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행기

시골사람의 서울나들이(4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전)

오토산 2023. 2. 10. 17:28

시골사람의 서울나들이(4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전)

 

시골사람의 서울나들이는

이제 눈호강이 절정을 향한다.

 

언젠가 유럽여행길에

오스트리아 빈에서였는지 아닌지 기억이 확실치 않지만

합스부르크 유물관 전시를 보려고 몇시간을 줄서서 기다리다가

여행일정에 쫒겨 입장도 못하고

기다린보람도 없이 다른곳으로 이동한 적이 있었다.

그런 비참했던 기억이 오늘 이곳에 오니 되살아나서 별로 기분이 좋진 않지만

한국땅 서울에서 편안하게 볼수 있을지는 상상이 되지 않았었다.

 

오늘은 홍실이 딸 덕분에 사전 예약이 되어 있어서

줄서서 기다리지도 않고 편안하게 입장해서 

사진도 마음대로 찍어도 좋다고 해서 신이나서 스켓치를 하고 있다.

 

합스부르크 하면 잘 와 닿지 않은 역사로 기억되지만

한때 유럽전역을 지배했던 600년 왕조의 찬란한 역사를 가진

오스트리아를 중심하여 중, 서 유럽을 말한다.

 

얘기로 듣고 유럽여행에서 줏어들었던

알듯모를듯한 이름들이 줄지어 걸려있고

한눈에도 화려한 회화작품이란걸 느낄수 있는 미술작품들이

우리들의 호기심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정말 보기드문

대규모 특별기획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 참,  좋은 시절을 살고 있다.

유럽을 가지않고도 빈 미술사박물관 걸작 소장품을

이렇게 앉아서 구경할수 있는 호강을 누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기웃거리며 이곳저곳을 돌아드는 관람을 하다가

잠시 다리를 쉬면서 생각해 보니까

아~  이래서 서울, 서울하면서

기를 쓰고 서울살려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생활을 마음껏 누리다가 시골에 귀촌하여 살아보면

이러한 문화욕구를 해결할수가 없을 것이니

아무리 고향와서 살라고 호소를 해도 돌아올 생각을 안하는구나 싶어서

괜히 썰렁해지는 마음을 어쩔수 없어서 잠시 우울해지는 마음을 추슬려

걸작을 보면서도 엉뚱한 사념에 빠져드는 나를 혼내주고 있다.

 

이런 스켓치가 친구들이 기분나빠할것이지만

그래도 누구는 딸내미 하나 잘두어서 세심하게 신경써서

애미, 애비 전시장 돌아보느라 다리 아플까봐

가근방에 있는 고급 한방휴식소에 데려가

어깨며 다리 ,  허리를 세련되고 숙련된 솜씨로 시원하게 풀어주는 일정을,

그리고 배고플까봐 평소에는 먹어보지 못하는 음식으로

아주 황제 못지않은 대접을 받고 있다.

 

그저 오늘 같아라 하면서

여기, 지금  온갖 호강을 누리고 있다.

그러면서 효도할 기회를 줬다고 미안한 마음을 다독이면서

과비로 이번달 생활비 쪼들리지 않을까 조금은 걱정된다.

 

시골사람 서울 나들이는

모처럼 황제가 되어 조선왕조에서도 노니고

멀리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황실에서도 소요유하나니

친구들에겐 미안하네,

나혼자 호강을 누려서 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