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제7장 사

오토산 2011. 12. 8. 18:40

 

 

 제7장 사(師) [ㅡ , 地水師] 

              전쟁과 군인의 길

 

 

                승전이든 패전이든 전쟁 후에는 상척 남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전쟁은 시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이미 전쟁을 시작했다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

 

    

          師 貞 丈人 吉 无咎

            師出以律 否 臧 凶

            在師 中 吉 无咎 王三錫命

            師或輿尸 凶

            師左次 无咎

            田有禽 利執言 无咎 長子帥師 弟子輿尸 貞 凶

            大君有命 開國承家 小人勿用

 

       사(師, 정쟁)는 멸망이다. 

       부득이 정쟁을 치룬다면 건강한 장정으로 군을 구성해야 승리할 수 있으며 허물이 없다.

       군을 통솔하는 데에는 법과 율이 최우선이다. 

       법과 율을 지키지 않는 군은 아무리 큰 군데라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전쟁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외교전이 최상이다. 

       안전사고는 군의 운영에 있어 크게 흉하다.

       전쟁 중에 작전상 후퇴하거나 머무는 것은 아무런 허물이 되지 않는다.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은 여론에 따라 분배하면 허물이 없다.

       큰 장수는 군의 통수에 전력을 다하지만, 작은 장수는 사고를 내니 그 끝이 흉하다.

       농공행상을 통해 대군으로부터 명을 받으니 가문의 영광이 된다.

       이 때 소인은 등용치 말아야 한다.

 

 

    師 貞 (사 정)   

 

  전쟁(師)은 멸망(貞, 元亨利貞의 마지막시기=滅)이라는 말이니,  전쟁이 벌어지는 쌍방이 다 함께 피해를 입게 된다는 말이요,  그러므로 전쟁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말에 다름이 아니다.

 

   

    丈人 吉 无咎  (장인 길 무구)      

 

  부득이 전쟁을 치러야 한다면,  건강한 장정(丈人)으로 군을 구성해야 吉하고 허물이 없다(无咎)는 말이다.  군대 구성의 원칙이자 승리의 첫째 요건을 설명한 구절이다.  어쩔 수 없이 전쟁에 휘말리게 되면 군대를 구성하되,  부녀자. 노약자. 어린이는 제외하고 건강한 장정으로 군을 구성해야한다는 의미이다.  오합지졸의 군대는 만들지 말라는 경계이다.

 

 

    師出以律 否 臧 凶 (사출이율 부 장 흉)

 

  율(律)은 법이니,  여기서는 군대와 군인들이 지켜야 할 군법, 군기, 규율을 말한다.  사출(師出)은 군대의 출정(出征)을 이르니,  군의 통솔에서는 원리와 원칙에 입각한 군율이 지엄해야 함을 말한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군율이 서지 않은 군대는 군대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군에서의 기율은 그만큼 중요하고도 막중한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않는다면(否) 어떻게 될까?  상관이 개인적 판단에 따라 함부로 군을 통솔하고, 부하들이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다면....?  <주역>은 한마디로 아무리 큰 군대(臧)라도 凶하다고  말한다.  최종적으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장(臧)은 착한 군대,  승리의 군대,  큰 군대를 두루 뜻하는 말이다.  여기서는 앞뒤 문맥을 고려할 때 '큰 군대' 정도의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在師 中 吉 无咎 王三錫命 (재사 중 길 무구 왕삼석명)

 

  전쟁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외교전이 최상이다.  이러한 외교정의 중요성을 말한 부분이 이 구절이다.  재사(在師)는 '전쟁 중에' ,  혹은 '전쟁에 임할 때에' 라는 말이고, 중(中)은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중간에서의 역활, 곧 외교를 말한다.  이렇게 해야 吉하고 허물이 없다(无咎)는 말이다.  왕삼석명(王三錫命)은 이러한 외교전에 능한 장수에 대해서는 임금이 세 번이나 상을 하사하는(錫) 명령(命)을 내린다는 뜻이니,  그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師或輿尸 凶 (사혹여시 흉)

 

  여시(輿尸)는 수레에 깔려 죽은 병사의 시체를 말한다.  전쟁 중에 활이나 칼,  혹은 창에 찔려 죽은 병사를 전사자라고 한다면,  수레에 깔려 죽은 병사는 평시에 내부 반란이나 안전사고에 의한 사망자다.  전쟁 중이든 평시든 군율이 무너지거나 적의 농간에 당하거나, 내부 반란,  안전사고 등은 군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사고가 있으면 凶하다고 하였다.

 

 

     師左次 无咎 (사좌차 무구) 

 

  사좌차(師左次)는 사좌(師左)와 사차(師次)를 합친 말이다.  사좌(師左)는 전쟁 중의 후퇴를, 사차(師次)는 나아가거나 물러나지 않는 멈춤의 상태를 말한다.  좌(左)가 후퇴의 의미를 갖게 된 것은 전쟁 시에 기수를 후방의 높은 곳에 보내 왼손에는 청색 깃발을,  오른손에는 붉은색 깃발을 들게 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청색 깃발을 흔들면 후퇴, 붉은색 깃발을 흔들면 공격하라는 신호로,  청색 깃발을 들던 왼쪽(左)손이 후퇴를 뜻하는 단어로 현재까지도 그 의미로 통용되고 잇다.  차(次)는 머무는 장소,  집결지의 의미로 쓰인다.  현대 지명 중에 여차(如次)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옛날에 숙박시설이 밀집해 있던 곳이다.

 

  전투는 진격, 멈춤, 후퇴의 세 가지 전술에 바탕을 두고 행해진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진격만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ㅁ리한 공격은 자주 패배의 원인이 되곤 한다.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하며,  때로는 한 곳에 멈출 줄도 알아야 한다.  전투에서의 후퇴나 멈춤은, 그것 자체로 허물이 되는 것이 아니다(无咎)  결국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한 두 번의 후퇴와 같은 전술상의 문제가 아니라 최종적인 승리임을 강조한 것이다.

 

 

       田有禽 利執言 无咎 (전유금 리집언 무구)    

 

  밭(전)에 맹금과 같은 사냥감(禽)이 있으매(有),  말(言)로 잡아야(執) 이롭고(利) 허물이 없다(无咎)는 말이다.  이렇게 해석하면 앞서 언급했던 외교전을 거듭 강조한 말이 된다.  사냥감을 말(言)로 잡는다는 직역이 어색하므로 집언(執言)을 여론을 수렴한다는 의미로 파악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석할 경우의 금(禽)은 전리품으로 이해할 수 있고,  전체적으로는 전리품은 여론에 따라 분배해야 이롭고 허물이 없다는 의미가 된다. 

 

 

     長子帥師 弟子輿尸 貞 凶 (장자수사 제자여시 정 흉)         

 

  장자(長子)는 바르고 큰 장수를, 제자(弟子)는 그렇지 못한 어리석은 장수를 이른다.  큰 장수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여전히 군의 기강을 바로 잡고 이를 잘 통솔한다(帥師).  하지만 어리석고 타락한 장수는 전리품이나 얻으려고 혈안이 되기 쉽고,  내부 반란을 야기시키고, 안전사고 등(輿尸)을 내어 결국 흉하게 된다고 하였다.  훌륭한 지휘관과 그렇지 못한 지휘관의 차이를 설명하고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지를 가르치고 있다.

 

 

      大君有命 開國承家 (대군유명 개국승가)    

 

  전쟁이 끝나면 논공행상(論公行賞)이 있다. 공을 세우니 내 자신뿐 아니라 가문의 영광이다.  그러나 이제 군인의 역할은 끝났다.  계속 나랏일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 물론 임금(大君)의 命이 있으면(有), 개국승가(開國承家), 곧 나라를 구한 가문으로서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다.

 

 

     小人勿用 (소인물용)   

 

  그런데 이런 농공행상에서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설령 전쟁에서 공이 있었던 자라 하더라도 , 그가 소인(小人)이라면 절대로 나랏일에 써서는 안된다(勿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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