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윽한 매화 향기를 쫒아
병산서원을 찾았다 .
매화는 절정이었고 향기는 그윽하였다.
매화가지에 피어난 매화는 흐드러져
땅바닥에도 그림자로 피어나 더더욱 매혹적이었다.
사람도 이같아서 마음의 향기를 머금고 살면
그림자조차 이름모를 그림을 그린다 했다.
하루를 함께보낸 우리들도 정이 깊어져
만대루 누마루에 기둥에 등을 붙히고 편하게 앉아
강변의 유유함과 병산의 고고함을 가슴에 받아안는다.
이 고요를 깨기라도 할세라 조심스러운데
싱거운 나는 오늘 보는 병산은 반만 보시는거라고 흰소리를 지껄인다.
만산홍엽의 늦가을이 깊어질즈음
그것도 오후 서너시가 될무렵 그러니까 해가 니웃 서쪽에 기울어져갈즈음
강변 모래톱에 나서서 서너마장 들어선 강섶에 궁둥이를 부치고 앉아
멀건히 강물을 바라다보면 마치 물안개 피어오르듯 분수를 일제히 연출하는데
가만히 보면 그건 숨이막힌 피라미들이 숨쉬려 함께 물위를 뛰어오르는데
내눈엔 착시로 물안개 자욱해지는 강물이 부글거린다.
그래서 눈부셔 눈을 비키면 병산의 형형색색 단풍들이 파노라마같이
지는 해를 쫒아 춤을 추며 눈을 현란하게 유혹한다.
제풀에 돌아앉아서 바라보는 병산서원의 편안한 모습은
그저 그모습으로 고스란히 마음에 담겨 안긴다.
나는 이것을 들어 하회 1 경이라 부른다.
누마루에 앉고 누워 한가해진 마음들은
이곳을 떠날 생각들을 하지않고 마음마져 늘어져 가라앉는데
처다보는 만대루 너머 하늘이 유난히 청정하다.
그건 아마 내 마음이 고요를 찾고 깨끗이 씻겨 세심이 된 탓이리라
이제는 매화향에도 마음 뺏기지 아니하고
흐드러지게 피어 예쁨 뽑내는 꽃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그저 서로 쳐다보며 미소지을뿐 넉넉한 정겨움만 배부르다.
그래 이곳이 도원경이고 선경이다.
그래서 오늘 나는 신선으로 산다.
친구들이여 신선을 만나려거든 병산으로 오거라
신선도 만나거니와 너도 신선이 되어 있을것이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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