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三國志) .. (321)
노장 황충의 출전
강동의 출병소식은 세작(細作:간첩)에 의해 유비측에 전해졌다.
유비가 장수들을 불러 모아 이런 소식을 알리자, 관흥이 앞으로 나서며 말한다.
"폐하,
유인에 말려들었으니 속히 출병하여 이들을 몰살시켜야 합니다."
그러자 마량이 뒤이어 앞으로 나서며 아뢴다.
"폐하 !
신이 형주에서 손권과 여러 해 대치해 본 바,
그 자의 음흉한 속내를 잘 압니다.
이렇게 쉽게 미끼를 물 리 없습니다."
"짐도 생각해 봤다.
손권이 이렇게 나서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조비가 지원을 약속해 손권이 대담해 진 것이고,
둘째, 손권이 또 패한다면 대세가 기울 것이니 필사의 일전을 벌이려는 것이다.
그래야 허창에 위세를 떨쳐,
조위(曺魏)의 원군을 부를 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속전속결로 대응해야겠군요 !"
장포가 유비의 말에 화답한다.
유비가 자리를 털고 일어서며 입을 열었다.
"이번 전투가 강동 정벌의 관건이다.
우리가 승리하면 손권은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고,
우리는 손쉽게 형주를 취할 수 있다.
손권의 십만 정병을 어찌 처리할 것인지,
있으면 기탄없이 말해 보라."
노장 황충이 입을 열어 말한다.
"폐하 !
,주태, 반장, 감녕 등은 강동의 백전 노장들 입니다.
그들이 진지를 구축하고 전방에 배치되면
우리가 그들과 필사의 전투를 벌이면 이길 수는 있겠으나
아군의 손실 역시 적지 않을 겁니다. "
"그럼, 어찌하는 것이 좋겠소 ?"
"폐하, 보십시오."
황충은 유비의 탁자 앞으로 다가가
펼쳐진 지도의 한 곳을 가르키며 말한다.
"여기 부직이라는 골짜기는 매복에 용이한 곳입니다.
오군(吳軍)을 이곳으로 유인하기만 하면
적의 십만 정예병을 손쉽게 처리할 수가 있습니다."
"음 ! 묘책이오.
허나 여기까지 어찌 유인한 단 말이오 ?"
유비는 황충의 의견을 옳게 여기면서 반문하였다.
항충은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자 반색을 한다.
"대어를 낚으려면 미끼도 좋아야지요.
소장이 직접 미끼가 되서, 오군을 유인하겠습니다."
"장군이 ?"
유비가 눈을 크게 뜨면서 놀란다.
"소장은 안 됩니까 ?"
황충이 오히려 반문한다.
그러자 유비가 허락하지 않을 어조로 입을 열었다.
"한승 ! 장군은 올해 일흔 다섯이나 되었고,
오호상장(五虎上將)이란 명예를 지닌 촉군의 기둥인데,
짐이 어찌 그런 모험을 시키겠소 ?
솔직히 이번 원정길에 데려오고 싶지 않았지만
장군이 간청해 오게 된 것이오.
허나, 이번 일 만큼은 절대 윤허할 수없소. "
"폐하 !
오호상장 중 운장과 익덕, 둘이 가고,
마초는 한중에서 조비를 견제중이며,
조운은 천촉에 남아 있으니 누가 더 있겠습니까 ?
강동의 장수들은 저마다 이름을 떨치기 위해서, 제 목을 노릴 겁니다.
허니, 미끼로 쓰려면 소장보다 적임자가 누가 더 있겠습니까 ?
소장이 직접 전방에 나서면 적장들은 만사를 제치고 달려 나올 겁니다.
폐하 ! 부디 허락해 주십시오 !"
"그만하시오 ! "
유비가 황충의 요청을 거절하며 그에게서 돌아섰다.
그런 뒤 잠시후 다시 황충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대 충심에 감동하오. 허나 보시오.
백발이 성성한 그대를 어찌 보내겠소 !
불길 속에 뛰어들면 위험에 노출되는 법이오. 절대 허락할 수없소 !"
"폐하 !...
평생 전장을 누볐지만,
예순이 되도록 명군(名君)을 만나지 못해, 신은 그저 그게 끝인 줄로 알았습니다.
뜻밖에 뒤늦게라도 폐하를 만나뵈어 오호상장까지 된 것입니다. 폐하 ! ~..
황충은 이제 늙었습니다.
구차하게 연명을 하느니, 전장에 나아가 생을 마감할 수 있다면 여한이 없겠습니다 ! "
황충은 이렇게 말한 뒤에,
단하로 내려가 유비를 마주보고 무릅을 꿇고 두 손을 올리며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폐하 !
이렇게 간청합니다 !"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유비가 단하로 내려와 꿇어 부복한 황충을 손수 잡아 일으킨다.
그리고 입시한 장수들을 돌아보며 말한다.
"모두 들었는가 ?...
일흔다섯 노장군의 웅대한 기개를 말이야...
어찌하는 것이 천하에 부끄럽지 않은 인생이며,
어찌 역사에 남을 장수인지를 말해 주었다 !"
유비의 이 말에 장수들은 말없이 모두가 고개를 숙여 보였다.
유비가 결심어린 어조로 입을 열었다.
"한승 !
그대 계책대로 출정할 것을 윤허하겠소.
두지군 그 곳을 강동 십만 군사들의 무덤으로 만드시오.
허나, 그보다는 아무 탈없이 귀환해야 하오. 반드시 !"
유비가 황충의 손을 붙잡으며 당부하였다.
그러면서,
"이미, 운장과 익덕, 두 아우를 잃었는데,
이제 또 형님까지 잃을 수는 없소 !"하고,
황충을 형님으로 호칭하는 것이었다.
이에 황충이 감읍하며 대답한다.
"명에 따르겠습니다 ! "
한편,
한당과 주태는 군사들을 인솔하여 배로 건강을 출발한 뒤,
이릉성 가까운 곳에 이르러서부터는 하선하여 바삐 진군하였다.
이러는 경황중에 한 대의 마차가 보이는 것이었다.
부장 주태(副將 周太)가 달려가 보니,
마차에 타고 있는 사람은 노장군 정보(老將軍 程普)였다.
"노장군께서 어인 일이십니까 ?"
주태가 예를 갖추며 물었다.
"싸우러 왔다."
정보는 이렇게 대답한다.
"연로하신 몸이신데 어찌 싸우신단 말씀입니까 ?"
"나, 정보는 삼 대 주공의 은혜를 입어 왔으니 죽음으로써 보답할 것이다.
걱정마라 도움이 될 지언정 짐이 되지는 않을 것이니.."
정보는 이렇게 자신의 의지를 단호하게 밝힌다.
이에 주태가 감읍하며 말한다.
"장군과 함께 전장에 나설 수있어, 평생에 영광입니다.
마차를 몰겠습니다 !"
주태는 그렇게 대답하고 자신이 마부가 되어 정보의 미차를 몰아가는 것이었다.
날이 어둡기 시작하자 강동군은 기존의 진지를 구축하고 정비에 들어갔다.
노장군 정보는 자원하여 계곡 아래쪽 영채에 주둔하고
선봉장 한당과 주태는 산 위의 영채로 보내었다.
그리고 다음날 날이 밝자
황충이 군사를 이끌고 영채앞에 나타났다는 보고가 들어온다.
정보가 수하 장수에게 명한다.
"모두 서두르지 마라,
나가 싸우지 말고 방어에 주력한다.
적군이 전진해 와서 오십 보 앞에 이르면 활을 쏘고,
삽십 보 앞은 투석, 십 보 이내는 창을 던지도록 하라 !"
황충이 이끄는 촉군이 산 아래 정보의 영채를 공격하는 상황을
산 위 영채에서 지켜보던 주태가 한당에게 말한다.
"장군 !
촉군의 깃발을 살펴보니 황충의 군사입니다."
"황충은 오호상장 아닌가 ?
황충이 왔다면 촉군 주력도 저기 있겠군.
정보 장군의 영채를 공격하는군."
"오호상장이 답니까 ?
안 그래도 겨루고 싶었는데 마침 잘 걸렸습니다. 혼쭐을 내주지요 !"
주태는 이렇게 말하면서 군사를 거두어
산아래 정보의 영채를 돕기위해 출동하였다.
한편,
황충의 돌격 명령으로 촉군은 정보의 영채를 기습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정보의 영채앞 오십 보에 이르자 정보는 활부터 쏘아 갈기도록 명한다.
"쏴라 !"
322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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