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사돈의 그림편지(우받세/은숙)

오토산 2016. 2. 29. 05:57

 

 

 

 

  Re:크~ 막걸리~~막걸리에 ㅇ 어울리는 사진 몇장 올려 봅니다~ 취~~ 

 


사돈의 그림편지

 

 

         옛날 어떤 영감이 글을 몰랐습니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영감이 며느리를 봤습니다.

         며느리와 함께 술을 빚어 먹으려고 보니 누룩이 없었

         습니다.  그래서 며느리에게 말했습니다.

 

         "얘야, 사돈댁에는 누룩이 있겠지?"

         "예. 아버님, 저희 친정에는 누룩이 있을거예요."

         "그럼 사돈한테 누룩 좀 보내달라고 편지를 써야겠다."

         사돈한테 편지를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종이하고 붓을

         준비했는데 그러나 편지를 쓸 수가 없었습니다.  글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영감은 종이와 붓을 잡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아무리

         궁리를 해봤으나 한 글자도 적을 수가 없었습니다. 

         붓만들고 이리저리 굴리다가 무슨 좋은 생각이 났는지

         영감은 마침내 무릅을 탁하고 쳤습니다.

 

         "옳거니, 누룩 모양을 그려서 보내면 되겠구나."

         하고 종이에다 커다랗게 누룩모양의 동그라미 하나를

         그려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자 사돈한테서 답장이 왔습니다.

         그런데 답장에는 영감이 보낸 동그라미에 큰 작대기를

         커다랗게 꿰어 놓았습니다.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영감이 며느리를 불렀

         습니다.

         "얘. 며늘아, 사돈한테 누룩을 보내달라고 동그라미를

         그려서 보냈는데  동그라미에 작대기에 기다랗게 꿰어

         서 도로 보내 왔구나. 이게 대체 무슨 뜻이냐?"

         며느리가 가만히 편지를 들여다보더니

 

 

        "친정아버지가 누룩을 보내기가 싫어서 쭉 뻣 대시는 것

         입니다." 듣고 보니 과연 그럴듯한데 영감은 몹시 불쾌

         하고 화가 났습니다.  얼굴이 붉으락프르락 해졌습니다.

         화가 잔뜩 난 영감은 당장 그 그림 밑에 다시 그림을 그

         리기 시작했습니다.   왼쪽에 점을 하나 찍고 오른쪽에

         점을 하나 찍었습니다.  그런데 점 하나는 붉은 색이고

         다른 하나는 푸른색이었습니다.

 

         그걸 보고 며느리가 물었습니다.

         "아버님, 그 점 두개는 무슨 뜻이에요?"

         "얘. 보고서도 모르겠니?  내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해

          졋다는 뜻 아니냐?"

          편지를 다시 보내고 그리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사돈이 또 답장을 보내 왔습니다. 궁굼한 영감이 얼른 편

         지를 뜯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저  한가락하

         고 소  한 마리를 그려놓은 것입니다. 이번에도 영감이 아

         무리 궁리하고 둘러보아도 그 그림이 무슨 뜻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하다 못해 영감은 이번에도 며느리를

         또 불러서 물어 봤습니다.

 

         "얘, 이번에는 사돈이 저 한가락에다 소 한 마리를 그려서

          보냈구나. 이것이 대체 무슨 뜻이냐?"

          며느리가 그림을 한참 들여다보더니

          "이제 곧 누룩이 도착하겠군요. 아버님."

          영감은 깜짝놀라 어떻게 그것 알수 있느냐고 며느리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며느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친정아버지가 '졌소'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있다 보니 사돈집에서 심부름꾼이

          누룩 한 짝을 짊어지고 오는 것이었습니다.

          삭막한 세상에 사는 우리에게 생각하게 하는 해학이

          넘치는 이야기 입니다.

 

 

         

 

받아 온 글 - 隱 寂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