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교토이야기(5)<달이 강을 건넌다는 도월교>
손녀들은
이제 자연은 고만 봤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우리는 게이샤의 추억이라는 영화의 촬영지였다는
대나무숲이 아름다운 쿠치린을 찾고
달이 강을 건너는 모습을 닮았다고 이름한
도게츠 < 渡 月 橋 >를 돌아본다.
게이샤의 추억 어느 장면에 이곳이 소개되는지를 기억 못하겠는데
끝없이 펼쳐진 대나무 숲길이 아주 아름답고 신비롭고
어디서 찍어도 영화가 되는 분위기있는 곳인데
사실 이곳을 방문해서 인증샷을 찍으려고 작정한 사람은
대학교 다니는 손녀였다.
할아비가 되어 이것이야 도와주지 못하랴 싶어
열심히 포즈를 취하고 이리찍고 저리찍어도
영 ~ 원하는 분위기있는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결국은 포기하고 증명사진을 찍고 말았다.
실컨 땀흘려 고생하고도 그것도 못찍느냐고 핀잔만 듣게 되었다.
달이 강을 건넌다는 멋진 말에 혹하여 찾은 도게츠교도
이곳 아라시야마의 가쓰라 강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시골냇가 풍광이지만
일본에 귀하디귀한 강이라는 점을 인정한다하더라도
너무나 밋밋하고 별 느낌을 주지 못한다.
내가 사는 안동의 낙동강 월영교 강변을 보지못한 사람들이
멋모르고 이곳을 찾는지는 모르지만 딸내미는 얼마나 자연적인 모습이냐며
오히려 다듬어 가꾼 낙동강을 나무라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낙동강 월영교 호반에서 달을 벗삼아
답교놀이 하며 달을 즈려밟고 호수에 담긴 다섯여섯으로 뜨는 달을 건져올리며
그림자되어 나를 종종거리며 따르는 달을 친구삼는 낙강강변이 더 좋고 말고다.
더더구나 강변에 동네가게 닮은 커피파는 가게가 명소로 소문이 나서
줄을 길게 서서 기다려 먹는다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도
한두시간이나 차례를 기다려 커피한잔 먹자고 줄서서 기다리는데
나중에 얻어마신 커피 맛이라니 별거도 아니드라만 요즘 아이들 유행은 알다가 모르겠다.
어쨋건 이곳 도게츠교 언저리 가쓰라 강변에 벤치에 앉거나
그냥 맨땅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소면을 먹는다면 신선이 된다는 얘기가
정말 쿡쿡 웃음만 나오는 얘기일 뿐인데도
이런걸 마다않고 하고 다니는게 여행재미라니 우리도 그저 그러고 있을수 밖에. . .
사랑을 이어주는 곳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노노미야 野 宮 신사에는 언제 찍은 사진인진 모르겠으나
일왕을 대신해서 이세 신궁을 섬기러 가는 왕녀가
궁으로 향하기 전에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한다는 유래가
마쓰리로 행해지고 있는건지 뭐 그런것 아닌가 그저 짐작만 하고 지나간다.
오히려 느닷없는 신사 근처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기차소리에 놀랐는데 건널목을 기웃거렸더니 마침 기차가 지나가고
한국서 관광왔다는 가족들이 아이들에게 유카타 일본옷을 입히고
관광분위기를 마음껏 내어 사진찍느라 분주하다.
그래서 예쁘구나 하고 나도 덩달아 스켓치를 하고 있다.
머쓱해 하는 나를 보고 지나가는 인력거꾼이 오히려 눈웃음으로
마치 너도 한심하다 하면서 위로하듯이 지나간다.
그래 , 저 인력거나 빌려타고
휘적 가근방이나 돌아볼까 싶다.
그러나 발걸음을 쫒아 마음을 붙잡는 것은
푸르름이 한 아름인 치쿠린 대나무 숲길이 아직도 눈에 삼삼 마음에 점 점이다
여행이란
이런 것이야
그저 별것일것도 없는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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