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실

잠용물용의 뜻 (이면동)

오토산 2015. 1. 15. 23:14

 

 

잠용물용(潛龍勿龍)이라는 뜻

잠겨 있는 용(龍)이니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데 무슨 뜻일까요?

오늘이 1월 15일이니 벌써 1월의 반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또 반이 흐른 것이 있죠.

바로 초등학생 들의 겨울 방학입니다.

자녀, 손주 또는 주변에 초등학생을 둔 어른이라면, 방학을 반이나 보낸 학생들이

공부에 소홀할까 안달인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방학(放學)이라면
放 놓을 방, 學 배울 학이니 놀아야 하는데 오히려 초등학교 6학년이 새벽 2시까지

 공부한다는 뉴스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주역 건괘에는 잠룡물용(潛龍勿用)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여기서 잠룡이라는 말은 하늘을 날아야 할 용이 물속에 잠겨 있는 모습으로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용을 말합니다.

그래서 잠길 잠자의 ‘잠룡(潛龍)’이라고 하는 것이죠.

潛龍이니 勿用이라, 즉 잠겨 있는 용(龍)이니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데

무슨 뜻일까요?

인생에서 잠룡의 시기는 초등학교 전후의 어린 시절입니다.

이 때에 처음 경쟁체제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남보다 앞서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기 쉽습니다.

특히 부모들은 처음 뒤처지면 계속 뒤처질까 안달이 나지요.

그러나 초반에 힘을 다 써버리면 나중에 지치고 맙니다.

예를 들어 마라톤 선수가 초반전에 전력으로 질주하여 힘을 다 소모하고 나면

 얼마 못가서 기권하게 되죠.

유능한 코치는 초반전에 너무 열심히 달리는 마라톤 선수에게 천천히 달리면서

 힘을 축적하도록 당부합니다.

마찬가지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자녀가 지나치게 공부하여 힘을 소모하고 나면 상급 학교에 진학하였을 때 지쳐버리게 되니,

오히려 이 때는 뒷심을 축적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자유로운 독서, 좋아하는 운동, 인성교육으로 끈기와 침착성을 기르는 것이

 유용한 것이지요.

자녀가 성장하는 도중에 좌절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면

 잠룡물용의 지혜를 아는 것이 어떨까요?

이번 주말, 자녀, 손주의 손을 잡고 따뜻한 신뢰를 서로 느껴보는 시간을

 예약해 봄은 어떨까요?

그래도 무언가를 꼭 가르쳐야 한다면

자녀에게 가르쳐야 할 한 가지를 생각해보도록 하지요.

잠룡은 물용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