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실

신도청시대의 신청사(혜명)

오토산 2016. 2. 12. 20:39

 

 

[新도청시대 .2] 신청사 줌인(Zoom In)


  • 이두영기자 장석원기자 명민준기자 이지용기자
  • 201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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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관·회통실·화백당…“신라의 역사와 魂을 고스란히 담아”

회랑(지붕이 있는 긴 복도)에서 바라본 경북도청 신청사 본청. 풍수지리가들은 전형적인 배산임수와 장풍득수의 지형이라고 설명한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드론을 이용해 항공촬영한 경북도청 신청사 전경. ①안민관(본청사), ②여민관(도의회), ③동락관(대공연장), ④홍익관(주민복지관)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총 9층 규모…연면적 4만8천여㎡
“도민에게 평안한 도정 펼치겠다”
신라의 향가 안민가서 본관 명칭

도청 정면엔 솟을삼문 ‘경화문’
못 사용하지않고 만든 화합의 門

81m 회랑, 병산서원 만대루 연상
좌우엔 꽃담…영원불멸 등 담아

전형적인 배산임수·장풍득수形
검무산·보현지맥까지 뻗어나가
보기드문 명당…교통도 뛰어나

오는 21일이면 경북도는 안동·예천 신청사로의 이사를 마무리짓고 바야흐로 새 시대를 열어젖힌다.

준공을 마무리하기도 전부터 신청사는 ‘수백 년간 시대를 넘나드는 건축양식의 결정판’ ‘청와대보다 더 좋아서 윗분(?)들이 싫어하지 않겠나’와 같은 농반진반의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다. 신청사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꽤 많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이 不如一見)’이라는 말처럼, 직접 가보는 것이 훨씬 낫겠지만 영남일보는 지면을 통해 독자들과 함께 신청사 구석구석을 둘러보고자 한다. 신청사 곳곳의 특징을 기사와 함께 카메라 렌즈에 담았다.

◆역사와 혼을 담은 신청사

연면적 4만8천273㎡에 지상 7층∼지하 2층 규모로 지어진 청사는 보는 이로 하여금 웅장함에 넋을 잃게 한다.

청사 곳곳에선 경북의 정체성과 혼을 고스란히 담은 흔적들이 눈에 띈다.

청사 본관 명칭은 ‘안민관(安民館)’으로 정했다. ‘도민들에게 평안한 도정을 펼치겠다’는 신라 향가 안민가에서 뜻을 따왔다. 층마다 색다른 공간도 눈길을 끈다. 1층 북카페 ‘카페 문향’은 담소공간으로 꾸몄고, 2층 영상회의실은 원효의 화쟁사상을 뒷받침하는 뜻을 담아 소통하며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의 ‘회통실’로 이름 지었다. 3층 간부회의실은 크게 순환하며 화합한다는 의미를 담아 ‘원융실’로 이름 붙였다. 4층 대강당은 ‘화백당’인데 신라의 만장일치 제도로 ‘중지를 모으고 화합하는 주된 공간’을 뜻한다. 중앙휴게실은 삼강주막처럼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하는 ‘삼강쉼터’로 정했다.

도청 정면에 놓인 솟을삼문은 ‘도민의 화합을 이끄는 문’이라는 의미를 담아 ‘경화문’으로 지어졌다.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은 나무 건축물의 특징을 자랑하고 있다.

길이 81m의 회랑(지붕이 있는 긴 복도)은 안동 병산서원의 만대루를 연상시킨다. 회랑은 도청과 의회청사, 복지관을 연결하는 통로로 직원들의 작은 쉼터로도 활용된다.

회랑 좌우에는 꽃담이 있다. 화장벽돌을 이용한 꽃담에는 다양한 문양과 수복강녕, 영원불멸을 소망하는 문자, 나무, 꽃나무 등을 새겨 놓았다.

청사 앞 소나무 두 그루는 대구 산격동 청사에서 옮겨다 심었다. 원래 이 나무들은 안동과 예천에서 자란 나무였는데, 1966년 산격동 청사가 개청하면서 대구로 옮겼던 나무다. 도청 이전과 함께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셈이다. 정원은 향토수종인 느티나무와 단풍나무, 소나무 등으로 꾸며 친숙한 분위기를 풍긴다. 또 청사 서편에는 23개 시·군이 참여하는 도민의 숲, 남쪽으로는 새천년 기념 숲을 조성하는 등 직원과 방문객 모두에게 평안을 가져다주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풍수지리와 입지조건으로 본 신도청

신도청이 들어선 안동과 예천의 경계지역은 전형적인 배산임수와 장풍득수 지형이다.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과도 지형이 비슷해 눈길을 끈다.

통일신라 후기의 승려인 도선(827~898)이 쓴 ‘도선비기’와 조선 중기 이후 민간에 널리 유포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예언서 ‘정감록’에도 이 같은 내용이 기록돼 있다.

먼 옛날부터 탁월한 입지조건을 인정받아왔던 것이다.

풍수지리가들은 신도청 동북쪽에 위치한 검무산(해발 331.6m)을 이곳의 주산이라 설명한다. 좌청룡 정산과 우백호 거무산을 거느리면서, 낙동강과 하회마을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와 장풍득수의 지세를 갖추고 있다.

지난 세월 동안, 역사적으로 이름난 학자와 독립운동가 등을 배출한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류동학 해명인문명리아카데미 원장(대구한의대 동양사상학과 외래교수)은 “신도청은 백두대간을 척추로 북쪽은 봉화·예천으로 이어지는 문수지맥이 검무산에 이른다. 또 남쪽은 태백산 낙동 정맥의 지맥인 보현 지맥에 이른다”며 “청송, 영천, 포항의 경계인 보현산을 지나 의성 비봉산을 휘돌아 검무산을 마주 보며 봉화산으로 다시 솟아나는 보기 드문 명당”이라고 평가했다.

입지적 조건도 좋다. 중앙고속도로 서안동·예천IC와 10분 거리에 있고, 중부내륙고속도로와 현재 건설 중인 상주~영덕 간 고속도로 등과도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경북도의 종합계획상 동·서축과 남·북축이 교차하는 지점에 자리 잡음으로써 각종 개발사업이 가속될 전망이다.
안동=이두영기자 victory@yeongnam.com
예천=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