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패배하지않는 군인의 길

오토산 2011. 12. 8. 18:42

 

 

◆ 패배하지 않는 군인의 길

 

  기다림의 인고(인고) 끝에 때를 얻어 정치를 시작하니,  이때가 송(訟)의 시절이다.  그런데 국가를 경영함에 있어서 항상 태평성대만 있을 수는 없다. 국운이 전쟁의 기세에 요동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주역>은 <송(訟)> 뒤에 <사(師)>를 두어 전쟁을 이야기했다.

 

  사(師, 전쟁)는 정(貞, 끝)이라 하여 전젱은 분명히 멸망으로 가는 길임을 서두에서 강조하였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쟁관은 뒤에서도 언급되는데, 외교를 통한 전쟁의 방지, 혹은 외교전에 대한 강조가 그것이다. 

 

  하지만 때때로 전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  고대사회에서는 특히 그랬을 것이다. 게다가 문신이 아닌 무신들은 마땅히 전쟁이 언제든 일어 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실제 전쟁에 대비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전쟁이 벌어졌다면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패자는 말이 없고 승자만이 살아남는다.  이것이 전쟁의 이치다.  <주역>은 이 장에서 이런 승리의 기본 원칙들을 제시하고 있다.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건강하고 용맹한 남자들로 군대를 구성해야 한다. 이 말은 평소에 열심히 훈련을 하여 일당백의 용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 다음 군대에는 군기와 법이 확립되어 있어야 한다. 군율이 서지 않은 군대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고, 어쩌다 승리한다고 해도 이를 지킬 수 없다.

 

  군대에서는 또한 하극상이나 내부 반란이 문제가 된다. 군인은, 무신은 무신으로서의 본분을 다하여야 한다. 군인이 정치를 하려고 한다면 외부의 전쟁보다도 더 큰 凶이 될 수 있다.  

 

  전쟁에 임해서는 후퇴를 한다든가 공격을 멈춘다든가 하는 일은 그것 자체로는 아무 의미도 없다.  전쟁에서는 어떠한 전술을 쓰든지 승릭 최후의 목표일 뿐이다.  전쟁의 절대 원칙은 오로지 승리 뿐이다.   

 

  전쟁에 승리해서 얻은 전리품은 여론의 향배에 따라 공정하게 쓰여야 허물이 없다.  훌륭한 지휘관은 전쟁이 멈춘 뒤에도 군을 잘 단속하여 다음 전투에 대비한다. 그러나 어리석은 장수가 이끄는 군은 오히려 전투 때보다 안전사고가 더 많이 발생하니 이러한 장수는 끝내 군을 이끌지 못하게 된다.

 

  전쟁의 승리 후에는 반드시 논공행상이 벌어진다.  그러나 군인은 그저 나라에 충성했다고 생각하고 욕심을 버려야 마땅하다.

만약 왕명에 따라 그 공을 인정받았다면 가문의 큰 영광이 된다.  그러나 공을 세운 장수가 소인배라면 전쟁이 끝난 후 평화로운 시기의 정치에 그를 써서는 안된다.

 

  국방을 무관에게 맡기고, 그 외의 나랏일을 문관에게 맡겨 다스리도록 양분시켜 놓은 것은 고대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는 정치의 구도이다.  <주역>에서는 문. 무관 모두에게 전쟁의 근본을 알게 하여 환란에 대처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예순네 글자로 이렇게 전쟁의 근원, 군기, 상하의 조화, 군의 운영, 군의 전술, 전쟁에서 얻은 노획물의 분배, 승리 뒤의 논공행상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세밀하고 포괄적으로 설명한 책은 <주역> 외에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주역>의 위대함이자,  <주역>이 난해할 수 밖에 없는 한 이유이다.

'주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포츠맨쉽과 게임의 원칙  (0) 2011.12.08
제8장 비  (0) 2011.12.08
제7장 사  (0) 2011.12.08
정치란 무엇인가  (0) 2011.12.08
제6장 송  (0) 2011.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