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가 통도사 장경각을 찾아
성파 큰 스님을 뵈온적이 있었다.
그때 큰스님의 말씀과 그동안 이루신 일을 보고
무한감동과 격한 감탄을 가슴에 안고 돌아온 것인데,
특히 우주를 마당에 만들어 놓은 큰 방형 물확에 담아
" 물은 아래에 있고 허공은 하늘에 있으나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물이 위에 자리하고
하늘허공이 오히려 아래에 있음을 알수있다 " 라는
심오한 진리와 깊은 철학적 사유를 느끼라고 하시는
성파 스님의 가르침을 엿보고는 감동을 받고 가슴깊이 새기면서
내 언제 다시 이곳을 찾아와 그 우주의 한 언저리에 가부좌하고 앉아
멀리 바라다 보이는 동해바다쪽으로 멍~ 때리고 바라보고
스님이 주시는 화두를 깊이 생각해보리라 다짐 했었는데
오늘 그 성파 큰스님께서 안동까지 오시고
친견의 기쁨을 주시고 계신다.
60년지기 동행 동반하고 있는 상정 신 계남 작가의 전시회를 보시고
스승으로서 제자에게 격려와 가르침을 주시려고 방문하신것이다.
3, ~ 40 년동안 오랫동안 가르침을 주고 계시지만
옻칠과 자연색 염색 그리고 문인화와 민화를 그리고 규방공예까지
어느것 하나 소홀함이 없이 다 두루 갖춘분을 보지못한다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세상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작가로서 자랑할수 있다 하시면서
제자 자랑에 스스럼이 없이 칭찬하시고 격려해 주신다.
나 같은 까막눈 답답이 문외한에게 조차
하나하나 자상하게 설명해주시고
친절하게 중구난방으로 묻고 있는 버릇없는 사람에게도 성의껏 응답해 주신다.
그리고 좋은 말씀을 남겨주시고 부채에 좋은 교훈도 적어 주시고 . . .
고운사, 부석사 주지스님이셨던 근일 큰스님이
그대는 전생에 절밥을 먹은사람 같다 하시던 덕담이 있어서
오늘 이런 큰 홍재를 만나 좋은 인연으로 뵙는 것인지 모르겠다.
옛날 먹물 장삼입은 탁발스님이 집에 오셨을때
나를 유심히 보시던 그 인자하고 편안해 보이던 그 모습이
오늘 뵙는 성파 큰스님에게서 얼핏 그때 그 느낌이 새삼스레 느껴져서
아주 가슴이 저리고 화끈 덥혀지는듯 하다
그때 그 먹물 장삼에서
오늘 상정 신 계남 작가가 먹무늬염을 깊이 느끼는 느낌이 전해지고
그때 그 딱따그르 하고 청정하게 울리던 목탁소리가 가슴에 새겨져
저 옻칠 일월오봉도가 밝고 맑은 옻빛깔이 밝아지고 화사해 지는건지
그리고 미소띈 성파 큰스님의 편안하고 조용한 모습에서
깊고 넓은 우주를 다 품고 계시는듯
나도 이런저런 부처님을 뵙고 있는게 아닐런지
오늘 나는 먹물장삼입은 성불한 청정 세상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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