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실

양죽기(이면동)

오토산 2015. 5. 1. 12:49

 

 

養竹記(양죽기)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양죽기(養竹記)가 떠오릅니다.

역사가 오래된 잔치입니다. ...
고려 초부터 매년 음력 5월 13일을 죽취일(竹醉日)로 정하고,

전 주민이 동원되어 마을 주변이나 야산 등에 대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작업이 끝나면 죽엽주 등을 마시면서 마을 주민의 단결과 친목을 도모하는 화전 놀이를 벌였는데 이를 계승한 것이 <담양 대나무 축제>입니다.

1999년부터 열린 이 축제가 오늘 5월 1일부터 5월 5일까지

푸른 대숲, 맑은 정신을 슬로건으로 담양의 죽녹원과 관방제림 일원에서 펼쳐집니다.

 

맑은 대숲이라는 단어를 보면 밑으로 숙인 댓잎과 빈 속이 상징하는

겸손과 겸허의 선비정신,

그리고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양죽기(養竹記)가 떠오릅니다.

養竹記(양죽기)/ 白居易(백거이) 竹似賢, 何哉.(죽사현,하재)
대나무는 현명한 사람과 비슷하다.

왜 그런가?

 

첫째 竹本固, 固以樹德.(죽본고, 고이수덕.)

대나무 뿌리는 단단하여, 단단함으로써 덕을 세우고 있다.

君子見其本, 則思善建不拔者.
(군자견기본, 즉사선건불발자.)
군자는 그 뿌리를 보면, 곧 잘 서서 뽑히지 않음을 생각한다.

 

둘쨰, 竹性直, 直以立身.(죽성직, 직이립신)
대나무의 성질은 곧아서, 곧음으로써 자신의 몸을 서게 한다.

君子見其性, 則思中立不倚者.(군자견기성, 즉사중립불의자.)
군자는 그 성질을 보면, 곧 의지하지 않고 중립을 생각한다.

 

셋째, 竹心空, 空以體道.(죽심공, 공이체도. )
대나무 속은 비어서, 비어있음으로써 도를 체득하고 있다.

君子見其心, 則思應用虛受者. (군자견기심, 즉사응용허수자. )
군자는 그 속을 보면, 곧 마음을 비우고 남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생각한다.

 

넷째 竹節貞, 貞以立志(죽절정, 정이립지.).
대나무 마디는 곧아서, 곧음으로써 뜻을 세우고 있다.

君子見其節, 則思砥礪名行, 夷險一致者.(군자견기절, 즉사지려명행, 이험일치자.)
군자는 그 절개를 보면, 곧 행실을 부지런히 갈고 닦아서, 고락에서 한결 같다.

대나무가 가진 여물고 바르고 속이 비어 있고 곧은 네가지 속성은

 덕을 키우는 수덕(樹德).

기울지 않게 자신을 세우는 입신(立身),

남을 받아들일 줄 아는 체도(體道),

뜻을 세우는 입지(立志)의 선비정신을 생각하며 마음은 담양 대나무 숲으로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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