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금옥몽

인공으로 만수산을 만들어

오토산 2021. 1. 14. 16:23

금옥몽(속 금병매) <20>

*연복궁에 싫증난 휘종을 위해 ,인공으로 만수산을 만들어 선계 간악이라 불렀다.

만수산의 모든 공사가 끝나고 드디어 휘종 황제가 오랫만에 유람을 나왔다,

채경은 황제에게 자신의 새 작품을 선보여 칭찬들을 일을 생각하니 가슴이 마구 뛰었다.
황제가 자신을 신임하면 할 수록 자신의 앞날은 밝았기 때문 이었다.

"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
"만세 만세 만만세. "

도사의 복장으로 갈아 입은 수많은 신하들이 만수산 입구에서 갈건을 머리에 쓰고,

도포를 입고는 손에는 선장을 짚고서 도열하여 황제를 맞이한다.

"황제가 납시었다!
만세 만세 만만세!"

만수산에 유람 나온 황제를 맞이하는 앵무새의 소리였다.
휘종은 앵무새 같은 미물도 자신을 알아보는 구나 하며 너무나 흡족해 했다.

"허허, 그것 참 신통하구나!

누가 가르쳤나?"

"예이,

소신 설옹(薛翁)이 약간의 제주를 가르쳤나이다.

하오나, 어찌 소인의 가르침 만으로 되오리까!

저 앵무새도 황상의 은덕을 알아 보기에 그와 같은 말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고

입 발린 소리를 한다.

황제 휘종은 기분이 들떠지기 시작했다.
풍경 뿐만 아니라 모든것이 즐겁고 흡족했다.
그는 설옹과 앵무새에게 많은 상금을 내렸다.

" 으음 , 참으로 선경이로고!

이것을 만드느라 백성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았는지 모르겠구나." 하고 말하자,

옆에 있던 채경(蔡京)이 얼른 대답한다.

" 상서우복사(尚书右扑射) 겸 중서시랑(中书侍郎) 채경 아뢰옵니다.
이 만수산에 옮겨 놓은 모든 것은 백성들의 것이 아닌.

항상 폐하의 천하에서 가져온 산림지물(山林之物) 이옵니다.

어찌 백성들의 민폐를 끼쳐 폐하의 밝은 덕을 감히 어지럽게 할 수 있겠습니까?"

" 으음, 그러면 그렀지!
장하구나, 경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지 없지만,

이런 선경에서 노닐려니 백성들에게 미안 하구나!"하며

짐짓 백성을 무척이나 아끼는 성군인척 한다.

"폐하!

신 임령소(林灵素) 아뢰옵니다."

황제 휘종이 바라보니 자신이 가장 신임하는 도인(道人) 통진달령(通真達灵) 선생인지라,

만면에 미소를 띄고 대꾸한다.

"오~! 도인께서는 또 어떤 가르침을 주시려 하시는지오?

어서 말씀 하시구려?"

" 황제 폐하!

어제 저녁 신이 가만히 천문(天文)을 살피다가 오랫동안 궁금하던 문제를 해결하였나이다.
바로 폐하의 별인 신소성(神宵星)이 반짝거리더니 밝게 빛을 발하며

갑자기 눈부신 광채를 띄며 신에게 다가와서는 나는 신소성의 주인 옥청왕(玉清王)이며

옥황상제의 장자(长子)이다 라고 말하면서 신의 손을 잡고 함께 천궁(天宫)에 올라가

홍익신관(红衣神官)의 영접을 받고 옥황상제를 알현 했나이다.

 

하온데 상제께서 제게 내리신 전지(传旨)에 특별한 뜻이 적혀있었는데,
"옥청왕을 보필하여 국가를 강녕케하고 사직을 길이 보존토록 하라고"
쓰여 있었나이다.

신이 이상한 생각이 들어 다시 한번 바라보니

바로 폐하의 용안(龙颜) 이었습니다.

휘종은 원래 신귀한 이야기를 듣기 좋아하며 믿기도 잘하는 편인데

임령소가 꾸며서 듣기 좋은 소리만 들려 주었으니 그것도 자신의 이야기가 곁들여지니

더욱 신이나서, 짐이 옥황상제의 장자란 말이지!
입이 혜벌쭉 벌어져 다물줄 모르고 얼나간 사람처럼 임령소에게 다시 묻는다.

"그렇사옵나이다.

혹시 간밤에 금침을 즐기실때 꿈을 꾸지 않으셨는지요?
도포를 입으시고 칠성관을 머리에 쓰고 옥구슬을 들고

신선계에서 노시는 꿈을 꾸지 않으셨는지요? "

그는 임령소로 부터 꿈이야기를 듣고 보니,

항상 신선의 복장을 하고 다니면서 신선 세계를 동경해 왔으니

어제 저녁 그런 꿈을 꾼듯이 착각속에 살아서 꿈을 꾸었다고 말해버렸다.

그러자 임령소는 폐하께서는 항상 옥황왕께서만 하는 복장과 차림을 하고 계시니

옥황상제의 장자가 틀림없으며 저기 계시는 채태사는 옥청왕을 보좌하기 위하여

속세에 내려온 좌원선백(在元仙白) 문화사(文华使)이며,

유귀비(刘贵妃)께서는 천상(天上)의 구화옥진안비(九华玉真安妃)께서 이세상에 내려오신 분입니다.

황제는 임령소 말에 점점더 빨려 들어갔다.
자신이 총애하는 귀비가 천상의 선녀라 하는데는 마음이 흡족하여 기분이 너무 좋았졌다.
채경도 임령소가 자신도 천상의 신선이 이승에 온것이라 추켜세워 주니

입이 찢어지도록 좋아 어쩔 줄을 몰라했다.

폐하께서는 만수산에 선경을 꾸며놓고 거닐 수 있는 것은

옥황상제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며 아첨을 떨었다.

휘종이 신하들과 기묘하고 신비롭게 꾸며놓은 계곡길의 풍광을 즐기며

거슬러 올라가는데 어디선가 청아한 피리소리가 기암괴석 틈사이로 아련히 흘러 나오고 있었다.
휘종이 고개를 들어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쳐다보니 깍아지른 듯 까마득한 절벽위에 있는 정자에서

꽃같이 아름다운 자태를한 세명의 선녀들이 피리를 불고 있었다.

 

엄격하게 훈련받고, 분장한 어린 궁녀들이지만,

황제의 눈에는 자신을 흠모해서 천상에서 내려온 선녀로 보였다.
후두둑 하는 소리에 놀라 돌아보니 일곱마리의 청학과 백학이

정자로 날아가더니 피리소리에 맞추어 춤을 춘다.

 

휘종은 잠시 그 옛날 피리를 불어 백학을 춤추게 했다는

선인(仙人) 왕자교(王子乔)가 된듯한 착각속에 빠진다.
휘종은 다시 발걸음을 옮겨 계곡 모퉁이를 돌아가자,

울창한 숲속 어디선가 꾀꼬리의 맑은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청솔메가 높은 하늘에서 내려 꼿히더니 놀란 현란한 색깔의 장끼 한마리가 후드득하면서

가시 덤불속으로 내려 쳐박힌다.

 

계곡의 경관은 급변하여 아기자기한 목욕탕 같은 소(沼)가 나타나며 금방이라도

하늘에서 마고선녀(摩故仙女)가 내려와 날개옷을 벗어 놓고

백옥 같은 피부를 드러낸 채 목욕을 하는 듯한 환상에 잠겼다.

그때였다.

귀신의 얼굴을 하고,

천길 높이로 솟굿쳐 있는 귀면암(贵面岩) 뒤편에서

홀연히 선녀가 나타나서는 목욕탕에 뛰어 드는데 정말 마고선녀와 꼭 닮아 보였다.
선녀는 아무도 없는것을 확인 이라도 하려는 듯 주위를 두리번 거리 고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 한듯 수정처럼 맑은 연못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휘종은 처음 대하는 꿈같은 선녀의 알몸을 보다가, 혼미한 정신속에서 깨어나지 못한채

선녀 목욕하는 것에 심취하여있다가 주위 신하들이 사라진 현실도 몰랐다.

"마고! 그대가 정녕 마고 선녀 인가?
하고는 주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선녀가 목욕하는 곳으로

다가 가서는 다정한 목소리로 선녀를 불렀다.

선녀는 그제서야 황제를 보았다는 듯 화를짝 놀라는 시늉을 하면서

물위에 끌어내 놓았던 보드럽고 우유빛갈의 매끄러운 상반신을 얼른 물 속으로 감추어 버린다.

" 황~ 황공하옵니다,

옥청왕 마마!?"

휘종은 선녀가 자신을 옥황상제의 아들임을 알아보자

어리 석은 휘종은 점점 대담하게 하늘의 선녀도 궁중의 궁녀처럼

내 마음데로 할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 하면서.

" 하하 , 괜찮느리라.

그대는 안심하고 목욕을 하여라,

그리고 나한테 들리어라 "라고 말 명령 하였다.

채경과 임령소가 사전에 다 짜놓은 각본임을 모르는 휘종은

진짜로 자신이 옥황상제의 장남 옥청왕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그날밤, 옥황상제의 아들이 된 휘종 황제는 계곡가에 있는

자균헌(紫筠軒)의 자단향목(紫檀香木)으로 만든 침대 위에서

난생 처음 선녀의 알몸을 구석구석 탐험 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밤새도록 선녀와 함께 선경의 유희를 즐겼다.

 

<sns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