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행기

수덕사(처음처럼작)

오토산 2012. 5. 21. 08:14

 

 

 

 

 

 

 

 

 

 

 

 

 

 

우리가 젊었을 적에 인기 가요 하나가 있었다.

 

송 춘희가 부르는 수덕사의 여승이라는 곡이었다.

 

일엽스님이라는 비구니의 사연과 함께

애절한 젊은 여승의 묘한 세속사연과 상상으로

인기가요는 힛트를 쳤고

수덕사를 방문하는 열성 팬까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선  오랫만에  그 노래를 한번 들어 보도록 하자

 

 

 

수덕사의 여승/송춘희

 

인적없는 수덕사에 밤은 깊은데
흐느끼는 여인에 외로운 그림자
속세에 두고온 이 잊을길 없어
법당에 촛 불켜고 홀로 울적에
아~ 아 수덕사에 쇠북이 운다

 

 

 

산길천리 수덕사에 밤은 깊은데
염불하는 여승에 외로운 그림자
속세에 맺은 사랑 잊을 길 없어
법당에 촛 불켜고 홀로 울적에
아~ 아 수덕사에 쇠북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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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없는 수덕사 !

 

속세에 잊을길 없는 인연

그 맺을수 없는 인연의 사랑을 잊을길 없어

촛불 켜고 나홀로 울적에

수덕사의 쇠북은 운다고 하는 노래가사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던 바로 그 수덕사에

 

우리는 정말 오랫만에

이 낭만적인 가요곡을 떠올리며

서해여행의 마지막을 수덕사로 정하였었다.

 

허나 지금의 수덕사는 천만의 말씀이다.

 

초입부터 관광단지가 되어있고

각종 산채를 판다는 요란한 유객소리와

왁자한 식당가의 번다한 관광객의 붐빔이

우선 우리를 놀라게 하고 조금은 실망스럽게 한다.

 

몇년전에 들릴때만해도 이렇치는 않았다.

 

사찰 입구에 있었던

일엽스님과 이 응로 화백의 사연이 있는

수덕여관의 정겨움에 마음이 푸근하였었고

이 여관에서 먹는 점심이 입에 달고

함께 마시는 막걸리 한주발이

기분이 묘하고 째지게 좋았던 추억이 있다.

 

그런데 그런 분위기는 간곳없고

주말 관광객이 미어터지고

그 수덕여관은 관광객의 궁금증을 사는

터~엉 빈 박제가 되어 우리를 만나고 있다.

 

한켠에 있었던 여승, 비구니들의 수도처는

찾기에 어려울 정도로 변하였고

대신 템플스테이 할수있는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마침 부처님 오신날을 기리는

등이 온 사찰을 뒤덮고 있어

이 번다한 분위기는 끝간데 없게 되었다.

 

처음 온다는 친구들은

와~ 야~ 하면서 좋아들 하지만

나는 요즈음 절집을 찾을때 마다

마치 먹은 점심에 체하기라도 한양

영~ 속이 불편하고 마음이 상한다.

 

그건 전에 추억하는 사찰의 고즈넉한 매력에

아직도 많은 요사체에서 켜켜히 얹혀있던 이끼와

적막을 깨는 인경, 풍경 소리의

 청아함을 잃어버린것 때문일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여기저기를 쑤시고 다니며 기웃거리고

간혹 열심한 신도들이 법당에 들려

열심히 예불을 올리는걸 볼수있다.

 

나는 친구 몇을 손짓해서

대웅전 옆 마당에 불러 세우고

주심포, 맛배지붕의 배흘림 기둥을 설명하며

우리나라 대표 고려 사찰건축의 백미를 보여주려 하였다.

 

안동 봉정사 극락전과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그리고 이곳 수덕사 대웅전의 오래된 사찰건축은

보고 또 보아도 명품중에 명품이고

보물중에 보물임이 틀림없다.

 

이것 하나만 보고 가도

머언길 이곳까지 찾아온

충분한 의미는 있는 것이다.

 

나는 권하고 싶다

이렇게 번다할때말고

바람부는 겨울철 모처럼 따뜻한 날

대웅전 옆 마당에 앉아서

맞배지붕 건물 결구 의 단아한 아름다움에 취하고,

 

절 마당에서 내려다 보는 산세의 아름다움,

그리고 수덕여관 툇마루에 앉아

사연을 꺼내보는 여승의 가사자락을 느끼고 가기를...

 

오늘은 다시 이곳을 올땐

제발 절집이 정신을 차리고

돈으로 여기저기 올려세운

잡다한 속세 천한 치장들을

     말끔히 정돈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