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 사는곳,
그곳을 노니고 있다.
이곳 봉도 逢島는 신선이 산다는 봉래를 뜻한다하니
바로 그 신선이 사는곳을 우리가 거니고 있는 것이다.
순흥 읍성을 돌아보러 왔다가
天圓地方이라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 라는
전통사상에 근거한 연못을 파고 돌다리를 놓아 들고 날고 하게 만들고
단을 쌓아 육각정자를 두었으니 바로 이곳 봉도각이다.
사실 나는 요즈음 이상하게도 이런 정원, 전통 장원에 눈길이 간다.
영양 입암에 있는 서석지는 물론이고 보길도의 세연정,
담양 소쇄원의 바람소리나는 계곡길이 그냥 좋아서
자꾸만 이런 고즈넉하고 바람과 볕과 물길이 모아져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정원 하나를 가졌으면하고 꿈꾼다.
이런 신선사상도 도교적 기반이라하지만
영국정원이 다르고 프랑스정원이 독특하게 개성있고
우리나라 정원은 일본이나 중국정원과 구별된다.
세개의 못과 쌓아올린 조그마한 동산이 있는곳
영주산, 봉래산, 방장산에 신선이 머문다고 했다.
그리고 서석지에 가보면
계곡에서 흐르는 골 물길을 자연스럽게 모아 흐르게 하여
들고 나는 높낮이를 아주 정밀하게 차이가 나게하여 수심을 조절하는데
거기에 놓여있는 바윗돌의 모양새에 따라 잠겼다 들어났다하는것을 보고
무슨무슨 상서로운 이름을 붙혀 자기 세계관을 붙히고 가치를 부여하여
그걸 완상하는 재미를 느긋하게 즐기는 그런 조상들의 지혜가 그립다는 말이다.
오늘 여기 봉도각에 와서 보니
역시나 못과 동산을 조성하고 정자를 짓고 그걸 완상하고 즐겼다고 한다.
떡버들을 비롯한 고목들의 어울림은 물론이고
물에 비쳐 안겨있는 파아란 쪽빛 하늘조차 신선의 세계로 나를 이끈다.
무엇이나 그렇지만 모두가 사람 나름이라고들 하는데
오늘도 그렇다.
인연이 오래되어 수십년을 서로 깊이 사귀고 있는 영주에 사는
순흥 토박이 사람 박 석홍 ( 소수서원박물관장 역임 ) 선생이
그의 개성있고 깊이있는 해설로 우리 일행을 곧장,
이곳 순흥에 와 있던 금성대군이 단종복위운동을 하다
절단이 나고 폐촌지경에 이른 그때 그시절 조선조 사회로 이끌어 가고
금세 의병운동의 집강소였던 소백산 자락으로 우리를 격동시킨다.
얼마나 실감나게 조곤조곤 설명하는지 설명내용은 새기지 않고
그저 그의 해박한 폭넓은 해설솜씨에 넋을 잃고 있다.
다른사람같으면 순흥의 속살을 제대로 안내하지 못할텐데
옛 순흥도호부의 골목과 관아 그리고 성터를 제대로 밟아보게 한다.
그래서 오늘 미안하지만 그를 이곳까지 오라고 부탁한 것이다.
그래서 一邑 五胎地, 五方池, 五鄕校 이야기를 듣고 있다.
고맙고 감사할 일이다.
서로 껴안고 있듯하는 연리지 나무모양
우리는 그저 인연으로 이렇게 얽히고 설켜가며 살아가고 있다.
친구들아
이곳에 사는 신선들이 그대들을 초대한다네
봉래산 신선들이. . .
'친구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 임인년 태사묘 추향제 봉행 (2) (0) | 2022.09.12 |
---|---|
2022 임인년 태사묘 추행제 봉행 (1) (0) | 2022.09.12 |
<상정 신계남 서생의 먹물염색> (0) | 2022.09.03 |
심수관의 질문 <여주 도자미술관> 그리고 명성왕후 기념관 (0) | 2022.08.30 |
전탑의 비밀<여주 신륵사> (0) | 2022.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