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노장 황충(老將 黃忠)의전사(戰死)

오토산 2022. 1. 31. 07:31

삼국지(三國志) .. (323)
노장 황충(老將 黃忠)의 전사(戰死)

대승을 거둔 유비가 부직 협곡으로 시찰을 나왔다.

협곡안은 피아간 병사의 시체로 가득하였다.
처참한 전투현장을 착찹한 심정으로 돌아보던 유비에게

관흥이 전황을 보고한다.

"폐하,

부직으로 들어온 한당이 이끌던 팔만의 병사중 한당과 주태가

살아 남은 병사 만여 명을 수습해 도주하였고,

나머지는 여기서 전멸했습니다.
배신자 미방과 부사인은 패색이 짙자 폐하께 투항하겠다며

적의 장군 마충을 죽여 그의 수급을 가지고 왔습니다."

"미방과 부사인이 투항을  ? ..
파렴치한 놈들 !
놈들이 형주를 여몽에게 내주지 않고

굳건히 지켰던들 관운장이 수세에 몰리지 않았을 터 !...

두 놈의 목을 당장 베어 관운장의 넋을 위로토록하라 !"

 

"네 !"

유비의 명은 매몰차기 그지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관우가 조인의 번성을 공격하기 위해 출전하며

형주를 미방과 부사인에게 맡겼으나,

이들은 여몽의 공격을 받자

그대로 강동에 투항하여 관우를 궁지에 몰아 넣은 자들이 아니런가.
유비로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자 들이었다.

"그리고 폐하,

한당과 주태를 구하려던 정보가 사마가가 쏜 화살을 맞고 숨졌습니다."

 

"잘 됐군 !

정보는 강동의 상장군 아니던가 ? 
그 명망이 드높은 자를 사살했으니 , 강동군의 사기가 흔들리겠군 !"

 

"네,

사마가가 병력 오만을 이끌고 큰 공을 세웠으니

상을 내리심이 마땅하옵니다."

 

"물론 상을 내려야지,

허나 적을 이곳 부직 협곡으로 유인한 황충의 공이 더 크다,
황 장군은 ?"

유비가 주변을 새로운 시선으로 돌아보며 물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경황중에 황충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
유비의 질문에 관평이 잠시 당황한다.

유비는 관평이 대답을 주저하자

심상치 않은 일이 있음을 직감하였다.
그리하여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장수들을 돌아보니,

그들도 한결같이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이는 것이 아닌가 ?

 

"황 장군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게냐 ?"

 

유비는 큰 걱정을 하며 재차 물었다.
           결국 유비는 장수들의 보고에 따라

전투현장을 벗어나, 적의 화살을 맞고,

병영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황충의 병상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폐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황장군의 출혈이 심해 상태가 위중하옵니다."하고,

군의가 달려나오며 말한다.

 

유비가 근심 가득한 얼굴로 황충의 병상으로 다가선다.
병상 곁에는 황충의 몸에서 빼낸 십여 발의 화살촉이

피묻은 붕대와 함께 있었다.

유비가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는 황충의 병상앞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 한참을 아무런 말도 하지 아니하고

병상에 누운 황충을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잠시후 눈을 떠 보인 황충은 황제 유비가

자신의 앞에 있음을 알고 입을 열어 묻는다.

"폐하,

어찌됐습니까 ?" 

 

황충은 자신이 다친 것보다는

강동군과의 전투의 결과를 알고 싶어하였다.

"기뻐하시오.

우리가 대승을 거두었소.
오군의 사상자는 칠만 여명에 달하오.
이게 다 황 장군 덕분이오.
어서 일어나야지요."
유비가 황충을 내려다 보며 말하였다.

"으음 ! 아닙니다.
오늘의 승리는 폐하의 복이지요.
신은 화살 몇 대 맞았을 뿐입니다."

 

"황장군 !

부디 몸조리 잘하시오.
완쾌되고 나면 내 반드시 성도로 보내드리겠소." 

 

"아, 아닙니다...
폐하 곁에 남아서 형주 함락을 보겠습니다."

황충은 병석에 누운 채로 상처와 출혈의 고통 속에서도

비교적 차분하고 굳건한 의지를 표해 보인다.

 

"좋소.

내 반드시 장군을 형주로 데려 가겠소. "

 

"신은 그동안 전장에서 딱 두번 패했습니다.

첫 번째는 장사에서 운장에게 패한 것입니다.

지면 안되는 싸움이었는데,

솔직히 아직도 패한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황 장군,

만약 두 사람의 나이가 서로 비슷했다면

장군이 운장을 이겼을거요. "

 

"허허허허 !..."

황충은 유비로 부터 위로의 말을 듣고,

병석에서 자신감 반 고마움 반의 마음이 들어 웃음을 웃어보였다.
그리고 이어서,

 

"그 말씀 참 마음에 드는군요.
두 번째는 바로 이번 전쟁입니다.
신은 비록 패했지만, 결국은 대승을 거두었다니 ...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내, 구천에서 운장을 만나거든 당당하게 물어 볼 겁니다.
폐하께서 나를 오호장군에 봉하신 것이 옳지 않았냐고 ...

인정 할 거냐구...

하하하하 !..."

황충은 이 말을 끝으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숨은 말을 마친 순간, 이미 끊어졌기 때문이다.

"장군 !"

 

유비가 황충을 세차게 불러 외쳤다.
그러나 그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고요히 눈을 감고 있었다. 
낙심천만 한 유비가 지리에서 일어나

황충의 주검을 눈물 젖은 채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부복한 장수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짐은..

오호장군 중에 벌써 셋이나 잃었다...
모두 손권에게 당한 것이야,

 

맹세 컨데,

반드시 건업을 쳐서

손권의 본거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말 것이다 !

듣거라 ! 오군의 정예군은 부직에서 전멸했다.
전 군에 명을 내린다. 이릉으로 진격하라 !"

 

"알겠습니다 !"

황충을 잃은 유비는 감정이 격해지며 이렇게 외치었고

그의 장수들은 즉각 화답하였다.
                     
*인물평
황충(黃忠) 145년 ~ 220년
유비의 장군. 자는 한승(漢升).
남양군(南陽郡) 출신으로 원래 유표의 휘하에서 장사(長沙)를 지켰으나,

관운장의 장사 공격으로 포로가 된 후, 유비의 설득으로 전향하였다.
그후 혁혁한 무공을 세워 토로장군(討虜將軍)이 되었다.

 

218년 한중을 공격할 때는 정군산(定軍山)에서

조조의 장수 하후연을 죽여 정서장군(征西將軍)이 되었다.
같은 해 유비가 한중왕이 되자 후장군(後將軍)이 되었다.
칠십오 세에 강동 정벌에 나선 뒤 전사 하였으니 중

국에서는 황충의 분전을 전무후무한 노익장(老益壯)의 대명사로 여기고 있다.
                       
324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