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량문과 상량제 강의를 다녀와서
1910년 한일병합조약의 공포로 경술국치를 격었던 8월 29일
도촌송어회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예당카페에서 차 한 잔을 나누고
16:00 여름방학을 마치고 처음으로 시작하는 사)전례문화보존회의
'상량문(上樑文)과 상량제(上樑祭)' 시민강좌를 다녀왔다.
남시화 회장님의 인사와
강사소개에 이어 정재구 강사사님은
건축을 하거나 교량이나 서커스탑의 건설시에 행하여지는 의식으로
새로 짓거나 고친 집의 내력, 공력일시 등을 적은 상량문(上樑文)을
길한 날 길한 시에 마룻대(종도리)를 올리며 제사(上樑祭)를 지냈으며
짧은 상량문으로 안방쪽에서 건넌방쪽으로 종서(從書)로 붓글씨로 쓴
상량대의 글씨를 묵서명(墨書銘)이라 하였다고 한다.
긴 상량문의 형식은
건축을 하게된 연유와 공사추진 과정을 적은 서사(序詞),
건축주의 덕업과 관계자의 노고를 치하하는 본사(本詞),
사방과 원근의 경관을 읊은 육위송(六偉頌),
건물의 영속과 가문의 평안을 기원하는 결사(結詞)로 이루어 지며
건축관계자나 장인의 이름을 적는 첨사(添詞)를 붙이기도 하였다.
중국 후위(後魏)때 溫子昇이 지은 창합문(閶闔門)상량축문이 시초로
우리나라 고려때 林宗庇의 延慶宮正殿상량문 등 5편이 동문선에 전하고
조선때에는 예제를 강조하며 상량식을 반드시 치러야 할 관례로 여겨져
개인문집 등에 수 많은 상량문이 실려서 전하고 있다고 하며
사륙변려문(四六駢儷文)은
문장이 4자와 6자를 기본으로 한 대구(對句)로
수사적(修辭的)으로 미감(美感)을 주는 문체로
변(駢)은 두마리의 말을 나란히 마차에 이은 것이고
여(儷)는 두사람이 나란히 밭을 간다는 뜻으로 많이 쓰였다고 한다.
상량문에서 많이 쓰이는 아랑위(兒郞偉)는
대들보를 올릴 때 여러사람이 힘을 모아 '어영차'하는 소리 의성어로
젊은 사람을 뜻하는 兒郞의 복수형으로 도목수(都木手)가
장인(匠人)들을 통틀어 부를때 상투적으로 쓰는 표현이라 한다.
또 상량제의 길일, 차려지는 음식, 홀기, 지방(顯天地神明神位),
축문, 상량제의 물품의 배분은 도편수가 반을, 나머지는 목수들의
숫자에 따라 균등배분 등 사례들을 볼 수 있었다고
상량문과 상량제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을 하여 주었으며
요즘은 상량제의 의식보다 상량식이란 행사로 치루어 지고
공정이 순조롭고 사고없이 분양이 대성황을 이루어지는
복을 달라는 축문도 등장하고 있으며
홀기, 제문, 상량문 등을 한글화 하여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참여자 모두가 의미있고 즐거운 의례로 승화되어 갔으면 싶다며
강의를 마쳤다.
강의를 들으며
해체복원시 발견된 상량문에 의하여
현존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
부석사 무량수전에서 봉정사 극락전으로 바뀌기도 하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상량제의 중요성을 새삼 느껴지기도 하였다.
상량문과 상량제에 관한 많은 자료를 조사하여
소중한 강의를 하여주신 정재구 강사님께 감사드리고
우중에도 함께하여주신 모든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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