백성들은 ?..."하고,
말하자,
조비는 만면에 미소를 띠며 자신감어린 소리를 내뱉었다.
"더 두렵지 않지요 !
허허허 ! 허허헛 !...
우리 백성들이야,
그저, 먹을 것과 살아 갈 곳,
논공행상만 잘 해 주면 나를 성군(聖君)이라 칭할 겁니다."
"성군 ? ..
이봐 동생.
정말 염치도 없이 뻔뻔스럽구나 !"
황후는 동생 조비를 향해 역정이 담긴 말을 쏟아냈다.
그러자 조비는 누이를 향해 고개를 들이밀며,
"내가 뭘 할 지 아슈 ?
어찌 할줄을 아시냐구요 !
오늘 내가 한 일은 염치보다 중요한 거요 !
누님 !..
저도 한 마디만 하지요.
누님은 조씨의 자손입니다.
누님 몸에는 조씨의 피가 흐름니다 !
부왕께서 누님을 황후로 만들었지요.
부왕께서 왜그리 하신 줄 아십니까,
누님 ?...
부왕께서는 천자를 조씨의 사위로 만들려고한 거요 !
누님이 조씨의 선조들을 배신하면 구천에 계신 부왕도 누님을 저주하실 거요.
아시겠소 ? ... 그러니 이제, 황궁전으로 돌아가십시오."
"흐 흐 흑 ! ..
동생, 정말 한나라를 폐 할 작정인가 !...
아, 아, 아 !.."
황후가 동생 조비앞에서 울음과 함께 장탄식을 하였다.
조비가 황후에게 돌아서며 하늘을 향해 말한다.
"음 !...
하늘의 뜻에 따라야 하지요."
"좋아 ~..
그렇다면 나도..
너와 함께 죽을 것이다 !..."
조황후는 품속에서 단도(短刀)를 꺼내,
돌아선 신왕 조비의 등을 가차없이 찔러내렸다.
"부욱 ! ~"
조비의 겉옷이 칼끝을 타고 찢어졌다.
그러나 칼끝은 조비의 겉옷만을 찢었을 뿐, 조비는 전혀 상하지 않았다.
"어 엇 !"
조비의 호위 병사가 달려들어 황후의 칼을 빼앗고 양팔을 붙잡았다.
조비가 돌아서며 울부짖고 있는 황후를 향해 말한다.
"놔라 !"
황후를 붙잡고 있던 호위 병사가 황후를 붙잡고 있던 손을 놓자,
황후가 바닥에 주저 앉아 흐느낀다.
조비가 누이를 내려다 보며, 팔을 들어 보인다.
그런 다음에 자신감 어린 소리를 한다.
"지금 입은 이 갑옷은 부왕께서 남겨 주신 것이오.
부왕의 뜻을 거스리려고 하지 마시오.
어서 가보십시오.
누님 여생은 이 동생이 보장하겠소.
부왕께서도 형제간을 각별히 보살펴주라고 하셨다오."
이렇게 말한 신왕 조비는 그대로 황후을 떠나 자기 집무실로 향하였다.
309회에서~~~
'삼국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자 유협의 최후 (0) | 2022.01.18 |
---|---|
두번째 양위 조서(讓位 詔書) (0) | 2022.01.17 |
강압에 의해 쓰여지는선양 조서(禪讓 調書) (0) | 2022.01.15 |
핍박받는 천자 (0) | 2022.01.14 |
시작된 헌제 폐위(獻帝 廢位) (0) | 2022.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