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더의 조건, 다스림의 비결
사람이 모여 살기 시작한 이후 다스리고 다스림을 받는 행위는 늘 있어 왔다. 또한 아무리 작은 집단이라도 반드시 리더가 있고 따르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에는 가장이 있고, 마을에는 이장이 있으며, 학급에는 반장이, 면에는 면장 등의 長들이 있고, 나라에는 대통령이나 임금이 있다. 이렇게 크든 작든 모든 집단에는 반드시 다스리는 자와 다스림을 받는 자가 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의 모든 행위 역시 다스리는 행위와 다스림을 받는 행위에 다름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다스리고 어떤 경우에는 다스림을 받는다. 이렇게 누구가를 다스리는 것, 나보다 아랫사람에게 임하여 무언가 배풀어 주고 일러 주는 것, 이것이 림(臨)이다.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통치나 정치가 가까운 의미이다.
물론 이때의 다스림은 옛날식의 일방적인 통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넓은 의미의 지도 훈육, 지시와 방향제시 등 모두를 포괄하는 다스림이다. 오늘날의 용어로 말하자면 통지자라기 보다는 리더, 다스림이 아니라 인도(引導)라고 하는 것이 더 적당할 지 모르겠다. 편의상 '다스림'이나 '통치'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되, 그런 선의(善意)와 광의(廣意)의 의미를 모두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하기로 한다.
<림(臨)>은 이렇게 누군가를 다스리는 자의 道를 말한 장이다. 어떤 자세로 다스려야 올바른 다스림인지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개념으로 따진다면 리더쉽의 본질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든지 리더쉽의 중요성은 말 할 필요가 없고, 최근엔 리더쉽을 강조하는 책자나 교양 프로그램 등이 만연되고 있다.
<주역>은 그런 리더쉽의 본질을 동양의 자연관에 기대어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정리하여 권장하고 있다. '말을 듣지 않는 부하를 다스리는 101 가지 방법' 따위의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지도자의 리더쉽 원칙이 이 네 가지 속에 모두 내포되어 있음을 알고 날마다 그 깊은 의미를 되새긴다면, 틀림없이 얄퍅한 표피적 행동 방식만을 가르치는 서양의 리거쉽 교육과는 다른 특별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림(臨,다스림)에는 우선 네 가지가 있으니 함림(咸臨), 지림(至臨), 돈림(敦臨), 지림(知臨)이 그것이다. <주역>에 따르면 이 네가지 원칙만으로 모든 사람을 다스릴 수 있고, 이 네 가지 원칙을 따라야 제대로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원칙에 비춰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함림의 咸은 순수하고 열려 있다는 뜻이며, 만일을 평등하게 대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지림의 至는 지극한 정성을 뜻하며, 헌신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돈림의 敦은 후덕하다는 뜻이며, 포용력과 사랑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또 다른 지림의 知는 지식과 학문을 뜻하며, 정치인이 아닌 실무 책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일에 있어 정확하고도 실질적인 지식과 능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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