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장비와의 만남

오토산 2021. 9. 17. 05:33

삼국지(三國志) (6)
장비와의 만남

<이 장(章)에서 만나는 중요 인물 소개>

*장비(張飛) : ( ? ~ 221)
유주(幽州) 탁현 출신으로 자(字)는 익덕(益德)이다.

본시 어느 성주(城主)의 부장(副張)으로 지내다가 성이 황건적에게 함락된 뒤에,

방랑 생활을 하게 된 무사로써 용맹은 하늘을 찌르나 성격이 매우 급하고 술을 좋아하지만

과격한 싸움에서는 물러남이 없는 팔 척 거구의 사납게 생긴 용모와 벼락같은 목소리를 지닌,

기세(氣勢)가 항시 달리는 말처럼 드센 호장(虎將)이다.

그는 호탕하나 성질이 급하고 악을 원수로 보듯 하며

마음이 곧고 생각없이 느끼는 대로 말해 버리는 성격이다.

탐관오리를 본능적으로 증오하며 권세를 두려워하지 않는 인물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달갑게 여기지 않았던 제갈양에게 한번 감탄하게 되자

곧 말에서 내려 배복(拜伏)하여 승복할 만큼

사실을 중요시하고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하지 않을 줄 아는 일면도 있는 사람이다.

유비가 형주에서 죽임을 당한 관우의 복수를 위해 오(吳)나라 동정(東征)을 준비 하던중,

술에 취해 잠들었을 때, 자신의 부하인 범강과 장달에게 암살을 당했으니,

이때 그의 나이는 55세로써 관우와 더불어 당대 최고의 용장이었다.

(조금만 더 가면,

우리를 도와 줄 관군이 있는 곳이다.)

유비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추격해 오는 황건적에게 붙잡히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말을 달렸다.
그러나 뒤쫒아 오는 자들과의 거리는 점점 좁혀지는 것이 아닌가.
이제는 부용 아가씨도 황건적에게 추격당하고 있는 것을 눈치챘다.

그리하여 유비의 허리를 더욱 바싹 끌어 당기며,

"우리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은 황건적들이 아닙니까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유비는 그런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부용 아가씨가 무서워할까 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말을 달려만 왔었다.

그러나 이제는 본인도 눈치를 채고 물어 보니, 사실대로 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네,

황건적이 우리 뒤를 맹렬히 추격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가면 관군이 있을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유비는 부용 아가씨의 마음을 안심시키기 위해 그렇게 대답하였지만,

관군이 진을 치고 있는 강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왜냐하면 유비가 아무리 말에 채찍질을 가해도

황건적들과의 거리는 자꾸만 좁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머 !

저것들이 자꾸만 가까워 오니,

이를 어째요 ! "

부용 아가씨는 쏜살같이 달리는 말 위에서

유비의 허리를 다시 한 번 움켜안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비명을 울린다.

"염려말고 말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나만 단단히 붙잡으시오."

유비가 채찍을 가하던 생나무 채찍은 이미 껍질이 벗겨지고 끝이 줄어져 있었다.
이제 조그만 언덕을 넘게되면 들판이 펼쳐지고,

그 들판이 끝나는 곳에 유주의 관군이 진을 치고 있다는 그 강변이 아닌가 ?

유비가 부리나케 채찍을 휘두르며 달려가는 눈에 저 멀리 강줄기가 보이는 것이었다.

"아 !

강이 보인다 !...

부용 아가씨 !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 "

유비는 앞으로 앞으로 달려가며,

절망에 빠져 떨고 있는 부용 아가씨를 위로하는 말을 하였다.
그러나 그때에는 추격해 오는 황건적과의 거리는 이미 상당히 가까워진 상태였다.

"이놈아 !

죽지 않으려거든 게 게 섯거라 ! "

추격해 오는 황건적들의 고함 소리가 똑똑히 들릴 정도로 가까워졌는데,

정작 강가에 도착해 보니, 강변에 진을 치고 있다던 관군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어젯밤까지도 강변에 진을 치고 있던 관군은 황건적이 대거 기습을 한다는 바람에

야간에 철수를 해 버렸던 것이다.

(이거 큰일이구나 !)

유비가 강변에 진을 치고 있는 관군을 찾아 보며 한탄하고 있을때,

황건적 무리들은 이미 유비를 둘러싸 버렸다.

타고 온 말도 강가 모래톱에 발이 빠져서 이제는 더이상 달릴 힘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자 황건적 한 놈이 창으로 말의 뒷다리를 세차게 찔러대는 통에

말이 그만 비명을 지르며 그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그바람에 말위에 타고있던 유비와 부용은 강변 모래밭에 곤두박질쳐졌다.
부용은 순간, 정신을 잃고 쓰러졌으나 유비는 즉석에서 벌떡 뛰어 일어나면서 대항할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자신의 유일한 무기였던 검은 이미 마원의에게 빼앗겨 버리고 말아서,

무기라고는 가진 것이 없지 않은가 ?
할 수없이 유비는 발밑에 돌멩이를 양 손에 주워 들었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덤벼드는 황건적의 면상에 힘차게 내던졌다.

"아이쿠 ! "

유비를 향해 덤벼들던 도둑놈이 힘차게 내던진 돌맹이를 면상에 정통으로 맞더니,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들고 있던 검을 떨어뜨리자

유비는 얼른 주워 들고 나머지 도둑놈 무리를 노려보며,

"천하를 어지럽히는 이 도둑놈들아 !
이 유현덕이가 이제는 네놈들을 살려 두지 않겠다 !"하고 호통을 쳤다.
그러자 마상에서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이주범이가,

"이 시골 촌놈아 !

뭐가 어쩌구 어째 !

네놈이 내 칼 맛을 봐야 알겠냐 ?"하고 큰소리를 지르더니,

말에서 뛰어내려 칼을 휘두르며 덤벼드는 것이었다.

유비는 스승인 노식 선생에게 무술을 배우기는 하였으나,

무예의 솜씨는 대단치는 않았다.

그러나 생쥐도 막다른 곳에 몰리면 살아나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법이 아니런가 ?

유비는 덤벼드는 이주범과 막상막하의 솜씨로 겨루었다.

그러나 이 합,삼 합,사 합...공방이 치열해 짐에 따라 유비의 방어와 공세는 점점 약화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주범의 졸개들도 제각기 무기를 휘두르며

좌우 사방에서 공격할 기회를 옅보는 것이 아닌가 ?

그야말로 중과부적(衆寡不適)이어서 혼자의 힘으로 여러 놈들을 상대하기는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한순간,

적도들과 대항하던 칼을 놓쳐 버리자 이주범이 벼락같이 달려들어 유비를 모래바닥에 쓰러뜨렸다.

그리고 이주범이 유비의 가슴을 향하여 마지막 칼을 겨누는 바로 그때,

"야아 ! ...

죽이지 마라 ! "하고

멀리서부터 고함을 치며 말을 달려오는 사내가 있었다.
도둑놈들은 일제히 소리나는 방향으로 돌아다보았다.

"누구야 ?"

"마원의 대방님이신가 ?"

도둑놈들이 저희끼리 한두 마디 주고 받는 사이에 소리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났다.
질풍과 같이 말을 타고 달려온 사람은 그들의 대방인 마원의가 아니고,

키가 팔척이 넘고, 고슴도치같은 수염이 턱에 시꺼멓게 나있는 사내였다.

"엇 ?

장비 아냐 ?"

도둑들은 말에서 뛰어 내리는 사내를 보고 저마다 한마디씩 물었다.
장비(張飛), 그는 며칠 전에 황건당에 입당한 말단 졸개였다.

"네가 여길 어떻게...?"

그러나 장비는 졸도들의 물음에는 대답치 아니하고,

유비를 깔고 앉아 있는 이주범을 바라보며,

"두목 !

그 사람은 죽이지 말고 나한테 넘겨 주시오 ! "하고

명령조로 말했다.

"뭐 ?

너는 내가 누군지알고 함부로 그런 주둥이를 놀리는거야 ?"

이주범은 장비의 명령조의 말에 발끈 화를내며 말했다.
그러자 장비는 대뜸,

"뭐긴 뭐야 ?

내 명령이지 ! "

"뭐, 어째 ?

이 죽일 놈이 ! "

이주범이가 장비를 올려다 보며 일어서려는 순간,

장비는 이주범이의 목덜미를 잡아, 그대로 끌어 올리더니 냅다 집어던지는 것이었다.

"아이쿠 ! "

장비의 손에 허공에 떳다가 땅바닥에 집어던져진 이주범이 죽는 소리를 내질렀다.
그러자 이 모양을 본 다른 졸개들은 제각기 장비에게 덤벼들었다.

"이놈, 장비야 !

지금 네가 우리를 배반하는 거냐 ?"

"이 자식아 !

여기가 어디라고 우릴 배반해 !"

그러자 장비는 먼저 덤벼드는 놈의 멱살미를 그대로 잡아당겨서 빙 잡아 돌리더니,

고꾸라져 있던 이주범이 위에 그대로 던져버리는 것이 아닌가 ?

"으악 !"

"아이고 !"

연달아 던져진 놈이나 깔린 놈이나, 두 놈의 입에서 동시에 비명이 터져나왔다.
그러자 나머지 두 놈은 제각기 창과 칼을 뽑아들고 장비에게 맞서며,

"이놈 봐라 !

아주 눈에 뵈는 것이 없구나 !"하고

장비를 세차게 을러대었지만, 그 두놈은 이미 겁을 집어먹은 상태였다.

"떽 ! "

장비가 한 발을 털썩 구르며 두 놈을 향하여 소리치며 맞서자,

흠칫 놀란 두 놈이 뒷 걸음을 치는 것이었다.
그 순간 장비는 땅에 떨어진 창 하나를 주워들고 빙빙 휘둘러 대며 공격할 자세를 취하니,

두 놈은 아에 덤벼들 생각을 못하고 꽁무니를 빼는 것이었다.

이런 모습을 가만히 지켜 보던 유비는 그제서야 모래를 털고 일어나며 장비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키가 족히 팔척이나 되고, 검은 수염이 모질게 구렛나루를 덮었고,

눈은 고리눈에 얼굴 자체가 호랑이 같이 험상궂게 생긴 사나이가 아니던가 ?
유비는 장비 앞에 허리를 공손히 굽히며 인사했다.

"인사를 여쭙겠습니다.

공(公)은 누구시길래,

나 같은 사람을 이렇게나 곤경에서 구해주셨습니까 ?"

그러자 장비는 대답보다도,

모래밭에 기절해 쓰러져 있는 부용 아가씨를 먼저 잡아 일으키며,

"부용 아가씨 ! 얼마나 놀라셨습니까 ?

소생은 아가씨 선친의 부하로 있던 장비라는 사람입니다.

아가씨가 황건적 무리에게 쫒긴다는 소리를 듣고,

아가씨를 구하러 왔습니다."하고

깍듯이 공대를 하는 것이었다.
유비는 그 소리를 듣고 더욱 놀랐다.

"엣 ?

황건적 일당인 줄 알았는데,

부용 아가씨를 구하러 왔다고요 ?"

"이보시오 젊은 양반 !

그건 당신이 모르는 말이오.

당신은 나를 황건적의 졸개로 알고 있는 모양이지만,

나는 이 고을 성주로 계시던 부용 아가씨 아버님의 부하였소.

황건적의 난동으로 성이 불타고, 성주님도 적도의 손에 무참히 돌아가셔서,

나는 성주님의 원수를 갚으려고 황건적 일당에게 거짓으로 항복하고 놈들에게 합류했던 것이오.

그러던 중에 부용 아가씨가 쫒긴다는 소리를 듣고 이렇게 부랴부랴 달려온 것이라오."

유비는 그 소리를 듣고 크게 감격하였다.

이 어지러운 세상에 이미 세상을 떠난,

자신이 모시던 성주를 위해 원수를 갚겠다는 충심을 가진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나 있을 것인가 ?

그러기에 유비는 감격하며,

"듣고 보니 대단한 어른이시구려 !
우리 인사합시다.

나는 탁현에 사는 유비 현덕이라는 사람이오."

"나는 성은 장이요,

이름은 비(飛)에, 자(字)는 익덕이오.

오늘 우리 성주님의 따님이신 부용 아가씨를 모시고 오느라고 고생이 많으셨소."

"내가 이렇게 무사하게 된 것은 장공의 덕택이오.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을 어찌 아셨소 ?"

"유 공이 어제 산성에서 마원의와 이주범에게 검과 차를 빼앗길 때에,

나도 그놈들 틈에 끼어 있었소.

그런후에 유 공이 토굴에 갇히는 것을 보고,

모두가 잠든 밤중에 구출하러 갔더니 어느새 유공은 없어졌더군요.

유 공을 구출할 사람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산해(山海) 스님밖에 없을 것 같아서

그길로 스님을 찾아갔었죠."

"아,

그러면 어제 나를 구출해 주신 그분의 법명(法名)이 산해 스님이셨소 ?"

"그렇소 !

그분이 산해 스님이오...

산해 스님을 찾아갔더니,

유 공이 피신하는 길에 부용 아가씨를 모시고 가게 했지만,

암만해도 걱정이 되니 나더러 뒤쫒아가 보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뒤따라 왔는데, 이제 알고 보니, 내가 뒤쫒아 오기를 잘한 것 같소.

내가 오지 않았다면 두 분이 큰 욕을 볼 뻔했소."

"아닌게 아니라 이렇게 무사하게 된 것은 장공과 산해 스님의 덕택이오 !

이 유비는 두 분께 그저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오."
유비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천만에 !

나는 돌아가신 성주님을 위해 부하로서의 의무를 다했을 뿐이오."

장비는 부용 아가씨를 돌아다보며

그렇게 말하다가 문득 생각이 난 듯이 품안에서 차통을 꺼내서 유비에게 주는 것이엇다.

"엇 ?

이 차가 어떻게 장공의 손에 ?"

유비는 이주범이에게 빼앗겼던 차가 장비의 손에 들려있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
그러자 장비는 이렇게 말하며 차통을 유비에게 건네는 것이었다.

"유 공이 늙으신 자당을 위해 이 차를 무척 아끼는 것 같기에,

내가 그놈들 손에서 억지로 빼앗아 왔소이다."

유비는 크게 기뻐하며 ,

두손으로 차통을 받으며 허리를 숙여 장비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원, 이런 고마운 일이 어디 있겠소.

이 은혜는 죽어도 잊지 못할 것이오."
장비는 차를 주고 나서 다시,

 

"참, 이 검도 받으시오.

유 공이 빼앗겼던 검도 내가 가지고왔소."하면서,

자신에 허리에 차고 있던 검도 끌러주는데,

그 검은 마원의에게 빼았겼던 검이 분명하지 않은가 ?

"차를 가져다 주신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인데,

검까지 찾아 주셨구려 ! "

"소중한 검을 도둑놈들에게 주어 버릴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이오."
유비는 검을 돌려받기는 하였으나,

그것까지 받기에는 너무도 염치가 없었다.

그리하여,

"다 죽게 되었던 나를 살려 주시고,

빼앗겼던 차와 검까지 찾아 주셨으니,

이 은혜는 뭐라고 말씀드려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천만에 말씀이오.

유공이 오늘 내가 존경하며 모시던 돌아가신 성주님 따님인

부용 아가씨를 도와 주려고 애쓴 것 만으로도 충분하오.

이놈의 세상이 황건적때문에 극도로 어지러우니,

우리 젊은이들이 모두 뜻을 같이해서 세상을 바로잡는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오."

장비의 말은 매우 무뚝뚝하였다.

그러나 그의 말에는 진실과 의리가 넘쳐보였다.
유비는 그의 말에 감동하여,

금방 장비에게 돌려 받은 검을 장비에게 받들어 보이면서 말했다.

"장 공 !

이 차는 어머님께 드리려는 것이라 어쩔 수없지만,

오늘 장 공의 은혜를 생각해서 이 검을 예물로 드리고 싶으니 받아 주시오.
이 검이 장 공과 같은 호걸의 손에 있게 된다면 이 검이 가진 의미가 크게 살아나게 될 것이오."
장비는 뜻하지 않았던 말에 깜짝 놀란다.

 

"옛 ?

이 검을 나에게 선물로 주신다구요 ?"

"그렇소이다.

나의 성의이니 부디 사양치 마시오."

"나는 본시 호반이어서,

이 검이 예사 검이 아니라는 것을 벌써부터 알고 있었소.

그리고 이 검이 유 공에게는 반드시 유서가 깊은 검일 텐데,

어쩌려고 이 검을 나에게 주겠다는 거요 ?"

"네,

이 검이 나에게는 유서가 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생명을 구해 주신 은인에게 무슨 물건인들 못 드리겠소이까.

더구나 장공을 만나 보니 나는 이 세상에서 백년지기를 만난 것 같소.

그리하여 장 공에게 이 검을 꼭 드리고 싶소이다."

"뜻이 그렇다면 고맙게 받겠소이다."
장비는 유비의 손에서 검을 받아 들더니,

즉석에서 허리에 차보고 매우 기뻐하면서,

"나는 이제부터는 이 검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인물이 되도록 하겠소이다."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고마우신 말씀이오.

우리 서로간에 이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도록 노력해 봅시다."

"암, 그래야지요.

나는 지금부터 부용 아가씨를 모시고 가서

옛 성주님의 부하들을 규합해서 황건적과 싸울 준비를 하도록 하겠소.

유 공도 속히 고향에 돌아가서 늙으신 자당을 반갑게 만나시오."

"아, 그러면 ...

언제 또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까요 ?"

"뜻이 있으면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오.

아 참 ! 유 공의 고향이 탁현이라고 했지요 ?"

"네, 탁현 누상촌입니다."

"알겠소이다.

부용 아가씨 !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제는 제가 모시고 길을 떠나겠습니다."

장비는 말고삐를 끌어당겨 부용을 마상위에 올려 놓고, 자기도 말 위에 오른다.
유비도 이주범이 남겨 놓은 말을 타고 올랐다.

"그러면 장 공과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겠소.

부디 부용 아가씨를 모시고 뜻을 이루시길 바라오."

"고맙소이다.

그러면 다시 봅시다 ."

마상의 유비와 장비가 서로 손을 흔들어 보이며 갈라서는데,

부용도 얼굴을 돌려 유비를 그윽히 바라본다.

유비는 그 시선을 보자 형용하기 어려운 감동과 비애를 느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일시나마 그녀와 생사를 같이한 사이였지 않은가 ?

게다가 나이 스물네 살에 이성과 이처럼 가깝게 접촉한 것은 처음이지 않았던가 ?

유비는 뜻을 같이 하는 사나이끼리는 언제든지 다시 만날 기회가 있겠지만,
부용 아가씨와의 재회의 기회는 영영 없을 것 같아서,

그녀와의 작별에는 한줄기 감회가 새삼스러웠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부용 아가씨,

어디를 가더라도 희망을 잃지 말고 지내시오.)

7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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