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

안동시립박물관 회고전(回顧展)을 다녀와서

오토산 2024. 3. 6. 04:05

안동시립박물관 회고전(回顧展)을 다녀와서

 

 

개구리와 벌레들이 봄이 오는 소리에 놀라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인 3월 5일 아침부터 봄비가 부슬부슬 내렸고

12:00 법흥교아래에 있는 안동민물요리전문점 거랑애()에서

마늘과 파 양념을 푸짐하게 넣은 매운탕으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맛있게 먹은 후

임청각입구에 있는 올유카페(커피볶는집)에서 차를 한 잔하였다.

올유카페는 좋고 신선한 원두로 그때그때 로스팅하여

일관된 커피 맛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하며

아늑하게 꾸며진 실내분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다.

예쁘게 수놓은 커피도 맛 있었고 전 영남예술아카데미학장님이 

가져오신 포도(샤인머스켓)을 함께 먹었더니 더 맛이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사이야기로 한참을 보내다가  집으로 오는 길에

안동시립박물관 개관30주년 기념특별전 회고전(回顧展)을 구경하였다.

 

안동시립박물관은

1976년 안동댐이 준공되면서 지역의 문화유산이 사라지는 위기속에서

1979년 6월 9일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1982년 기공식, 1991년 준공,

1992년 6월 26일 안동민속박물관으로 건립하여 오늘에 이르기 까지

지역의 전통문화를 조사연구, 보존하는 기관으로서 이어왔으며

30년을 되돌아 보는 회고전을 2024년 6월 30일까지 전시하고 있었고

 

전시실에는 

1361년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으로 몽진하여 70일간 머무르다

개경으로 환도한 후 1362년 안동을 대도호부로 승격시키면서 하사하신

안동웅부(安東雄府 공민왕친필) 현판과 공민왕의 친필로 전하는

영호루(映湖樓) 현판, 운안동천(雲安洞天) 암각자 등도 볼 수 있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탈로 한국의 얼굴로 불리는

하회탈(11점)과 병산탕(2점)도 볼 수 있었으며

1791년(정조 15) 안동의 역사와 지리정보를 총망라한

영가지(永嘉誌)의 필사본도 전시되어 있었고

 

2017년 사)유교문화보존회에서 목판으로 제작하여 기탁한 

한글창제의 원리와 사용방법을 해설한 훈민정음해례본 목판,

추사체풍의 예서체로 쓰여진 남반구거(南沜舊居) 당호현판과

남반구거에 걸렸던 연주(煙洲) 당호현판의 고풍스러운 모습과

초서와 예서에 이름이 높았던 소암 현중화(素菴 玄中和)선생의 글씨,

한학자로 태동고전연구소를 설립하여 후학을 양성하였던

청명 임창순(淸明 任昌淳)선생의 글씨도 볼 수 있었다.

 

1478년(성종 9) 태종때 좌의정을 엮임하신 이원선생의 아들 이증이

안동으로 낙향하여 안동의 나이많고 덕이 높은 인물 12명(안동권씨 3,

흥해배씨 4, 영양남씨 4, 안강노씨 1)과 함께 조직한 모임으로

500년을 이어 현재까지 후손들이 매년 성곡동 우향각(友鄕閣)에 모여

향리약속을 낭독하고 선조들의 제사를 지내는 우향계첩(友鄕契帖)과

우향계축( 友鄕契軸)도 전시되어 있었고

퇴계선생의 문집 수진본과

절첩식으로 제작된 안동권씨 검교공파 족보도 있었다.

 

15세기 중엽 예안면 구룡리 에 창건되었다고 전하는 고림사터에서 수습된

용두와당(龍頭瓦當 : 용마루 양측에 얹어 吉祥과 辟邪, 화재예방을 기원했던

 기와)와 건륭30년명암막세(乾隆三十年銘女莫斯 1765년 제작)도 있었고

 암산의 색갈이 자색으로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명성이 높았던 독천석으로

만들어진 독천석벼루(禿川石硯) 등 귀한자료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혼수함(婚需函), 관복함(冠服函),  경대(鏡臺) 등을 보면서

옛날 혼인을 할때 신랑측에서 채단과 혼서지를 넣어서 보냈다가

후에 의류나 패물을 넣어 보관하였던 혼수함(婚需函),

집안사람들이 모여서 혼수함을 열면 오색실로 묶인 조이삭이 맨위에 있었고

복두(幞頭), 포(袍), 대(帶), 홀(忽), 화(靴) 등 관복과 관련기물을 넣어 보관하던

관복함(冠服函)을 가져와서 안마당에 닭과 대나무가 있는 초례청을 설치하여

관복입은 신랑과 족두리 쓴 신부는 초례를 치루고 몇일 신부집에 지내면서

 처가식구들과 친밀하게 하기위해 신랑다루기를 하였던 시골풍습들을 그리며

요즘은 보기가 힘든 아련한 추억에 잠겨보기도 하였다.

 

그 외에도 백자청화용문규병, 호랑이와 가치가 그려진 호작도, 감실의 모습과

1959년 구입하여 사용하였다는 일본 빅터사(JVC)에서 만든 2밴드라디오 등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여러유물들을 구경하면서

전시회를 개최하신 안동시립박물관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리며

기탁이나 기증하신분들께도 감사를 드리면서 전시실을 나왔다.

 

우리지역에서 전해내려오는 여러가지의 선조들의 생활문화와 

고려건국시 왕건과 견훤의 싸움에서 유래되어 온 차전놀이,

공민왕 몽진으로 지역에 전해오는 놋다리밟기와 안동소주 문화,

성리학을 집대성하신 퇴계선생이 남기신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

조선시대 양반사회를 풍자한 하회별신굿놀이 등  많은 문화들을

현대인들이 함께 즐기며 지켜나가길 바람을 하여본다.

 

매운탕을 사신 민회장님, 커피도 사시고 관람도 시켜주신 한회장님,

함께 시간을 보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를 전하며  오늘을 보낸다.

새봄과 함께 모두들 더 건강하시고 더 즐거운 나날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