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열리는 조예(曺叡) 의 시대

오토산 2022. 3. 3. 07:50

삼국지(三國志) .. (350)
열리는 조예(曺叡) 의 시대

새로운 위황제 조예가 조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중에

대장군 조진과 대사마 조휴가 찾아왔다.

"신, 조진,

조휴가 폐하를 뵈옵니다!"
조휴와 조진이 머리를 조아리며 신황제 조예에게 예를 표하자,

 

"숙부님들 앉으시지요."
조예가 자리를 가르키며 중앙 단상의 황제 자리에 좌정하였다.

 

"황공하옵니다."

 

조진은 자리에 앉자 마자,

신황제 조예를 향하여 칭송을 마다 않는다.

 

"이~야!

정말 잘 어울리십니다."

"황제로 타고나신게 틀림 없습니다.

 

너무 눈이 부시게 환하셔서 눈이 부실 지경입니다.

하하하!"

"신은 궁에 들어서자 마자,

신비로움이 가득한 느낌을 받았사옵니다.
하늘의 도우심으로 우리 위나라에 성군이 등극하셨으니

이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조휴가 뒤질세라 한 마디 거들고 나섰다.
조예가 미소를 띠며 이런 것을 바라보고 있다가

기분좋은 어조로 입을 열었다.

"두 분께서는 조정의 중신이면서 저의 숙부이시니,

앞으로 많이 가르쳐주십시오.

아직 대업을 이루지 못하였으니,

짐의 책임이 막중하다 하겠습니다.
짐이 대업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폐하의 뜻을 이루실 수 있도록

저희가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그리하시려면 나라 안 부터 살피셔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조정의 기강을 바로 잡아야 하니, 간신을 퇴출 하셔야 합니다."

 

조진에 이어 조휴가 아뢰었다.
그러자 조예가 즉각 되묻는 것이었다.

 

"응...?

누가 간신이란 말입니까?"

"폐하,

일전에 태조께서 은밀히 말씀하진 적이 있었는데,

사마의는 음흉한 자이기 때문에 병권을 쥐게 하면 화근이 될 것이라 하셨습니다."

 

이번에는 조진이 나서면서 아뢰었다.

그러자 조휴가 한 마디 덧붙인다.

 

"사마의는 야심을 감춘 채 선제 곁에서 오랬동안 몸을 숙이며 때를 기다려 왔습니다.

선제께서는 그를 중용하면서도 견제하셨지요.

허나, 어찌된 일 인지 뜻밖에도 임종 전에 그자를 표기대장군에 임명하셨으니,
말할 수 없이 걱정이 크옵니다."

"폐하, 당부드릴 것이 있습니다.
이제 막 등극하셨으니

친인척이 아니면 병권을 넘기셔선 안됩니다."

 

"사마의는 야심이 크고 병법에 능하며,
장남 사마사와 차남 사마소 모두 보통 내기가 아닙니다.
사마 집안은 백여 년동안 크게 번성하여 친인척과 제자 등,

그 측근들이 조정 안팎으로 널리 퍼져있습니다.

 

폐하,

어제밤 신이 꿈을 꾸었습니다.
세 필의 말이 여물을 먹는 꿈이었는데,
잠을 깨고 보니 식은 땀이 흐르더군요.
폐하, 아무래도 사마의,사마사, 사마소,

세 부자가 우리를 먹어 버릴 것 같습니다.
이거 큰 일 아닙니까?"

조진은

손을 들어 자신의 의견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눈까지 뒤집어 까보였다.
조예는 자신의 숙부인 조진과 조휴가 번갈아 가며

사미의를 성토하자

그 분위기에 파묻혀 버렸다.
그리하여,

 

"그렇다면 어찌해야 합니까?" 하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조진이 잠시 주저하다가 입을 열어 아뢴다.

"아...

신의 생각에는 당장 어떻게 하기 보다는 사마의를 변경으로 보내고,

 차후에 기회를 보아 처리하심이 좋을 듯 합니다."

 

"그렇게 하지요.
특별한 죄명도 없는데 갑자기 제거해 버리면 풍파가 일 겁니다.
그러니 조만간 기회를 보아, 사마의를 변경으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조예가 그렇게 대답하자,

 조진과 조휴는 두 손을 맞잡아 올려 보이며 대답하였다.
 

 "영명하십니다."
      
이런 조정의 분위기를 사마의가 모를 리가 없었다.
그리하여 어느날 표기대장군 사마의가 신황제에게,

 

"폐하,
옹주(雍州)와 양주(凉州)는 변방이오나

국방상 매우 중요한 곳이온데 성주가 비어 있으니,

바라옵건데 신을 그자리에 보내 주신다면 성심을 다해

그곳 백성들이 폐하의 은덕에 감읍 할 수 있도록 따뜻하게 보살피겠사옵니다."하고

아뢰는 것이 아닌가?

신황제 조예는 두 숙부 조휴와 조진의 간언을 실행할 기회를 찾고 있었는데,

당사자인 사마의가 변방 성주를 자원하고 나왔으니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선제 조비가 지명한 표기대장군 사마의를

변방의 일개 성주로 보내는 것이 대접이 아니기에,

 

"옹주와 양주는 그 옛날 마등과 마초 부자가 점령하고 있었던 서량 땅이니,

공과 같은 지략이 있는 분이 부임하여 돌보는 것이 좋을 것 같소이다."하고

마지 못한 듯이 허락하였다.
  
황궁에서 조예의 허락을 받고 사가에 도착한 사마의는

만족한 미소를 보이며 수레에서 내렸다.
아들 사마소가 달려 나오며 아버지를 맞았다.

그런데 아버지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어있는 것이 아닌가?

"아버님?

좋아 보이십니다!"

 

사마소가 아버지에게 기뻐하는 의미를 물었다.
그러자 웃음을 감추지 않는 사마의는,

 

"그러냐? 안 되지... 
내가 너무 드러냈나보군!"하고

말하면서

집안으로 선뜻 들어서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조심해야겠어!"하며

스스로에게 다짐 하듯이 거푸 말하는 것이었다.
사마소가 얼른 아버지의 뒤를 따르며 하인에게 명한다.

 

"어서 문을 닫아라."

 

그러면서 아버지의 다음 말을 기다리며

사마의의 뒤를 <쪼르르> 따라갔다.

 

"무슨 일이신데요?

말씀해 주십시오."
사마소는 이번에는 사정하듯이 아버지께 말했다.

"하하하하!"

 

사마의는 춤을 추듯 어깨를 덩실거려 보이며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한 손을 치켜 들며 애들처럼 깡총 뛰어 보였다.

 

"물고기가 물을 만났으니,
이제야  내 세상을 만났도다 !

하하하하!"

아버지가 이토록 기뻐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사마소는

더이상 묻지 아니하고 뒤만을 졸졸 따랐다.
이제는 사마의 스스로가 이토록 기뻐하는 이유를 말하였다.
 

"내가 이곳에 계속 있는다면 모함에 걸려들어 죽음을 피할 수가 없을 것인데,

 조진과 조휴 덕분에 변방인 옹양 성주(雍陽 城主)로 가게 되었으니,

이렇게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 ?

하하하하! 정말 좋구나.

 

그들은 옹양이 내가 정말 가고 싶어 하던 곳인지 몰랐겠지.
사실 그곳이 변방이긴 하나 위에 요지에 속하는 곳이다.
제갈양이 공격해 온다면 공을 세울 수 있는 곳이지."

사마의는 이렇게 기뻐하면서 곧 임지인 양주로 떠났다.
이렇게 언제나 황제의 측근에서 인내의 세월을 보내던 사마의는

지략을 맘껏 펴보일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내심 크게 기뻐하고 있었던 것이다.

촉국(蜀國)의 세작(細作: 간첩)들은

사마의가 위국의 변방인 옹양의 성주로 부임해 갔다는 사실을 이내 본국에 보고하였다.
촉국의 중신들은 그 사실을 보고 받고도 별로 대견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승상 공명만은 그 소식을 듣고 크게 놀라는 것이었다.

 

(사마의가 옹,양 두 지역을 아우르는 수장이 되었다면

이는 우리로서는 큰 위협이 아닐 수가 없다.
그가 조정의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변방에서 군사들을 훈련시켜 놓는다면

장차 우리에게는 큰 화근이 될 것이니 우리가 선수를 써서

그를 없애 버리지 않으면 안 되리라!)

공명은 혼자 그런 생각을 하며,

선제 유비의 사당을 찾아 제사를 지내며 결심을 다잡았다.
+그런 뒤에 후주 유선(後主 劉禪)에게 상소문을 쓰기 시작하였는데,
그때에 쓴 상소문이 유명한 출사표(出師表)였다.
                      
351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