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
■상팔자의 조건
명리학(命理學)은 기원전 3세기부터 이론이 정립되기 시작하여 기원후 10세기 무렵에 완성된 체계를 갖추게 된다. 1300년 걸렸다. 1300년 걸려 내린 결론은 팔자에 3가지를 모두 갖춰야만 상팔자라는 것이다. 재(財), 관(官), 인(印)이 그것이다. 돈, 벼슬, 그리고 학벌(印)을 말한다. 돈만 있어도 안 되고 벼슬이 있어야 하고 , 벼슬을 하려면 학벌, 즉 공부를 잘해야 하였다. 과거시험에 합격하여야만 벼슬을 할 수 있었다. 과거시험이 아닌 칼싸움 능력과 군사적 재능이 뛰어난 사무라이가 대접을 받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일본은 약간 달랐지만 말이다.
벼슬을 해야만 재물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벼슬 없이 오로지 돈만 버는 계층은 사농공상(士農工商) 가운데 제일 밑바닥 계층인 상(商)이라고 해서 천대를 받아야만 하였다. 신분제하에서는 부(富)가 있다고 곧 권력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었다. 권력자에게 언제든지 가지고 있던 재물을 뺏길 수 있었다. 학문도 있음을 의미하고, 돈도 어느 정도는 확보하기 마련이다. 조선시대에 지방수령, 예를 들어 군수 정도의 자리에 2~3년만 있으면, 부수입과 뇌물이 자동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본인의 평생 먹을거리를 확보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조선시대에 상팔자가 되는 첫 단추는 인(印), 학벌이요, 시험이요, 공부였다.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고시에 합격해서 벼슬을 하는 것이다. 벼슬도 금융과 돈을 관장하는 부서가 가장 유망하다. 이를 명리학 용어로 표현하자면 '재관쌍미(財官雙美)'이다. '돈과 벼슬이 모두 아름답다'는 뜻이다. 팔자에 돈도 있고 아울러 벼슬도 좋으면 이 분야로 가야 한다. 상대적으로 재물운이 약한 팔자는 그 어려운 청문회를 통과하는 일도 시도해 봄 직하다. 재물운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앞으로 청문회 벼슬에 응모하지 않는 것이 명철보신(明哲保身)이라고 생각한다.
조용헌 브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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